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이주호)는 6월 27일(목), 서울청사에서 제4차 「영유아교육·보육통합추진위원회」 회의를 개최하고, 「유보통합 실행계획(안)」을 심의하였습니다. (사)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그동안 선행교육이 대한민국 아동들에게 놀권리를 빼앗아가고, 건강하고 행복하게 성장할 권리를 해치고 있다는 점을 밝혀내고 이를 저지하기 위한 운동을 펼쳐왔습니다. 그런 점에서 오늘의 「유보통합 실행계획(안)」발표 내용 가운데 우려되는 점이 있어 이를 살펴보고자 합니다.

먼저 교육부는 「유보통합 실행계획(안)」을 통해 ‘희망하는 영유아 누구에게나 1일 12시간의 이용시간을 보장’하고, 이를 위해 ‘기본운영시간 중 연장과정(現 방과후과정)은 교육과정의 확장으로서 영유아에게 적합한 놀이식 언어·수·예체능 프로그램 제공을 강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영유아가 연령별 특성에 맞는 교육적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한다’면서 ‘2세와 5세를 이음연령으로 지정해 5세는 유아-초등 교육과정 간 연계 강화를 통해 초기문해력, 즉 어휘력·읽기와 쓰기에 관심 가지기와 시도하기 등을 향상할 수 있도록 집중 지원한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현재 초등 입학전에 한글떼기와 수익힘을 다 끝내야 초등학교에서 수월히 적응할 것이라는 신화에 사로잡혀있는 사회적 분위기가 선결되지 않는다면, 놀이식 언어·수 프로그램은 놀이가 아닌 학습지를 통한 한글과 수 선행학습 그 이상을 넘어서지 못할 것이며, 오히려 한글과 수 선행학습을 교육부가 더 부추기는 꼴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어휘력·읽기와 쓰기에 관심 가지기와 시도하기’와 같은 목표는 특별히 새로운 것이 아니라 기존 5세 누리과정에서도 동일하게 제시되고 있는 것들임에도 불구하고 마치 새롭게 도입되는 것처럼 하면서 ‘유-초연계 강화’를 현장에 강조하면, 어린이집과 유치원은 ‘초기 문해력’이라는 용어를 한글떼기와 동일한 의미로 해석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따라서 기존에 건강하게 선행없이 원을 운영하고 있던 곳들까지도 학부모와 사회의 압력에 ‘초기 문해력’이라는 이름으로 한글 선행을 받아들일 수 밖에 없고, 결과적으로는 선행교육 및 유아의 발달단계에 맞지 않는 환경이 조장될 것이 우려스럽습니다. 

이러한 한글 선행교육에 대한 우려는 연구결과로도 이미 드러난 바 있습니다. 지난 2023년 7월,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 강득구 국회의원과 함께 실시한 ‘영유아 사교육비 실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서울지역 영유아 학부모 83.9%가 국어 사교육에 참여했다고 응답해 모든 과목 중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습니다. 이것만 보아도 초등 입학 전 한글 선행은 필수라는 인식으로 인해 한글 사교육이 성행하고 있는 상황임이 분명합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유아들을 초등 대비 선행교육으로 내몰며 5세 교육과정을 자꾸 조정하려 하기보다는 현재의 놀이중심, 아동중심 교육과정이 충분히 실현될 수 있도록 하고, 오히려 초등1학년 교육과정의 조정을 통하여 유아들이 학교교육과정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 방향으로 가야 합니다. 또한 그동안 2015,2022개정교육과정의 기조였던 한글해득교육에 시수를 늘려가는 방향을 유지하고, 초등 1학년에 진학했을 때 발달 격차 및 수준을 고려하여 각 유아별로 맞춤형 개별화 교육계획을 수립하고, 난도와 속도를 조절하는 등 교육과정 운영상의 묘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진짜 저출생 대책은 학부모와 아동의 고통이 어디서부터 출발하는지, 그 고통에 귀기울일 때 나옵니다. 자녀를 건강하게 키워내기 위해 치열하게 노력하는 평범한 학부모들이 선행사교육걱정없이 자녀를 길러낼 수 있도록 사회가 제도적인 뒷받침을 아낌없이 해야할 것입니다. 앞으로도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그런 평범한 학부모와 아동의 곁에 서서 온 힘을 더할 것을 약속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