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노워리[정책편지] '지역 차별 없다'는 건 서울 사람이 하는 말이죠

사교육걱정없는세상
2023-05-30
조회수 341

2016년 우리나라를 떠들썩하게 한 말이 있습니다.
“능력 없으면 니네 부모 원망해. 돈도 실력이야.”
1996년 생 정유라 씨가 대입을 치른 직후, SNS에 올렸던 말입니다. 이 뉴스를 보았을 때만 해도, 그의 오만한 사고방식에 치를 떨었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7년이 지난 지금도 가끔 이 말이 떠오릅니다. 요즘 청소년이나 청년들은 ‘부모도, 출신지역도 스펙이야.’라고 말하지 않을까요? 그 말에 선뜻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을 만든 우리는 무엇부터 해야 할까 마음이 복잡해집니다.

최근 4개년(2019-2022) 서울대 및 전국 의대 신입생의 출신지역을 분석한 결과가 나왔습니다. (더불어민주당 강득구 의원실 & 사교육걱정없는세상, 2023.5.9.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 5월 정책편지에서는 이번 분석 결과를 전해 드릴게요.
최근 4개년(2019~2022) 서울대 및 전국 의대 신입생 출신지역 분석

1. 4개년 서울대 신입생 출신지역 
2. 서울대·전국 의대 신입생 수도권 출신 비율 추세
3. 서울대·전국 의대 신입생 전형별(정시·수시) 출신지역
4. 서울대·전국 의대 신입생 정시·수시, 수도권 출신 비율 추세
5. 서울대·전국 의대 신입생 정시, 강남3구 출신 비율  
1. 서울대 신입생 출신지역 

서울대의 63.4%, 전국 의대 30여 개(*)의 45.8%가 수도권 출신이었습니다.

선생님의 예상과 비교하면 어떤가요?

(*) 교육부 제출 자료에 따르면 2019·2020학년도 30개, 2021학년도 31개, 2022학년도 33개교

이 결과는 수도권과 지역 사이에 교육격차가 얼마나 심각한지 보여주고 있습니다. 어떤 이들은 우리나라 인구 절반이 수도권에 사니, 당연한 결과 아니냐고 반문합니다. 인구 비율대로라면 신입생 비율도 50%에 그쳐야 하는데, 이를 훨씬 상회합니다. 특히, 아래 2~5번에 나오는 최근 4년 동안의 추세, 강남3구 출신 비율을 보면 더 심각합니다.  

2. 서울대·전국 의대 신입생 수도권 출신 비율 추세

 

아래 표를 보면 학부모와 학생들이 왜 그토록 서울로, 강남으로 진입하는지 드러납니다. 지난 4년 동안 수도권 출신 비율은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는 2019년에 결정된 ‘대입공정성 강화방안’으로 주요 16개 대학 정시 비율을 40%로 늘린 결과와 직결됩니다.  


3. 서울대·전국 의대 전형별 입학생 출신지역

 

서울대의 경우 수시에서 수도권 출신 비율이 60%인데, 정시는 80%에 달합니다. 10명 중 8명이 수도권 출신이니 ‘서울대 정시는 수도권 전형’이나 다름 없습니다. 전국 의대 비율도 마찬가지예요. 수시에서는 36~38%에 불과하지만, 정시에서는 60%로 치솟습니다.  


4. 서울대·전국 의대 신입생 정시·수시, 수도권 출신 비율 추세


수도권 출신 비율의 증가세도 정시에서 한층 두드러집니다.

서울대는 4년 동안 7% 상승했고, 전국 의대는 6% 상승했습니다.   


5. 서울대·전국 의대 신입생 정시, 강남3구 출신 비율

심지어, 서울대와 전국 의대 정시 합격자 중 5명 중 1명 이상이 강남 출신입니다.

2022학년도 서울대, 전국 의대 정시 전형에서 강남3구 학생들은 수시에 비해 합격률이 3배에 달합니다. 정시 전형이 수도권과 지역의 격차를 가속화시킬 뿐 아니라 사교육특구 쏠림 현상까지 부추기는 것으로 보입니다. 전국 고교생(126만2348명) 중 강남 3구 고교생(4만310명) 비율이 3.2%에 불과한데, 이들 정시 합격률은 20%를 넘으니까요.  

*서울 종로구는 서울과학고등학교 소재지  

이쯤되면 '2019 대입공정성 강화방안'으로 확대된 정시전형이 오히려 수도권 쏠림현상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사실을 어렵지 않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지역에 따른 교육격차가 심각해지니 또다른 불공정이 심화되는 셈입니다. 결국  대한민국 입시 자체가 지역위기를 구조적으로 조장하고 있습니다. 이번 정부가 내건 ‘이제는 지방대학 시대’가 말로만 그치는 게 아니라면 보다 실효성있는 교육정책으로 보여줘야 합니다. 교육부는 내년 2월, 2028 대입개편 발표를 앞두고 있습니다. 여기에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내용이 반드시 담겨야 합니다.  

보도자료 자세히 보기


한 달 전에 EBS ‘다큐멘터리K’에서 <교육격차> 5부작이 방송됐습니다. 교육 수준 차이에는 개인의 지적 능력 등 다양한 요인이 있겠지만, 어떤 사회경제적 배경을 지녔느냐가 매우 중요합니다. 이는 본인이 선택할 수도 없고, 노력한다고 바꿀 수도 없는 조건입니다. 한국에 태어난 것이 우리의 선택이 아닌 것처럼요. 마지막 5부 ‘스포일러’에는 특성화고를 졸업한 대학생부터 의대생까지 다양한 사람이 등장하는데, 한 청년의 말이 인상적이었어요.

“지역에 따른 차별이 없다는 말은 주로 서울에 사는 사람들이 하는 거 같아요.”

 

<EBS 교육격차 5개국 청년 인식조사, 2022>에 따르면 현재의 자신을 만든 것은 ‘노력’이라 답했지만, 성공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재능, 부모의 재력, 외모를 손꼽았습니다. 반면 한국을 제외한 4개국은 성공 제1요인으로 노력을 꼽았습니다.

 

“성과에 따라 임금에 차등을 두어야 한다.”

“시험 성적으로 사람의 능력을 평가하는 것은 정당하다.”

“공부 잘하는 사람이 좋은 대우를 받는 것은 당연하다.”

“대입에서 어려운 환경 학생에게 가산점을 주는 것은 역차별이다.”  

ⓒEBS 다큐멘터리K 화면 갈무리  

여러 질문에서 자신의 현실과 경험을 바탕으로 Yes와 No를 각각 선택하던 청년들이 만장일치로 ‘아니오’라고 대답한 질문이 있습니다. 그것은 “내 자녀에게 내가 경험한 교육 시스템을 물려주고 싶은가?”였어요. 출신학교와 성과에 따른 차등이 노력의 보상이라며 공정하다고 생각하는 청년들도 이 체제에서 자녀를 살게 하고 싶지 않다는 대답은 무엇을 의미할까요? 다가오는 우리나라 대입 개편안이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하는지 분명하게 보여주는 것 아닐까요?

 

6월에는 학생, 학부모, 교사, 대학 관계자 등 대입 당사자가 함께하는 위풍당당 2028 대입포럼 컨퍼런스(2023.6.20.)’가 열립니다. 2028 개편안을 교육당국에 맡기지 않고, 사교육걱정의 연구결과를 발표하고, 대입 당사자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모으는 자리입니다.

선생님, 그 소식을 담은 다음 달 정책편지도 기다려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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