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체제][인터뷰 3화 - 홍세화 편] 학습 경쟁으로부터 억압당하는 우리 아이들 구해야...(+전문, 동영상)

2020-05-18


 


 ■ “김씨의 고민, 대학서열해소 연속 인터뷰” - 3화 홍세화 편 (2020. 3. 5.)


 
 홍세화 “쉼 마저 억압당하는 우리 아이들 보면 눈물나, 학습 경쟁으로부터 아이들 구해야...” 

-대학서열화 문제는 교육 뿐만 아니라 사회 문제 전반의 핵심적인 고리, 나에게 만약 무한 권력이 주어진다면 대학평준화를 할 것.
-프랑스 학생들은 바칼로레아 시험에서 20점 만점에 10점이면 합격이므로 더 이상의 지나친 학습 부담을 받지 않음.
-프랑스 고등학생은 학습 시간이 적으면서도 인문사회과학 소양이 낮지 않음, 배움과 생각하기가 어우러진 공부를 하기 때문.
-서열화되어 있는 대학 구조에서는 입학 순간 순위가 결정되기 때문에 대학 4년 동안의 역량 강화에는 관심이 없음, 오히려 대학 입학은 쉽게 하고 대학 가서 공부하는 구조를 만들어야 함.
-프랑스에도 그랑제꼴 등의 엘리트 교육이 존재하나, 다른 평준화된 대학들에 견제를 받고 권력학교에는 학위를 주지 않는 등 수직적 서열을 지닌 우리나라와 상황이 다름.

제3화 동영상 보기(이미지 클릭 시 실행됨)
- 1편 : 프랑스 고3들 방과 후 놀아요
 

- 2편 : 학벌로 모두 결정되는 사회

- 3편 : 그랑제꼴, 오해와 진실
  




 [제1편] 프랑스 고3들 방과 후 놀아요


△김태훈 : 오늘 그 대학 서열 해소를 위한 연속 인터뷰, 김씨의 고민. 오늘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지식이라 할 수 있는 홍세화 선생님을 모셨는데요, 일단은 선생님은 책이나 강연을 통해서 많이들 알고 계시겠지만 혹시 모르시는 분도 계실 수 있으니까 1분 자기소개를 간단하게 한번 부탁드리겠습니다.

▲홍세화 : 제 이름은 홍세화, 세계평화를 줄여서 세화입니다. 제 가친이 평화주의자여서 제 이름을 세계 평화를 줄여서 세화라고 지었고요, 그러다 보니까 좀 세계가 만만치 않잖아요? 한국에서도 못 살고 망명 생활도 하고, 어쨌든 지금 돌아온지 17년. 17년 돼서 제 나름대로 모색하고 있고 그렇습니다. 아, 그리고 중요한 거. 저도 사교육걱정없는세상 회원입니다. 가장 중요한 거예요.
지금 이 말씀이 나와서 그러는데, 대학 서열화 문제가 얼마나 저한테 중요한가, 엄중한가를 단적으로 할 수 있는 얘기를 미리 한다면, 저에게 권력이 주어져서 무한 권력이 주어져서 근데 딱 한 가지만 할 수 있다 그러면 제가 할 수 있는 건 대학평준화입니다. 그 얘기를 하고 싶어요. 그럴 정도로 대학서열화 문제가 모든 문제의 교육 문제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적인 문제에 핵심적인 그런 고리가 사슬이 바로 이 대학 서열화에 있다, 이렇게 해 보고 있죠.


△김태훈 : 네 감사합니다. 일단은 프랑스의 대학체제에 대한 얘기부터 시작했으면 좋겠습니다. 선생님께서 프랑스에서 생활을 하셨고, 또 프랑스에서도 자녀 교육도 시키셨기 때문에, 프랑스의 교육체제, 또 우리나라의 교육체제, 특별히 이번 그 인터뷰 주제인 대학 서열화와 관련해서 좀 얘기를 해 주실 수 있을 것 같은데요.

▲홍세화 : 제가 그 교육 문제 또 대학 서열을 해소하는 대학평준화로 가야 된다는 그런 생각을 갖게 된 것이, 일단은 제 경험에서부터 비롯된 것이죠. 한국에서 나름대로 운이 좋아서 제가 그 한국에서는 정말 내로라하는 학교를 중학교부터 이제 쭉 다녔습니다. 제 세대에서는 운 좋게 그렇게 한국의 교육을 경험한 반면에, 이제 프랑스에서 제가 난민의 자리에서 가난한 이주노동자의 처지에서 두 아이가 이제 세 살 다섯 살이었습니다. 그 아이가 프랑스의 전 교육과정을 밟게 되는 그 학부모로서 프랑스의 공교육을 본 것이죠. 그것이 저한테 많은 생각 거리를 갖게 했고...
예를 들어서 고3 예를 들어 봅시다. 고3 1주일을 어떻게 보냈나. 월요일 날 학교에 아홉 시까지 갔습니다. 50분 수업 3시간 하면 11시 50분에 끝나요. 그리고 타박타박 집에 왔어요. 학교가 집에서 가까우니까, 학교가 거의 다 소규모고, 집에 와서 밥 먹고 1시 반까지 학교에 갔습니다. 1시 반까지 가서 3시간 수업하면 4시 20분에 끝나요. 그러면 아이들하고 좀 떠들고 뭐 그래도 집에 오면 5시 정도에 집에 옵니다. 그럼 뭐 하냐, 놀아요.

△김태훈 : 고3인데도요?

▲홍세화 : 우선 대학 프랑스대학 체제는 지금 말씀하신 것처럼 평준화 체제이죠. 대학입학자격시험, 이른바 바칼로레아라는 시험을 쳐서 20점 만점에 10점이면 합격이고, 합격선이 약 70% 정도 됩니다. 그러니까 성적을 미성년자인 시절의 성적에 석차나 등급 자체를 받지 않습니다. 그게 애당초 없죠. 그러니까 말하자면 20점 만점을 기준으로 절대평가만 계속 하는 거예요. 한국의 경우에는 대학이 서열화되어 있기때문에, 초중고부터 상대평가를 할 수밖에 없는 이런 구조적인 차이가 금방 드러나게 되죠.
생각해 보세요. 이것도 상상을 해야 되는데, 20점 만점에 아이가 보통 12점 내지 13점을 받아와요. 자, 이 아이가 왜 공부해야 되죠? 자, 대학이 평준화되어있는데, 20점 만점에 10점이면 합격해서 대학에 들어가는데 왜 공부해야 되요? 공부 안하죠, 놀아요. 일주일에 27시간 수업이에요. 학원을 가 본 적 없죠. 한국의 아이들하고 상상도 할 수 없는 거죠. 자 그런데 한국의 아이들과 유럽의 아이들에 비해서 인문사회과학의 어떤 인식 능력이라든지 이런 건 또 천양지차입니다.

[제2편] 학벌로 모두 결정되는 사회


△김태훈 : 프랑스 고등학생들의 뭐 인문학적 수준은 매우 높은 걸로 좀 많이 들었습니다.

▲홍세화 : 그건 상상을 못 해요. 물론 뭐 아주 뛰어나다. 아주 대단하다, 이렇게 얘기할 수는 없죠. 그렇게 놀고먹는 아이들인데... 자, 이 자리에 우리 학부모님도 계시니까, 한번 생각을 한번 해보죠. 고3 때 이제 대학입학자격시험 바칼로레아의 철학 시험이 있습니다. 그들은 철학을 고3 때 공부해요. 대학입학자격시험의 첫날이 항상 철학이에요. 오전에 4시간 동안 봅니다. 4시간 동안 보는데, 문제가 세 개 나온다. 문제 세 개 나오는 것 중에 하나를 택해서 4시간 동안 글을 쓰는 겁니다. 학생들이 보통 몇 장을 쓰냐면 7장 내지 8장을 썼다고 말해요. 제가 무슨 문제가 나왔는지 기억에 남는 걸 말씀드릴게요. 자 이제 문제 드려요. 나는 누구인가 라는 질문은 정확한 답변을 허용합니까, 인간의 욕망은 인간의 불안정성의 증거입니까, 인간의 욕망은 한계가 없나요, 그 다음에 부당한 일을 겪어야만 무엇이 정당한지 알 수 있나요, 신이 없다면 인간의 모든 행위가 용인될까요, 모든 권력은 폭력을 동반하나요. 제 기억에 남는 대로 그냥 몇 개 이렇게 말씀드렸는데 아무거나 만만하다고 생각하시는 거 하나를 택해서 4시간 동안 나는 이걸 뭘 쓸 수 있겠다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어떻게 저 같은 사람이 어떻게 납득하겠습니까? 그렇게 제 자식을 통해서 분명히 봤던 그 놀고먹는 아이들의 이런 인문적 수준에 비해서, 그야말로 이루 말할 수 없게 억압당하고 말도 못 하는 그 우리 아이들, 자소서를 보면서 이거 어떻게 정말 눈물이 나와요. 이거 분노와 여러 가지 감정이 섞여서... 지금 클릭만 하면 다 나오는 거 그거 암기 달달하는 그런 수준에서 머물고 있는... 아, 이게 너무너무 안타깝고 답답하고 분노스럽고 그렇죠. 처음 말씀드린 대로 우리 아이들이 너무 안 됐고, 이런 그 굴레 속에 그 뭐랄까 이런 속에 아이들을 처박아 놓고 있는 기성세대들... 정말 안 돼요.

▲홍세화 : 논어 위정편에, 학이불사즉망(學而不思則罔), 사이불학즉태(思而不學則殆) 라는 문구가 있습니다. 학이불사, 배우기만하고 생각하지 않으면 남는 게 없다. 우리가 그렇다는 거예요. 배우기만하고 생각하지 않으니까 남는 게 없는 거예요. 자기 것이 없는 거예요. 그러니까 유럽의 경우에는 그렇게 널널하지만 배움과 생각하기가 어우러져 있는 거예요. 그러니까 자기 것이 있는 거죠. 한국의 경우에는 인문사회과학의 경우 우선 글쓰기 없죠, 거의 없잖아요. 토론도 거의 없죠. 거의 다 주입식 암기잖아요. 이것은 배우기만 하는 거예요.
우리의 학교 교실에서는 생각하다 라는 게 없는 거예요. 암기하다만 있는 거죠. 대학서열화가 돼 있고 등급을 매겨야 되기 때문에 등급을 매기기 위해서 학문을 왜곡시킨 거예요. 학생이 100점 만점에 93점 받은 성적표를 부모에게 보내 줬어요, 부모가 반응이 뭘까요? 아무것도 없어요. 바로 나오는 말이 있잖아요? 그래 그게 몇 등이야? 이거지 않습니까? 우리 학생들은 모든 과목에서 모든 영역에서 해방될 수 없어요. 왜? 1등을 해야 되고 1등을 끝까지 지켜야 되니까. 이런 구조가 어딨습니까? 아이들에게 어떻게 이런 걸 강요해요? 그런데다가 그렇기 때문에 뭐가 비어있는 자기가 생각하는 거 자기로서 생각하는 이런 시간을 전혀 갖지 못하는, 이런 걸 보면 이런 생각하면 정말 분노가, 젊지도 못한 이 몸이 분노로 그냥 나올 수밖에 없어요. 제 경험 때문에 그래요.


▲홍세화 : 이 점에서 또 대학에서의 역량, 학문 역량에 차이가 나는데, 한국에서 정말 착각하고 있는 게 있는데, 한국의 대학이 서열화되어 있기때문에 경쟁이 치열하고 그래서 대학에 경쟁력이 있을 수밖에 없다 하면서 경쟁력 얘기 많이 하잖아요? 한국에서는 거듭 제가 말씀 드렸는데, 무엇이 비어 있냐면, 대학 4년 동안에 학생에게 얼마만큼 역량이 강화되었느냐 이 부분이 삭제 돼 있다는 거예요. 왜냐하면 대학 입학 하는 순간 순위가 결정된 걸로 보고 있기 때문에. 그러니까 4년 동안 그 학생이 얼마만큼 그 학문적인, 인문학적인, 사회과학적인 이런 것을 뭐라할까 역량이라할까 이런 것을 함양하게 됐는지는 철저하게 무시되고 있는 거죠.

▲홍세화: 거기에 비해서 프랑스는, 유럽의 경우에는 대학에는 되도록 많은 학생들이 원하는 그 거기에 들어가게 하고 그 대신 대학에서 공부를 해라. 그들에게 중요한 것은 어느 대학을 들어갔다 이게 중요한 게 아니고, 대학 몇 학년까지 수료했냐 이게 중요한 것이죠. 그래서 프랑스의 경우 어떤 상황이냐 하면 대학 1학년 2학년 과정을 더그라고 하는데, deug, 그 더그 과정을 2년에 마치는 게 너무나 당연하잖아요? 그런데 2년에 마치는 학생이 30%가 안 됩니다. 그리고 3년에 마치지 못하면 퇴출이에요. 약 50% 이상이 퇴출당합니다. 즉 대학 입학을 하지만 3학년 되는 학생이 절반도 안 된다는 거예요. 중요한 거는 대학 몇 학년까지 수료했냐, 그래서 예컨데 한국의 경우 취업할때 이 학생이 어느 대학 출신이냐 이것이 가장 중요하잖아요? 이게 정말 무덤까지 가는 것인데, 그들에게는 중요한 게 바칼로레아 다음에 몇 년을 수료했냐, 즉 박 플러스 몇 년 이거죠. 이게 중요한 것이죠.

[제3편] 그랑제꼴, 오해와 진실


△김태훈 : 한 가지 또 프랑스 교육에 대해서 많이 얘기 되는 것 중에 하나가 그랑제꼴이거든요.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프랑스 교육을 너무 지나치게 이상주의적으로 봐서는 안 된다, 그 사회에서도 서열이 있고 그랑제꼴이라는 귀족학교도 있고 그렇다 그러는데, 거기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 게 좋을까요?

▲홍세화 : 대학평준화 얘기하면 꼭 그 얘기가 나옵니다. 물론 맞습니다, 그랑제꼴 제도가 있죠. 학생 중에 약 2%가 그랑제꼴에 들어갑니다. 그랑제꼴이 그냥 대학교에 들어가는 애들보다 그래도 물론 그들이 이제 뛰어난 재능을 갖고 있는 그런 학생이라고 할 때 한국과 다른 구조라는 걸 인식해야 되는 기본적인 것은, 대학평준화 되어 있는 그 위에 있는 것이고 한국의 경우는 서열이 수직선으로 되어 있는... 그니까 평준화되어 있는 그 위에 있는 아주 작은 정예부대라고 할 때, 우선 이들은 평준화된 대학에 의해 견제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거죠. 물론 프랑스 안에서도 그랑제꼴에 대한 비판이라든지 이런 것이 나오기는 하지만 아직도 유지되고 있는 것에는 일단 그들에게 능력이 있다는 거 하고 나름대로 그래도 사회적 책임 의식을 가지고 있다는 인식이 프랑스 사회에서 그래도 받아들여지는 부분이 있다는 거죠. 그리고 그들에게는 권력학교 개념이 있습니다. 권력학교냐 학문학교냐. 애나, 국립행정학교는 권력학교죠, 권력지향 학교잖아요? 권력학교에서는 학위가 없습니다. 학위를 주지 않아요. 학문학교가 아니기 때문에 학위를 줄 수 없다. 그만큼 권력학교와 학문학교는 서로 균형을 이루어야 되는 것이지, 한데 어울려 버려서 그들끼리 다 해 먹는 이런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그런 균형이랄까 견제, 이런 것이 있죠.

△김태훈 : 마지막 질문은 대학서열해소 불가능한 꿈인가 이 질문에 대해서 1분 정도로 마무리를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제 고민이거든요.

▲홍세화 : 꿈으로 멈춰선 안 되고요, 이게 정말 실현돼야 되는 것이고, 그것은 왜 그런가 하면 그건 두말할 것도 없이 앞서 말씀드린 대로 너무 우리 아이들의 상황을 이걸 정말 이 족쇄의 이 질곡으로부터 우리 아이들을 벗어나게 해야 하는 것은, 정말, 교사, 교육자, 시민사회활동가를 포함해서 학부모 모두의 과제인데, 앞서 말씀드린 철벽이기 때문에 전부 에둘어 가거나 피하거나 각기 자기 갈 길을 가거나 이런 것이 아니라 정말 이건 정말 힘을 합쳐서 한번 무너뜨리는 이런 거죠. 정치권을 움직이든 시민사회전체를 움직이든 이런 것이 필요하고, 그것에 우리가 같이 힘을 합쳤으면 좋겠다 라는 것 하나 하고, 그다음에 이제 덧붙인다면 우리가 인제 이건 제가 좋아하는 말이니까 더 붙이고 싶은데요, 정말 어렵죠, 그렇지만 의미 있는 일은 항상 어렵습니다. 그러니까 이렇게 말했으면 좋겠어요. 우리가 가는 길이 어려운 게 아니고, 어려운 길이니까 우리가 가야 한다. 이걸 강조하고 싶습니다.



<인터뷰 내용 공개 순서>


 2020. 3. 5. 사교육걱정없는세상

(공동대표 정지현, 홍민정) 

※ 문의 : 정책위원회부위원장 김태훈(02-797-4044/내선번호 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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