■ 서울대 내 출신학교 등에 대한 차별 행위 근절 촉구 성명서 (2019. 8. 1.)
서울대 순혈주의가 낳은 폭력적 차별 행위 근절해야
▲ 얼마 전, 서울대 대학원생의 극단적 선택에 학내따돌림이 원인이었다는 증거가 드러남. ▲ 본 단체에 이 사건이 자신의 사례와 비슷하다는 제보가 접수됨. ▲ 이미 오래전부터 서울대 대학원내에서 서울대 학부 출신과 타대 학부 출신자에 사이에 차별이 있다는 것은 공공연히 알려진 사실이었음. ▲ 올해 서울대에 입학한 신입생 또한, 서울대 학부 내에서도 지균, 기균, 수시, 정시로 동기들을 구분, 그 안에서 서로를 비교하며 무시와 차별이 이루어지고 있는 현실을 성토함. ▲ 법령에 의하여 서울대는 교육의 질 향상과 국제경쟁력 강화에 기여할 수 있도록 국민의 세금이 기반이 된 국가의 안정적인 재정지원을 받고 있음. ▲ 서울대는 우수하고 창의적인 인재 육성을 통한 국가 발전이라는 사회적 책무성보다는 막강한 권력을 기반으로 한 개인들의 사적 이익을 독점적으로 누리는 학벌 집단의 발행처가 된 것이 아닌가 개탄스러워. ▲ 서울대가 이번 사건 대한 책임을 방기하고 사건을 덮는데에만 급급할 경우, 사회적 책무를 이행하고, 다양성을 존중하고자 하는 서울대의 지향과 대학의 건전성을 스스로 포기한 것으로 간주할 수밖에 없음. ▲ 서울대는 이번 사건에 대해 명백히 밝혀 유가족들의 요구를 수용하고, 오랫동안 문제시 되어 온 구성원들 사이의 구분과 차별에 대한 자정 노력과 이러한 행위를 근절할 수 있는 해법을 모색할 것을 촉구함. ▲ 또한 출신학교 차별금지법을 제정하여 출신학교 등으로 우대・배제・구분하는 왜곡된 인식을 바로잡는 범사회적이고 근원적인 해결책이 필요함.
지난 5월 10일, 서울대 미술대학 석사과정 대학원생이 수업시간에 강의실에서 나가 학내 작업실에서 자살을 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노컷뉴스(“서울대 대학원생 아들, 학내 따돌림으로 숨진 것”, 2019. 7. 24.)를 통해 밝혀진 바에 따르면 처음에 단순 자살로 종결이 된 이 일이, 학생의 컴퓨터의 기록을 통해 학내 따돌림이 원인이 되었을 거라는 정황적 증거가 드러났습니다.
미국 시카고예술대학을 졸업한 이 대학원생에게 어떤 학생은 “서울대 학부 학생이 네 자리에 오려고 했는데, 너 때문에 못 왔다”는 말을 하기도 했고, 다른 학생은 이 학생의 작품이 전시된 작품전시회의 전시실에서 “우리 학교 출신이 아니니 보지 말라”며 막아서는 모습까지 있었다고 합니다. 또 지도교수를 정하는 과정에서도 “나는 제자를 받지 않는다”, “안식년이 다가와 제자를 받을 수 없다”는 등의 이유로 3명의 교수로부터 거부를 당한 뒤 B교수를 지도교수 삼아 학교생활을 이어지만 B교수조차 “다른 학생들 작품과는 달리 내 작품에 대해 코멘트(평가)를 한 마디도 안 한다”며 “작가로서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라고 했다는 것입니다.
결국 대학원 생활을 어려워하며 병원에서 심리 상담을 받았고, 우울증 약도 처방받아 복용했었지만, 끝내 이겨내지 못했고, 극단적 선택을 하기에 이르렀습니다.
■ 이 사건을 접하고, 자신의 사례와 비슷해 기시감이 들었다는 제보가 접수됨. 이미 오래전부터 서울대 대학원내에서 서울대 학부 출신과 타대 학부 출신자에 사이에 차별이 있다는 것은 공공연히 알려진 사실이었음.
유서가 발견되지 않아 이러한 따돌림이 곧바로 자살로 어어졌다고 단정하긴 어려우나, 이 사건이 언론에 의해 밝혀지자, 사교육걱정없는세상(사교육걱정)은 과거 서울대 대학원에서 이와 비슷한 사례를 경험한 적이 있다는 제보를 접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서울대 학부 졸업생이 아니었지만 석사과정은 서울대에서 밟았습니다. 저의 지도교수도 서울대 학부 졸업생은 아니었는데, 대학원을 서울대에서 나온 외국 유학파였지요. 당시 서울대 학부 졸업생이 아닌 대학원생들이 일부 있었는데, 서울대 학부 출신자들이 타대학 학부 졸업생들에게 하는 소리라며 그런 소문이 들렸습니다. ‘열심히 하면 능력이 안 돼서 열심히 하는 거고, 열심히 안 하면 애초에 우리 학교 출신이 아니라 능력이 안 되는 거다.’열심히 해도, 열심히 안해도 뒤에서 들리는 소리였습니다.
그래도 평소에는 어떻게든 지냈지만 문제는 졸업할 때였습니다. 지도교수가 승진이 논의되는 타이밍에 다른 교수들이 타대학 학부 출신이었던 지도교수를 내쫓고 싶어했고, 덩달아 저의 논문도 심사해 주려하지 않았습니다. 석사논문 심사 과정에서 위원장과 부위원장은 지도교수와 학생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아무나 적당히 배정하는데, 저의 위원장과 부위원장이 모두 지도교수를 내보내고 싶은 사람들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얼마 후 제 논문에 대한 심사 의견도 없이 “너는 졸업하지 못한다.”는 전화 통보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대로 수긍하지 않았고, 결국 우여곡절 끝에 졸업은 할 수 있었지만 씁쓸함을 감출 수 없었습니다. 저 말고도 다른 예도 있습니다. 또다른 서울대 출신 교수가 있었는데, 그 지도교수 학생들은 서울대 학부생이 아니면 석사도 졸업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저나 그 학생이나 이유는 하나, 학부가 서울대가 아니다라는 것인데, 확 꼬집어 말하지는 않았지만, 누구나가 아는 이유이죠.”
서울대는 오랫동안 자교 학부 출신을 우대하여 대학원생이나 교수로 선발하는 순혈주의의 폐단이 있어왔습니다. 사교육걱정이 제기했던 서울대학교병원에서도 진료교수 채용에서 서울대 의대 출신이 50%를 상회했던 것은 비단 ‘병원’만의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서울대 로스쿨 또한 법학전문대학원 설치·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라 서울대학교 학부 출신 이외의 타대학 출신자를 3분의 1이상 선발하여야 하는데, 역시 150명 정원 중에 100여명가량을 서울대 학부 출신자로 꽉 채우고 있습니다. 그리고 10명 중 9명이 서울대 포함 연세대와 고려대 학부 졸업생으로 이루어져 있었습니다.
서울대 학부 출신자나 서울대 관련자를 우대하는 순혈주의는 자신의 학문적 정체성을 동종교배하여 학문의 발전과 다양성을 저해한다는 의미에서 내외부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았습니다. 서울대학교 내에서 서울대 학부 출신을 우대하는 모습은 서울대 밖으로 더 확대되어 나타나고 있습니다. 뉴시스의 보도에 의하면, 타대학에서 같은 서울대 출신의 교수들이 학생 편․입학이나 교수 임용에서 서로의 제자나 자녀를 끌어주는 카르텔이 암암리에 만연(뉴시스, “심각한 생명과학연구 '서울대 카르텔'…교육부 내주부터 특별조사”, 2019.6.2.)한 것으로 드러나 서울대의 학벌주의는 심각한 상황에 이르렀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더 큰 문제는 서울대 내의 이러한 자교출신 중심주의, 순혈주의, 학벌주의가 ‘차이, 다름’에 대한 배타적 시선으로 변질되어 학부생 내에서 또 다른 차별을 재생산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 올해 서울대에 입학한 신입생에 따르면, 서울대 학부 내에서도 지균, 기균, 수시, 정시로 동기들을 구분하고, 무시와 차별이 이루어지고 있는 현실이라고 함.
올해 서울대에 입학한 신입생의 이야기를 청취한 바에 따르면, 여전히 서울대 학부 내에서 지균(지역균형선발 특별전형: 학교장 추천 선발), 기균(기회균형선발 특별전형: 저소득학생, 농어촌 학생 중심 선발), 수시, 정시 등으로 동기들을 구분하여 이야기한다고 합니다. 과거에도 서울대 내의 기균충, 지균충, 수시충 그런 식의 단어가 문제로 제기되었는데, 2019년에도 여전히 자신들 안에서 서열을 나누며 노골적인 무시와 차별을 당연시 하는 문화가 계속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 사례는 특수한 사례가 아니라 서울대 내의 일반화된 문제로, 올해 서울대 평의원회는 “기회균형선발 특별전형학생 지원방안 연구” 보고서를 발표하였습니다. 서울대에 기균으로 입학한 학생들은 기회균형선발에 대해 “고마운 전형이지만 약점이기도 합니다.”라며 일반전형으로 들어온 학생들에 의해, 특혜로 쉽게 입학한 학생들로 구분되어 차별을 받거나 끼리끼리 어울리는 방법을 찾으며 방황하게 된다고 합니다. 또 이미 강남에서 영어나 수학, 과학 사교육 등을 전문적으로 받은 학생들과 대학 강의를 받는 데에서 격차를 느낀다고도 고백하였습니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이러한 격차가 줄어드는 것은 사실이나 여전히 왜곡된 학내 인식과 사회적․경제적 자본의 격차는 충분한 잠재력을 가진 인재들에게도 차별과 배제라는 이름으로 고통을 주고 있었습니다.
■ 학벌피라미드의 정점에서 우월적 지위를 차지해온 서울대는 승자독식의 순혈주의와 배타적 차별문화를 재생산하는 공간이 된 것은 아닌지 돌아봐야.
이미 사회적으로 학벌주의가 쉽게 용인되고, 출신학교가 좋으면 그것을 그 사람의 학업 능력을 넘어, 모든 능력 그리고 인격화하는 데로까지 일반화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팽배합니다. 그러다보니 학벌에 따른 권력의 질과 양도 비례합니다. 입법부, 사법부, 행정부 우리나라 제3부의 약 30~ 50% 가까이를 서울대가 독식하고 있다는 사례를 통해 극명하게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만큼 많은 비리와 부정부패 또한 그러한 권력 안에서 탄생하고 있습니다.
학벌피라미드의 정점에서 우월적 지위를 차지해온 서울대는 승자독식의 순혈주의와 배타적 차별문화를 재생산하는 공간이 된 것은 아닌지 끊임없이 자성해야 합니다. 미국의 대학들은 경제적・문화적 격차로 인해 애초에 출발점이 달랐던 것을 교정하기 위해 입학사정관제를 통해 학생의 잠재력을 중심으로 선발하여 격차를 줄이기 위한 노력을 합니다. 그리고 그것은 사회적으로 충분히 받아들여집니다.
국립대학법인으로서 서울대는 교육의 질 향상과 국제경쟁력 강화에 기여할 수 있도록 국민의 세금이 기반이 된 국가의 안정적인 재정지원을 받고 있습니다. 즉, 서울대는 우수하고 창의적인 인재 육성을 통한 국가 경쟁력 향상이라는 책임을 수반하는 것을 전제로하여 다른 사립대학과 달리 안정적인 재정 운영이 가능한 국립대학법인이라는 특수한 지위를 누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서울대는 사회적 책무성을 다하기 위한 공익적 목적의 인재들을 배출하기 보다는 오히려 지금까지 한국사회에서 누려왔던 막강한 권력을 기반으로 개인들의 사적 이익을 독점적으로 누리는 학벌 집단의 발행처가 된 것이 아닌가 개탄스러울 따름입니다. 그러하기에 서울대가 이번 사건 대한 책임을 방기하고 사건을 덮는데에만 급급할 경우, 지성의 요람, 대학의 건전성을 스스로 포기한 것으로 간주할 수밖에 없습니다.
■ 서울대는 오랫동안 문제시 되어 온 구성원들 사이의 배제와 차별에 대한 자정 노력과 이러한 행위를 근절할 수 있는 해법을 모색할 것을 촉구하며, 근본적으로는 출신학교 차별금지법을 제정하여 출신학교 등으로 우대・배제・구분하는 범사회적인 인식을 바로잡아야 함.
서울대는 오랫동안 문제시 되어 온 구성원들 사이의 배제와 차별에 대한 자정 노력과 이러한 행위를 근절할 수 있는 해법을 모색해야 합니다. 서울대가 먼저 의도하든 의도하지 않았든 독점적으로 누려왔던, 권력과 학벌의 우월적 지위를 내려놓을 수 있다면 우리 사회는 좀 더 다양성을 인정하는 협력적이고 이타적인 사회로 변화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서울대의 자체적인 노력과 더불어 전체 사회가 함께 변화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이번 서울대 사건을 통해 특정 출신학교에 대한 우월감이 낳은 폐해에 대해 직면하고, 출신학교로 사람을 판단하며 우리 안에서 차별을 양산하고 있었던 것이 아닌가 돌아보아야 합니다. 출신학교는 사람의 일부 학업 능력을 보여주는 것이지 그 사람 전체를 보여줄 수 없습니다. 그러하기에 출신학교 차별금지법을 제정하여 출신학교 등으로 우대・배제・구분하는 왜곡된 인식을 범사회적으로 바로잡는 좀 더 근본적인 해법이 필요합니다.
끝으로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분들께 위로를 전합니다.
2019. 8. 1. 사교육걱정없는세상
(공동대표 송인수, 윤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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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 오래전부터 서울대 대학원내에서 서울대 학부 출신과 타대 학부 출신자에 사이에 차별이 있다는 것은 공공연히 알려진 사실이었음.
▲ 올해 서울대에 입학한 신입생 또한, 서울대 학부 내에서도 지균, 기균, 수시, 정시로 동기들을 구분, 그 안에서 서로를 비교하며 무시와 차별이 이루어지고 있는 현실을 성토함.
▲ 법령에 의하여 서울대는 교육의 질 향상과 국제경쟁력 강화에 기여할 수 있도록 국민의 세금이 기반이 된 국가의 안정적인 재정지원을 받고 있음.
▲ 서울대는 우수하고 창의적인 인재 육성을 통한 국가 발전이라는 사회적 책무성보다는 막강한 권력을 기반으로 한 개인들의 사적 이익을 독점적으로 누리는 학벌 집단의 발행처가 된 것이 아닌가 개탄스러워.
▲ 서울대가 이번 사건 대한 책임을 방기하고 사건을 덮는데에만 급급할 경우, 사회적 책무를 이행하고, 다양성을 존중하고자 하는 서울대의 지향과 대학의 건전성을 스스로 포기한 것으로 간주할 수밖에 없음.
▲ 서울대는 이번 사건에 대해 명백히 밝혀 유가족들의 요구를 수용하고, 오랫동안 문제시 되어 온 구성원들 사이의 구분과 차별에 대한 자정 노력과 이러한 행위를 근절할 수 있는 해법을 모색할 것을 촉구함.
▲ 또한 출신학교 차별금지법을 제정하여 출신학교 등으로 우대・배제・구분하는 왜곡된 인식을 바로잡는 범사회적이고 근원적인 해결책이 필요함.
미국 시카고예술대학을 졸업한 이 대학원생에게 어떤 학생은 “서울대 학부 학생이 네 자리에 오려고 했는데, 너 때문에 못 왔다”는 말을 하기도 했고, 다른 학생은 이 학생의 작품이 전시된 작품전시회의 전시실에서 “우리 학교 출신이 아니니 보지 말라”며 막아서는 모습까지 있었다고 합니다. 또 지도교수를 정하는 과정에서도 “나는 제자를 받지 않는다”, “안식년이 다가와 제자를 받을 수 없다”는 등의 이유로 3명의 교수로부터 거부를 당한 뒤 B교수를 지도교수 삼아 학교생활을 이어지만 B교수조차 “다른 학생들 작품과는 달리 내 작품에 대해 코멘트(평가)를 한 마디도 안 한다”며 “작가로서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라고 했다는 것입니다.
결국 대학원 생활을 어려워하며 병원에서 심리 상담을 받았고, 우울증 약도 처방받아 복용했었지만, 끝내 이겨내지 못했고, 극단적 선택을 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서울대 학부 출신자나 서울대 관련자를 우대하는 순혈주의는 자신의 학문적 정체성을 동종교배하여 학문의 발전과 다양성을 저해한다는 의미에서 내외부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았습니다. 서울대학교 내에서 서울대 학부 출신을 우대하는 모습은 서울대 밖으로 더 확대되어 나타나고 있습니다. 뉴시스의 보도에 의하면, 타대학에서 같은 서울대 출신의 교수들이 학생 편․입학이나 교수 임용에서 서로의 제자나 자녀를 끌어주는 카르텔이 암암리에 만연(뉴시스, “심각한 생명과학연구 '서울대 카르텔'…교육부 내주부터 특별조사”, 2019.6.2.)한 것으로 드러나 서울대의 학벌주의는 심각한 상황에 이르렀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더 큰 문제는 서울대 내의 이러한 자교출신 중심주의, 순혈주의, 학벌주의가 ‘차이, 다름’에 대한 배타적 시선으로 변질되어 학부생 내에서 또 다른 차별을 재생산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 사례는 특수한 사례가 아니라 서울대 내의 일반화된 문제로, 올해 서울대 평의원회는 “기회균형선발 특별전형학생 지원방안 연구” 보고서를 발표하였습니다. 서울대에 기균으로 입학한 학생들은 기회균형선발에 대해 “고마운 전형이지만 약점이기도 합니다.”라며 일반전형으로 들어온 학생들에 의해, 특혜로 쉽게 입학한 학생들로 구분되어 차별을 받거나 끼리끼리 어울리는 방법을 찾으며 방황하게 된다고 합니다. 또 이미 강남에서 영어나 수학, 과학 사교육 등을 전문적으로 받은 학생들과 대학 강의를 받는 데에서 격차를 느낀다고도 고백하였습니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이러한 격차가 줄어드는 것은 사실이나 여전히 왜곡된 학내 인식과 사회적․경제적 자본의 격차는 충분한 잠재력을 가진 인재들에게도 차별과 배제라는 이름으로 고통을 주고 있었습니다.
학벌피라미드의 정점에서 우월적 지위를 차지해온 서울대는 승자독식의 순혈주의와 배타적 차별문화를 재생산하는 공간이 된 것은 아닌지 끊임없이 자성해야 합니다. 미국의 대학들은 경제적・문화적 격차로 인해 애초에 출발점이 달랐던 것을 교정하기 위해 입학사정관제를 통해 학생의 잠재력을 중심으로 선발하여 격차를 줄이기 위한 노력을 합니다. 그리고 그것은 사회적으로 충분히 받아들여집니다.
국립대학법인으로서 서울대는 교육의 질 향상과 국제경쟁력 강화에 기여할 수 있도록 국민의 세금이 기반이 된 국가의 안정적인 재정지원을 받고 있습니다. 즉, 서울대는 우수하고 창의적인 인재 육성을 통한 국가 경쟁력 향상이라는 책임을 수반하는 것을 전제로하여 다른 사립대학과 달리 안정적인 재정 운영이 가능한 국립대학법인이라는 특수한 지위를 누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서울대는 사회적 책무성을 다하기 위한 공익적 목적의 인재들을 배출하기 보다는 오히려 지금까지 한국사회에서 누려왔던 막강한 권력을 기반으로 개인들의 사적 이익을 독점적으로 누리는 학벌 집단의 발행처가 된 것이 아닌가 개탄스러울 따름입니다. 그러하기에 서울대가 이번 사건 대한 책임을 방기하고 사건을 덮는데에만 급급할 경우, 지성의 요람, 대학의 건전성을 스스로 포기한 것으로 간주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러한 서울대의 자체적인 노력과 더불어 전체 사회가 함께 변화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이번 서울대 사건을 통해 특정 출신학교에 대한 우월감이 낳은 폐해에 대해 직면하고, 출신학교로 사람을 판단하며 우리 안에서 차별을 양산하고 있었던 것이 아닌가 돌아보아야 합니다. 출신학교는 사람의 일부 학업 능력을 보여주는 것이지 그 사람 전체를 보여줄 수 없습니다. 그러하기에 출신학교 차별금지법을 제정하여 출신학교 등으로 우대・배제・구분하는 왜곡된 인식을 범사회적으로 바로잡는 좀 더 근본적인 해법이 필요합니다.
끝으로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분들께 위로를 전합니다.
상임변호사 홍민정(02-797-4044/내선번호 5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