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과학고등학교의 의학계열 진학 억제 방안에 대한 논평보도(2019.12.05.)
“1500만원 토하고 의대 간다”, 설립 취지에 어긋난 영재학교 의대 진학 문제 ‘졸업자격 박탈’로 해결해야...
▲서울시교육청은 12월 2일, 영재학교 설립 취지에 어긋나는 서울과학고 졸업생의 의학계열 진학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취지로 ‘서울과학고 선발제도 개선 및 이공계 진학지도 강화 방안’을 발표함. ▲ 이 방안은 서울과학고 재학생이 의학계열에 지원하면 3년간 지원받은 교육비(약 1,500만원)와 장학금 환수를 골자로 하고 있음. ▲ 하지만 방안의 실효성에 대해서는 회의적임. 2019학년도 서울과학고 입학생 현황을 보면 90%가 서울·경기 지역 출신이며 서울 지역의 40%는 강남구 출신이고, 50%가 대치동 특정 학원출신으로 고액의 사교육비를 지출할 수 있는 고소득층이 다수인 점을 고려할 때 교육비를 반납하고 의학계열 진학을 결정할 것으로 판단됨. ▲ 기존에도 서울과고는 의학계열에 진학한 학생에게 장학금을 반납 받고 교사 추천서를 작성해 주지 않는 등 의학계열 진학 억제 방안을 펼쳐왔지만 여전히 졸업생의 20% 이상이 의학계열에 진학하고 있음. 따라서 이번 방안의 실효성도 미약할 것으로 예상됨. ▲ 선발주체인 대학에서 여전히 영재학교 출신 지원자를 환영하는 분위기와 수학·과학 특기자 전형을 통해 영재학교 출신을 선발하는 입학정책을 유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영재학교만의 의대 진학 규제 대책만으로는 이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없음. ▲ 의대진학을 원천봉쇄한 한국과학영재학교와 같이 다른 영재학교도 의학계열 진학 시 졸업을 취소하는 조치를 취해 설립 취지에 맞는 인재 선발 및 진로 선택으로 이어져야 할 것임. 서울시교육청은 12월 2일 ‘2021학년도 서울과학고 선발제도 개선 및 이공계 진학지도 강화 방안’을 발표했습니다. 그 내용에 따르면 서울과고는 과학영재학교에 대한 사회적 기대와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이공계 진학지도를 강화하고 의학계열 진학을 적극 억제하기 위해 △진로진학교육 강화 △교육비 환수 △장학금 환수 △교내대회 시상 제한을 시행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림 1] 서울시교육청의 이공계 진학지도 강화 및 의학계열 진학 억제 방안
즉, 서울과고의 내년 신입생부터는 3학년 때 의학계열 대학에 지원하면 3년간 지원받은 교육비 1500만원 가량을 학교에 되돌려 내야하고 교내대회에서 받은 상을 모두 취소가 됩니다. 그 외에 의학계열 희망자에게 장학금 환수와 일반학교로 전학을 권고하는 진로진학 교육은 재학생인 현 고1, 고2 학생들에게도 내년부터 당장 적용됩니다.
■ 하지만 2019 서울과학고 입학생 현황을 보면 90%가 서울·경기 지역 출신이며 서울 지역의 40%는 강남구 출신이고, 50%가 대치동 특정 학원출신으로 밝혀진 서울과고의 학생들과 학부모들에게는 교육비와 장학금 환수는 전혀 제재의 효과가 없을 뿐더러 학생·학부모가 교육비와 장학금을 반납하고라도 의학계열 대학을 선택한다고 하면 막을 방법이 딱히 없음.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하 ‘사교육걱정’)이 지난 10월 더불어민주당 신경민 국회의원과 분석한 2019학년도 영재학교 입학자 현황 자료에 따르면 서울과고는 90%의 학생이 서울·경기 지역 출신이며 서울지역의 입학생의 40%는 강남구 출신이고, 50%가 대치동 특정 학원 출신으로 밝혀졌습니다. [그림 2] 영재학교인 서울과학고 2019년 입학생 현황 분석
값비싼 사교육으로 만들어진 영재들이 서울과고의 입학생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비정상적인 현실을 확인했을 때 교육비와 장학금 환수는 강남 학부모들에게는 의미가 없는 제재가 확실해보입니다. 기꺼이 환수금을 지불해서라도 학생과 학부모가 의학계열 대학을 선택한다고 했을 때 학교가 취할 수 있는 조치는 딱히 없습니다. 또한 졸업 후 재수 등을 통해 의학계열에 지원하는 경우는 교육비 반환 대상이 아니므로 한계가 있습니다. 따라서 교육비와 장학금 환수 방안의 실효성을 크게 기대할 수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 기존에도 서울과고는 의학계열에 진학한 학생에게 장학금을 반납 받고 교사 추천서를 작성해 주지 않는 등 의학계열 진학 억제 방안을 펼쳐왔지만 2017~2019 졸업생들의 진학 현황에서는 여전히 20%가 넘는 졸업생들이 의학계열 대학에 진학하고 있어 제재의 실효성은 미약할 것으로 예상됨.
서울과고는 기존에도 지원금·장학금 환수 및 교사 추천서 작성 불가 등의 의학계열 진학 억제 방안을 펼쳐왔지만 의학계열 대학 진학자를 줄이는 효과를 거두지 못했습니다. 서울과학고의 최근 3년간 졸업생들의 진학 현황을 보면 평균적으로 졸업생의 20% 이상이 여전히 의학계열 대학에 진학하고 있으며 2019년은 30명이나 의학계열 대학에 진학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자료출처: 서울과학고
앞에서도 언급한 바와 같이 교육비·장학금을 기꺼이 내고도 학생과 학부모가 의학계열 대학에 진학하고자 선택한다면 이를 막을 방법은 없으며 추천서 작성 거부도 추천서를 요구하지 않는 의학계열의 대학이 절대다수를 차지하는 현실에서는 제재효과가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또한 이번에 발표한 진로진학 교육 강화 방안도 의학계열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들에게 일반학교로의 전학을 권고하는 수준에 그치기 때문에 사실상 강력한 제재 방안은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의학계열 진학자에게 교육비·장학금 환수는 물론 졸업자격을 부여하지 않는 강력한 조치까지 행하는 한국과학영재학교만이 유일하게 의학계열 진학자를 배출하지 않는 영재학교입니다.
■ 선발주체인 의학계열 대학에서 여전히 영재학교 출신 지원자를 환영하는 분위기와 수학·과학 특기자 전형을 통해 영재학교 출신을 선발하는 입학정책을 유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영재학교만의 의학계열 규제 강화로는 이 문제의 근본을 결코 해결할 수 없음.
사실상 영재학교가 입학과 재학과정에서 의학계열 진학에 대한 주의와 불이익을 아무리 설명하고 억제 방안을 시행 하여도 선발주체인 대학에서 계속 영재학교 출신 지원자를 뽑아간다면 이런 여러 가지 노력 방안들은 헛수고에 불과합니다. 이공계인재 육성을 위해서 국가의 풍부한 재정지원 및 선발권도 자유롭게 가지고 있는 영재학교가 설립취지와 다르게 의학계열 진학자를 지속적으로 다수를 길러내는 것은 모순입니다. 의학계열 대학에서는 여전히 영재학교 출신 지원자를 환영하는 분위기와 수학·과학 특기자 전형을 통해 영재학교 출신이 유리한 입학정책을 유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영재학교만의 의학계열 규제 강화로는 이 문제의 근본을 결코 해결할 수 없습니다. 또한 영재학교 학생들이 이공계인재의 길이 아닌 의학계열로 진학하는 근본적인 이유에 대한 고민도 필요합니다.
■의학계열 진학을 원천적으로 막은 한국과학영재학교와 같이 다른 영재학교도 의학계열 진학 시 졸업을 취소하는 조치를 취하기 바람.
한국과학영재학교는 10여년 전부터 의학계열 진학 시 고등학교 졸업 자체를 취소하는 조치를 취해서 2014년 이후부터 전국에서 유일하게 의학계열 진학자가 한 명도 없는 상태가 되었습니다. 한국과학영재학교는 입학전형 요강이나 입학 설명회를 통해서 의학계열 진학이 학교 설립취지에 부적합함을 설명했고, 합격생과 학부모에게는 의학계열 진학을 하지 않겠다는 서약서도 받았습니다. 그리고 해마다 수차례 이루어지는 재학생 학부모 교육을 통해서도 지속적으로 교육하는 등 적극적인 조치를 취했는데도 불구하고 2016학년도에 의대 진학생이 발생했습니다. 하지만 한국과학영재학교는 즉시 교육비 명목으로 3,000만원을 회수하고 졸업자격을 박탈하여 의대 진학이 취소되었고, 그 학생은 소송을 제기했지만 법원은 학교 측의 손을 들어주었습니다. 이번에 서울과학고에서 내놓은 교육비 환수나 시상실적 취소만으로는 절대로 의학계열 진학을 근본적으로 막을 수 없습니다. 교육부와 각 시도교육청은 한국과학영재학교의 사례를 바탕으로 이공계 인재를 키우기 위한 국가적인 영재 양성에 차질을 빚지 않고 국민의 세금이 개인의 이익에 쓰이지 않도록 철저히 대책을 세워야 할 것입니다.
2019. 12. 05. (사)사교육걱정없는세상
(공동대표 송인수, 윤지희)
|
▲ 이 방안은 서울과학고 재학생이 의학계열에 지원하면 3년간 지원받은 교육비(약 1,500만원)와 장학금 환수를 골자로 하고 있음.
▲ 하지만 방안의 실효성에 대해서는 회의적임. 2019학년도 서울과학고 입학생 현황을 보면 90%가 서울·경기 지역 출신이며 서울 지역의 40%는 강남구 출신이고, 50%가 대치동 특정 학원출신으로 고액의 사교육비를 지출할 수 있는 고소득층이 다수인 점을 고려할 때 교육비를 반납하고 의학계열 진학을 결정할 것으로 판단됨.
▲ 기존에도 서울과고는 의학계열에 진학한 학생에게 장학금을 반납 받고 교사 추천서를 작성해 주지 않는 등 의학계열 진학 억제 방안을 펼쳐왔지만 여전히 졸업생의 20% 이상이 의학계열에 진학하고 있음. 따라서 이번 방안의 실효성도 미약할 것으로 예상됨.
▲ 선발주체인 대학에서 여전히 영재학교 출신 지원자를 환영하는 분위기와 수학·과학 특기자 전형을 통해 영재학교 출신을 선발하는 입학정책을 유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영재학교만의 의대 진학 규제 대책만으로는 이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없음.
▲ 의대진학을 원천봉쇄한 한국과학영재학교와 같이 다른 영재학교도 의학계열 진학 시 졸업을 취소하는 조치를 취해 설립 취지에 맞는 인재 선발 및 진로 선택으로 이어져야 할 것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