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교사정책소통단] "대입제도 그대로면 킬러문항 출제와 문해력 문제는 반복될 것..." (+모임스케치)

2026-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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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교사들 “평가 체제와 대입제도의 근본적 전환 없이는, 킬러문항 출제와 문해력 문제는 반복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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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29일, 사교육걱정없는세상 교사정책소통단 정기 모임이 진행되었습니다. 이번 모임은 ▲고1 3월 전국연합학력평가와 학력격차 문제, ▲문해력 정책 논쟁과 한자 병기 이슈를 중심으로 현장 교사들의 경험과 인식을 공유하는 자리로 마련되었습니다.

 

1 3월 학력평가, “진단이 아닌 좌절을 만드는 시험

 

첫 번째 주제에서는 고1 3월 학력평가의 난이도와 그로 인한 학습 격차 문제에 대한 논의가 이어졌습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 4월 27일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진행한 기자회견 내용에 따르면, 3월 학력평가는 출제 주관 기관인 서울교육청이 중학교 교육과정 내에서 출제했다고 밝혔지만, 다수의 문항이 교육과정을 벗어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수학의 경우 세 문항 중 하나(33.3%)가 교육과정을 벗어난 고난도 문항으로 확인되었고, 영어의 경우 중학교 교과서 대비 최대 6개 학년을 상회하는 수준의 문항이 출제되었을 뿐 아니라, 71.4%가 중3 영어 교과서 전 단원의 수준을 벗어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 관련 보도자료 링크 ☞ https://buly.kr/Cslbt61


모임에 참여한 신소영 공동대표는 “3월 학력평가 분석 결과를 발표했을 때 교육청 담당자가 ‘이 문제에 대해서는 면목이 없어, 드릴 말씀이 없다’고 했을 만큼, 모두가 알고 있지만 공론화되지 않은 문제”라며, “고교 입학 직후부터 입시로 점철된 학교 생활에 공포감을 주고 경색된 분위기를 만드는 시험 구조는 반드시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해당 내용에 대해 모임에 참여한 교사들은 “고등학교 입학 직후 치르는 시험이 학생들에게 ‘학교 수업만으로는 안 된다’는 신호를 준다”고 공통적으로 지적했습니다. 중학교 교사 중 한 분은 “학력 저하에 대한 우려와 학생들이 받는 과도한 스트레스 사이에서 반대되는 요구가 공존하고 있는, 일종의 딜레마가 반복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이것이 일종의 난제라는 점에서 교육청 등 기관의 입장도 이해해볼 수 있겠지만, 중학교 과정 내에서 출제하겠다고 약속한 것을 교육청과 같은 책임 있는 기관이 버젓이 어긴 것은 변명의 여지가 없는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현직 고등학교 교사들은 공통적으로 학력평가 출제 문항의 난이도에 대한 문제 제기를 넘어, 이 같은 문제가 반복되는 구조적 원인인 대입제도에 대해 신랄하게 비판했습니다.

 

한 교사는 “시도교육청 연합출제인 학력평가가 시행되기 전에는 사설 모의고사가 치러졌습니다. 그 폐해가 심각했기 때문에 대책의 일환으로 시도교육청 간 연합 형태의 학력평가가 만들어진 것입니다. 그런데 사설이든 교육청 주관이든, 이른바 ‘원흉(획일적 시험으로 줄 세우는 대입제도, 특히 수능)’이 존재하는 상황에서는 출제 기관이 어디든 반복될 수밖에 없는 문제…”라고 말했습니다. 


또 다른 고등학교 교사는 “2028 수능부터는 내신 5등급 학생도 수능을 보게 되면서, 변별을 더욱 강화하려는 방향으로 가는 것처럼 보인다”며, “근본적으로 촘촘한 변별을 전제로 한 대입제도와 평가의 목적 자체가 바뀌지 않는 한 변화 가능성에 대해 회의적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이는 고착된 시스템 아래에서 현장 교사로서 느끼는 무력감에 대한 토로로 읽히는 발언이었습니다.

 

수능과 학력평가의 관계에 대한 보다 근본적인 문제 제기도 나왔습니다. 한 교사는 “왜 국가가 전국의 학생들을 하나의 시험으로 줄 세우려고 하는지 근본적으로 의문”이라며 “이 구조 자체가 공교육을 압박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나아가 “결국 대학은 가장 쉬운 방식으로 학생을 선발하고 있고, 그 부담이 고등학교와 학생에게 전가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사교육 의존과의 연결성 역시 반복적으로 언급되었습니다. “시험이 어려워질수록 사교육 의존은 늘어날 수밖에 없다”며 “경제적 여건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는 구조는 결국 계층 재생산으로 이어진다”고 우려했습니다. 한 중학교 교사는 “중학생들도 이미 학원 숙제를 하느라 수업을 제대로 듣지 못하는 경우가 많고, 수업 중 학원 숙제를 하는 것도 이제는 흔한 풍경”이라는 취지로 발언했습니다.

 

또한 초등 교사들은 사교육 저연령화와의 연결을 지적했습니다. 한 교사는 “초등 1학년인데 영어학원에 다니는 아이들이 있고, 해당 학년은 학교에서 아직 한글 쓰기도 완전히 익히기 전임에도 학원 영어 시험을 대비해 단어 암기를 하고 있어 많은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해당 교사는 이러한 흐름이 점점 더 앞당겨지고 있음을 체감한다고 덧붙였습니다.

 

학력 문제는 학생들의 정서와 생활 문제로도 이어지고 있었습니다. 교사들은 “학력 문제와 학생 위기가 분리된 문제가 아니다”라고 입을 모았습니다. 한 교사는 “예전보다 학생들이 더 많은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느낀다. 분노조절 장애, 언어폭력 등이 많아지고, 위클래스 상담도 부쩍 늘었다”고 말했습니다.


논의 전반에서 확인된 것은, 학력평가를 위시한 대입에 종속된 평가가 본래의 ‘진단’ 기능을 수행하기보다 학생들에게 좌절감과 불안을 유발하고, 사교육 의존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작동하고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문해력 논쟁, “한자 병기보다 교육 구조 문제

 

두 번째 주제에서는 문해력 저하 문제와 한자 병기 이슈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졌습니다.

 

교사들은 문해력 저하 자체는 분명히 체감되고 있다고 말하면서도, 현재의 논의가 문제의 원인을 충분히 짚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특히 최근 국가교육위원회 회의 이후 불거진 한자 병기 논쟁에 대해서는 ‘문해력 문제를 단순히 어휘 문제로 환원한 접근’이라는 비판이 제기되었습니다.

 

현장의 독서 환경에 대한 구체적인 발언들도 이어졌습니다. 그나마 초등학교는 나은 상황에 속하지만, 중학교 이상부터는 도서관이 제대로 운영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 공감대가 형성되었습니다.

 

한 중학교 교사는 “학교 도서관이 방과 후 20분 정도만 열려 있는 상황이라 학생들이 책을 접할 기회 자체가 부족하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다른 교사는 “사서 교사가 없어 일반 교사가 도서관을 맡고 있는데, 전문성도 부족하고 업무의 연속성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도서관에 오는 학생들은 항상 정해져 있고, 대부분의 학생들은 이용하지 않는다. 사실상 ‘매니아 층’만 이용하는 구조”라는 발언도 있었습니다. 또 다른 교사는 “어떤 학교는 점심시간 한 시간만 개방되는 수준”이라며 “이런 조건에서 독서교육 강화를 이야기하는 것은 현실과 괴리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문해력 저하의 원인에 대해서도 보다 구조적인 진단이 제시되었습니다. 한 교사는 “초등학교 때까지는 독서가 어느 정도 이루어지지만, 중학교에 들어오면 시험 중심으로 완전히 전환되면서 독서를 권장하는 흐름이 끊긴다”고 말했습니다. 또 다른 교사는 “(미디어의 영향도 있지만) 긴 글을 읽는 경험 자체가 부족해지고 있다. 교과서도 대부분 발췌된 글 중심이라 긴 호흡의 독서를 경험하기 어렵다”고 설명했습니다.


한자 병기 자체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이 다수였습니다. 한 교사는 “한자를 알면 이해에 도움이 되는 것은 맞지만, 교과서에 병기한다고 해서 문해력이 해결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또 다른 교사는 “기본적인 한자 이해는 필요하지만, 그 방식이 병기일 필요는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디지털 환경의 영향도 중요한 요인으로 언급되었습니다. 한 초등 교사는 “문해력의 가장 큰 적은 스마트폰이라고 생각한다”며 “짧은 정보에 익숙해지면서 긴 글을 읽는 힘이 떨어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함께 평가 체제와 문해력의 관계도 지적되었습니다. 교사들은 “객관식 중심의 시험 체제에서는 독서교육이 살아나기 어렵다”며 “읽고, 생각하고, 표현하는 능력을 평가하는 방식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한 교사는 “이미 정답이 정해진 문제를 맞히는 방식이 아니라, 학생이 스스로 답을 구성하는 평가로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수업과 평가의 혁신이 필요하며, 그 핵심으로는 책 읽기, 독서, 토론하기가 일상적인 활동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또한 “이미 결정된 정답을 찾는 방식에서 벗어나, 예를 들어 IB와 같은 형태로의 혁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한편 우리 교육 현장에서 사용되는 ‘객관식·주관식’이라는 용어의 문제점도 지적되었습니다. 해당 교사는 객관식이 아니라 선다형, 주관식이 아니라 서답형이라는 점을 짚으며, 서답형 역시 객관적으로 출제할 수 있음에도 이를 주관적이고 자의적인 평가로 인식하게 만드는 문제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러한 용어 사용이 편견을 강화하고, 정해진 답을 찾는 선다형 평가를 개선하는 데 장애로 작용하고 있다는 인식이 공유되었습니다.


이러한 구조적 문제 인식 공유와 함께, 초등학교 중심의 독서 경험을 유지·확대하기 위한 현장 차원의 노력도 소개되었습니다. 한 초등 교사는 “학급 학생 수만큼 책을 구입해 일정 기간 함께 읽고, 이후 서로 돌려 읽는 방식으로 독서 경험을 쌓도록 하고 있다”며 “일주일에 한 번이라도 정해진 시간에 함께 읽는 경험이 쌓이면, 아이들이 긴 글에 대한 부담을 덜 느끼게 되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짧은 분량의 동화를 함께 읽는 것에서 시작해 점차 글의 분량을 늘려가는 방식으로 접근하고 있다”며 “가정에서 긴 글 읽기가 어려운 상황을 고려할 때, 학교에서라도 함께 읽는 경험을 만들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러한 시도들은 독서 경험의 단절을 완화하기 위한 현장의 실천으로 소개되었습니다.


 종합 시사점

 

이번 교사정책소통단 논의를 통해 확인된 것은, 학력 문제와 문해력 문제 모두 개별 정책 차원의 대응만으로는 해결되기 어려운 구조적 문제라는 점이었습니다. 학력평가는 교육과정과 괴리된 난이도와 대입 중심 평가 체제 속에서 사교육 의존과 학력 격차를 심화시키고 있었으며, 문해력 문제 역시 입시 중심 교육과 독서 경험의 단절이라는 구조 속에서 발생하고 있었습니다. 교사들은 “평가 체제와 교육 구조를 바꾸지 않는 한 같은 문제는 계속 반복될 수밖에 없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이번 논의를 바탕으로 각종 평가 개선과 문해력 정책에 대한 후속 연구와 정책 제안을 이어갈 예정입니다. 특히 교육과정 준수 평가 체계 확립, 기초학력 지원 강화, 독서 기반 교육 활성화 등 종합적인 대안을 모색해 나갈 계획입니다. 향후 이어질 교사정책소통단 모임과 정책 대안 운동에 교육의 변화를 바라는 시민 여러분의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2026. 04. 30.
(사)사교육걱정없는세상
(공동대표 신소영, 나성훈)
 

※ 문의 : 사교육걱정없는세상 백병환 정책팀장 (02-797-4044/ 내선 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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