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용 시장][현장스케치] ‘공공기관 출신학교 블라인드 채용 성과와 과제’ 국회토론회...(+사진, 상세보기)

2020-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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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공기관 출신학교 블라인드 채용 성과와 과제 현장 스케치(2019.12.3.)


공공기관 출신학교 블라인드 채용 통해 다양성과 공정성 확보, 민간기업으로 확대될 수 있도록 법제화해야


지난 11월 19일 <공공기관 “출신학교 블라인드 채용” 성과와 과제>를 주제로 국회토론회가 열렸습니다.





이번 토론회를 공동주최한 더불어민주당 설훈 의원은 세상 사람들은 주목하지 않을지라도 이 토론회는 우리 사회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며, 궁극적으로 우리 목표는 블라인드 채용을 법제화하는 것이라 밝혔습니다. 실력있는 사람이 공정하게 채용되는 세상이 되면 우리 사회의 여러 문제점들이 해결되는 단초가 될 것이고, 대한민국을 바꾸는데 크게 기여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신경민 의원 역시, 공공기관의 블라인드 채용 성과를 검토하여 이를 확대해나갈 필요가 있고, 우리 사회의 모든 차별을 다 해소할 수 없다 하더라도 중요한 영역부터 해결해나가면 좋겠다고 밝혔습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윤지희 공동대표는 20대 국회가 시작하면서 우상호 의원과 더불어민주당의 민생특위 사교육대책 tf에서 이 법안을 1호 과제로 두었지만 법 제정에 진전이 없다고 하였습니다. 그러면서 토론회를 공동주최하는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설훈 의원과 교육위원회 소속 신경민 의원에게 우리나라 학벌구조의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출신학교 차별금지법 제정과 대학서열화 해소를 요청하였습니다.  


토론회의 좌장을 맡은 교육을 바꾸는 새힘 김형태 대표는 우리 사회가 학벌과 돈으로 사람을 차별하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출신학교차별금지법은 여야를 막론하고 추진하고 있는 법안임을 강조하며 출신학교와 임금격차로 차별 받지 않도록 힘을 모을 것을 당부했습니다. 






 이날 발제자들의 발표와 토론 내용을 살펴보겠습니다.



제1발제. 공공기관 출신학교 채용 실태 및 성과연구 (신유형, 한양대학교 경영대학 교수)


한양대학교 산학협력단이 한국산업인력공단의 의뢰를 받아, 블라인드 이전 채용과 이후 채용의 실태를 비교해보니 지역인재, 여성, 비수도권 출신, 출신대학 수 등이 모두 유의미하게 증가했습니다. 이는 SKY대학을 비롯한 수도권 대학 출신 감소를 의미합니다.


신입사원의 직무적합성, 조직 적합성도 80점(100점 기준) 이상으로 나왔습니다. 눈에 띄는 부분은 면접관 교육시간은 물론이고, 면접시간 자체가 증가했어요. 입사 경쟁률도 증가한 것을 보면, 학벌을 서류전형에서 보지 않는다는 걸 알고 더 많은 지원자들이 입사시험에 도전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제2발제. 블라인드 채용의 민간 기업 확대와 법제화 필요성 (홍민정,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상임변호사)


면접에서 좋은 점수를 받은 응시자에게 출신학교 등급을 다시 매겨 당락을 뒤바꾼 사례는 우리 단체에서 수차례 지적해왔습니다. 출신학교 차별로 인해서 우리나라 교육은 기형적으로 변질되어 있습니다. 사교육비 증가로 인한 국가 경제의 비효율성은 이루 말할 수 없고, 선발에만 신경 쓰는 대학교육의 질은 OECD 국가들 중에서 하위권을 면할 기미가 안보입니다. 

앞서 국내에서 시행된지 이제 갓 2년을 넘긴 공기업 블라인드 채용의 효과 말고도 글로벌 컨설팅 기업 액센추어에서 세계 1,000여 개 기업을 분석해보니 성과가 높은 상위 12%는 조직 내 여성과 비주류 학교 출신, 외국인 채용을 활발히 했다고 합니다.


 
 [표1]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의 블라인드 채용 성과 


 민간 영역 확대를 위한 타당성 검토 결과를 살펴 보면 위 표에서와 같이 직무역량 및 조직 적응도가 향상되었고, 신규 직원의 다양성 증가, 이직율과 퇴사율 감소한 사실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블라인드 채용 방식은 인사담당자, 상급자, 신입사원 모두에게 공정하고 효율적인 채용이라고 평가받았습니다. 

 출신학교가 개인의 노력과 성실성을 증명한다는 의견도 여전히 있습니다. 그러나, 작년에 이어 올해 국정감사 결과에서 국가 장학금 신청자를 분석해보니 SKY대학생 부모의 소득이 상위 20%인 비율은 무려 40.5%나 됩니다. 이는 다른 대학의 2배에 달하는 수치입니다. 우리나라가 개인의 노력과 무관하게 가정의 배경에 따라 권력과 소득이 대물림되는 신분사회로 가고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통계입니다. 

 2017년 고용부의 기업 설문조사 결과를 보아도 인재를 선발하는데 가장 중요하게 보는 항목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학력사항은 고작 1.2%에 그쳤습니다. 적지않은 기업들이 출신대학과 업무 능력은 별 상관이 없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대형마트 의무휴업일, 밤10시 이후 학원 영업 금지, 사기업의 자유를 제한하는 걸까요? 이 두 가지 안은 모두 헌법 재판소에서 공공복리를 실현하기 위해 합리적인 수단에 의해 정당한 목적으로 제한된다면 해당 경제주체는 이를 받아들이라는 판결이 났습니다. 김영란법도 처음엔 사회적 저항이 거셌지만, 지금은 당연하게 받아들입니다. 출신학교 차별금지법도 마찬가지 아닐까요? 학력, 학벌주의로 인한 사회적 낭비, 과도한 경쟁 등을 생각한다면 공공복리를 위해 꼭 필요한 제도입니다. 특히 이번에 발의된 법안에는 위반했을 때 벌칙도 강력하게 마련했습니다. (인권위의 시정 명령 후, 불이행시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 만원 이하의 벌금형) 

제1토론. 공공기관 블라인드 채용 향후 개선방안 (배영일, 고용노동부 공정채용기반과 과장)

 정부 관계자는 블라인드 채용의 추진 현황과 향후 계획을 소개했습니다. 취업 준비생을 위해 국가가 설계한 국가직무능력표준(NCS: National Competency Standards) 기반 전용 웹 페이지를 구축해서 신뢰성 있는 정보를 제공하고, 대학 내 취업지원기관을 통한 정보 제공 및 별도 연수도 시행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채용과정을 자체적으로 설계하기 어려운 소규모 기관을 위해 채용계획 수립부터 공고, 심사, 평가, 운영의 전과정에 걸쳐 집중 컨설팅을 실시하고 면접관 풀도 확충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제2토론. 건보공단의 블라인드 채용 사례 (하창일, 국민건강보험공단 인력지원실 팀장)

 건보공단은 정부 가이드라인보다 한 발 빠르게 블라인드 채용 시스템을 설계, 구축하여 서울 주요 대학 쏠림현상이 줄어들고, 그외 대학에서 균형있게 채용하고 있습니다. 지역본부별 연고 중심 채용이 정착되었고, 연령대도 다양해져서 35세 이상의 연령 비율이 월등히 높아졌습니다. 


 모든 전형 단계에서 성별, 연령, 이름, 학력 등 편견 발생 요소를 블라인드로 처리해 직무 역량 중심의 채용문화를 형성하였습니다. 또한 직무기술서 등 사전 정보를 공개하여 착오지원자가 근절되어 채용 비용이 감소되었고, 지원자도 불필요한 스펙 쌓기에 따른 비용 감소로 직무에 적합한 능력 향상에 투자하도록 유도하고 있습니다. 

제3토론. 카카오 블라인드 채용 현황 (이진원, 카카오 인재영입팀)

 카카오에서도 2017년부터 블라인드 채용을 시작하고 있어요. SW개발자가 핵심 경쟁력인 카카오는 “개발자라면 코드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야 한다.”는 기치 아래 최초 지원서에는 이름, 이메일, 전화번호만 입력하면 코딩 테스트를 볼 수 있는 자격이 부여됩니다. 직무 전문성 및 역량에 대한 정의, 적합한 검증 방식을 설계하는데 많은 사람들이 수개월간 고심한다고 합니다. 카카오뿐 아니라, 대기업에도 블라인드 채용이 20.1%로 확대되는 추세입니다. 

 

  

제4토론. 취준생 입장에서 본 블라인드 채용 (윤호정,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 전파기획팀 대리)

 윤호정 씨는 2년 전 취업 준비 당시 만33세 지방국립대학 출신 여성이었기에 사기업은 서류전형에서부터 탈락, 공기업 중심으로 취업준비를 했다고 합니다. 대부분의 공기업이 국가직무능력표준(NCS) 평가 기준을 채택하기 때문에 그에 기반한 필기시험과 자기소개서 작성에 집중했고, 서류 합격 후 AI면접을 치르기도 했습니다. AI면접은 자기 소개, 업무 능력을 평가하는 게임, 직무 적합도를 평가하는 상황질문 등으로 구성되어 있고, 혼자 보는 면접이라 편하게 임할 수 있다고 합니다. 1차 시험에 합격하면 본인의 업무 능력이 지원직무에 적합하다는 것을 논증하는 심층면접, 본인이 지원한 분야에 대한 서술형 시험을 치릅니다. 

 윤호정 씨는 블라인드 채용이 아니었다면 취업을 못할 가능성이 높았다면서 직무 역량 검증에 집중한 채용과정이 있었기 때문에 입사에 성공하고 안정적으로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고 합니다. 입사 동기들은 정말 다양한 지역에서 선발되었고, 본인보다 10살 많은 신입사원도 있었다니 놀라운 일입니다. 

제5토론. 블라인드 채용 : 노동시장 차별 이론 관점에서의 평가 (김영철, 서강대학교 경제학부 교수)

 김영철 교수는 서울 S대와 서강대 학생들의 대학에서 학업성취를 비교하며 통계적 차별을 뛰어넘은 편견에 따른 차별이 존재한다고 하였습니다. 따라서 블라인드 채용은 학벌에 대한 고정관념이 큰 한국사회에서 매우 필요하고, “편견”이 만연한 현재의 노동시장 구조에서 긍정적으로 작용한다고 하였습니다. 다만 경쟁적인 민간 고용시장에서의 반응은 비영리 기반의 공공 고용시장과는 다를 수 있다는 점을 충분히 고려하여 적절한 솔루션이 필요하다고 보았습니다. 



 


 이날 모인 발제자는 물론 토론자들 모두 출신학교 블라인드 채용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밝혔습니다. 이 제도가 민간기업에 확대된다면 정말 많은 사회적 비용을 절약하고, 초중고등학교의 살인적인 입시경쟁도 완화될 것이 분명합니다. 좋은 경험을 한 사람들이 늘어나면 어떤 식으로든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끼치고, 블라인드 채용이 확대될 날도 멀지 않았으리라는 희망이 보입니다. 


2019. 12. 3. (사)사교육걱정없는세상

(공동대표 송인수, 윤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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