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아이들이 모여서 토론까지는 아니지만 책을 읽고 이야기를 나누는 모임을 하고 있습니다. 책들은 엄마들이 선정해 주고 있지만, 책을 읽고 아이들이 간단히 정리를 해오는 정도의 부담 없는 모임입니다. 아이들을 이끌고 가자는 취지보다 아이들이 스스로 끌어갔으면 하는 마음으로 시작해보았는데, 아이들은 어떤지 몰라도 엄마들은 만족하고 있답니다. 목적이 있는 토론이나 논술 모임이 아니라, 정말 부담 없이 책을 읽고 가벼운 이야기를 나누어 보는 자리입니다.
처음에 모임의 규칙성과 이야기 나누는 방식을 알려주고 시작했는데, 아이들이 아직은 그런 것들을 자체적으로 끌어간다는 것이 좀 어려운 점도 있더군요. 또 금방 흐트러지기 쉬운 것도 단점이구요. 그래서 엄마들이 조금씩 개입해서 이야기를 같이 나누는 시간을 갖고 있습니다.
궁금한 것은 아이들과 이런 토론 모임을 할 때 지켜주어야 할 규칙이나 어떤 방식, 또는 조심하거나 주의해야 할 부분이 있다면 알고 싶습니다.
A.
경험에 비추어 몇 가지 제안하자면...
1) 도서 선정은 반드시 구성원 누군가가 먼저 읽어 추천하는 형식이 좋을 듯 합니다.
- 먼저 읽어봤는데, 이러저러해서 추천한다. 함께 읽고 느낌과 생각을 나누고 싶다.
- 이렇게 하다보면, 자기가 많은 책을 읽으면서 그 중, 토론해 보고 싶은 책을 골라내기도 합니다.
2) 매 모임 때마다 발제자와 글꾼을 정합니다.
- 발제자는 그 책을 좀 더 꼼꼼하게 읽고서 작가, 책의 줄거리, 특징 등을 문서화해 옵니다.
발제자가 먼저 자기가 준비한 것을 읽고, 자유롭게 이야기를 시작하면,
글꾼으로 정해진 친구는 그 날 나눈 이야기를 받아 적으며 정리합니다. (경청하게 되겠지요)
- 발제와 글꾼은 돌아가면서 맡으면 되고, 부수적으로 잘 듣고, 쓰고, 정리하는 것도 익히게 됩니다.
3) 아이들끼리의 독서카페를 만듭니다.
- 활성화는 잘 안되더라도 미리 발제문을 올린다든가,
모임 후 나눈 이야기를 글꾼이 탑재해 두면 쌓여가는 자료들을 통해 성장해 감을 알게 됩니다.
4) '10자 토크' 나 '한줄 느낌' , '작가나, 주인공에게 한마디' 해 보기
- 마무리 즈음에 이 책에 대한 것들을 경쾌하게 정리하는 느낌이 든답니다.
어른이 하는 독서토론이 아니다 보니 실제 아이들과 진행을 하면서 요지에 안 맞거나 흐름이 전혀 다른 방향으로 갈 때가 있습니다. 이 때 자기주장에 대한 근거나 내용을 적당히 끊어서 이야기할 시간제한도 필요합니다.
또 반드시 타인의 이야기가 끝나고 손을 들기(아주 구체적인 상황까지 미리 정해 놓는 것이 서로 기분 상하지 않는 길이지요.)
어떤 경우에도 비방의 언어와 대립 의견의 언어 구분하여 말하기 등이 있습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건 자유도입니다. 뭐든지 강제는 없습니다.
그런데 자유를 강조하다 보면 아이들이 읽어내는 양이 부족할 경우가 생기고 의무를 강조하다가는 자기 생각 끄집어내는 일의 가치를 생각하기보다 내용파악에 초점을 맞추게 되니 안타까운 상황이 생기지요. 이럴 때 가장 좋은 방법은 읽어 오지 않거나 준비하지 못한 아이에게는 다른 아이들의 의견을 듣고 질문을 하게 하는 방법입니다. 읽어 온 친구의 생각을 듣는 것만으로도 나중에 그 책을 읽게 될 경우 한번 그런 생각이 있었지 라며 읽을 수 있게 되니까요.
난 이 부분이 좋았는데 다른 아이는 전혀 다른 부분이 더 좋았을 수 있고 작가의 인물에 대하여 나는 이렇게 생각하는데 다른 아이는 다른 생각을 해 낼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토론의 매력이 아닌가 싶네요.
그리고 중재자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계시지요?
아이들의 말을 해설하듯 풀이해줄 필요는 없지만 의미 전달이 잘 되지 않는 경우는 다음 내용을 연결하여 말할 수 있도록 한번정도 정리된 언어로 짚어주시는 것도 필요합니다. 아이들에게 눈 마주치고 이야기하기도 중요한 전제조건이 되요. 첫소리를 높게 잡아서 시작하는 것도 예를 들어 알려 주시면 전체 토론을 진행할 때 매끄럽고 재밌는 흐름을 잡아 줄 수 있습니다.
'책을 읽을' 사람에게는 책에 대한 좋은 느낌을 주고, '책을 읽은' 사람에게는 책으로 인한 좋은 추억을 쌓게 해 주는 것입니다. 라는 말이 있지요.
독서교육이 반드시 글쓰기와 연계되어야 할 필요성보다 책에 관한 어떤 기억이 어떤 방식으로 남는지 더 큰 인식력에 바탕을 두어야 합니다.
정말 아이들과 함께 현명하고 지혜로운 방법으로 교육을 하시는 것 같아 글을 읽으며 뿌듯했습니다. 도움 되시길 바랍니다.
Q. 아이들이 모여서 토론까지는 아니지만 책을 읽고 이야기를 나누는 모임을 하고 있습니다. 책들은 엄마들이 선정해 주고 있지만, 책을 읽고 아이들이 간단히 정리를 해오는 정도의 부담 없는 모임입니다. 아이들을 이끌고 가자는 취지보다 아이들이 스스로 끌어갔으면 하는 마음으로 시작해보았는데, 아이들은 어떤지 몰라도 엄마들은 만족하고 있답니다. 목적이 있는 토론이나 논술 모임이 아니라, 정말 부담 없이 책을 읽고 가벼운 이야기를 나누어 보는 자리입니다.
처음에 모임의 규칙성과 이야기 나누는 방식을 알려주고 시작했는데, 아이들이 아직은 그런 것들을 자체적으로 끌어간다는 것이 좀 어려운 점도 있더군요. 또 금방 흐트러지기 쉬운 것도 단점이구요. 그래서 엄마들이 조금씩 개입해서 이야기를 같이 나누는 시간을 갖고 있습니다.
궁금한 것은 아이들과 이런 토론 모임을 할 때 지켜주어야 할 규칙이나 어떤 방식, 또는 조심하거나 주의해야 할 부분이 있다면 알고 싶습니다.
A.
경험에 비추어 몇 가지 제안하자면...
1) 도서 선정은 반드시 구성원 누군가가 먼저 읽어 추천하는 형식이 좋을 듯 합니다.
- 먼저 읽어봤는데, 이러저러해서 추천한다. 함께 읽고 느낌과 생각을 나누고 싶다.
- 이렇게 하다보면, 자기가 많은 책을 읽으면서 그 중, 토론해 보고 싶은 책을 골라내기도 합니다.
2) 매 모임 때마다 발제자와 글꾼을 정합니다.
- 발제자는 그 책을 좀 더 꼼꼼하게 읽고서 작가, 책의 줄거리, 특징 등을 문서화해 옵니다.
발제자가 먼저 자기가 준비한 것을 읽고, 자유롭게 이야기를 시작하면,
글꾼으로 정해진 친구는 그 날 나눈 이야기를 받아 적으며 정리합니다. (경청하게 되겠지요)
- 발제와 글꾼은 돌아가면서 맡으면 되고, 부수적으로 잘 듣고, 쓰고, 정리하는 것도 익히게 됩니다.
3) 아이들끼리의 독서카페를 만듭니다.
- 활성화는 잘 안되더라도 미리 발제문을 올린다든가,
모임 후 나눈 이야기를 글꾼이 탑재해 두면 쌓여가는 자료들을 통해 성장해 감을 알게 됩니다.
4) '10자 토크' 나 '한줄 느낌' , '작가나, 주인공에게 한마디' 해 보기
- 마무리 즈음에 이 책에 대한 것들을 경쾌하게 정리하는 느낌이 든답니다.
어른이 하는 독서토론이 아니다 보니 실제 아이들과 진행을 하면서 요지에 안 맞거나 흐름이 전혀 다른 방향으로 갈 때가 있습니다. 이 때 자기주장에 대한 근거나 내용을 적당히 끊어서 이야기할 시간제한도 필요합니다.
또 반드시 타인의 이야기가 끝나고 손을 들기(아주 구체적인 상황까지 미리 정해 놓는 것이 서로 기분 상하지 않는 길이지요.)
어떤 경우에도 비방의 언어와 대립 의견의 언어 구분하여 말하기 등이 있습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건 자유도입니다. 뭐든지 강제는 없습니다.
그런데 자유를 강조하다 보면 아이들이 읽어내는 양이 부족할 경우가 생기고 의무를 강조하다가는 자기 생각 끄집어내는 일의 가치를 생각하기보다 내용파악에 초점을 맞추게 되니 안타까운 상황이 생기지요. 이럴 때 가장 좋은 방법은 읽어 오지 않거나 준비하지 못한 아이에게는 다른 아이들의 의견을 듣고 질문을 하게 하는 방법입니다. 읽어 온 친구의 생각을 듣는 것만으로도 나중에 그 책을 읽게 될 경우 한번 그런 생각이 있었지 라며 읽을 수 있게 되니까요.
난 이 부분이 좋았는데 다른 아이는 전혀 다른 부분이 더 좋았을 수 있고 작가의 인물에 대하여 나는 이렇게 생각하는데 다른 아이는 다른 생각을 해 낼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토론의 매력이 아닌가 싶네요.
그리고 중재자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계시지요?
아이들의 말을 해설하듯 풀이해줄 필요는 없지만 의미 전달이 잘 되지 않는 경우는 다음 내용을 연결하여 말할 수 있도록 한번정도 정리된 언어로 짚어주시는 것도 필요합니다. 아이들에게 눈 마주치고 이야기하기도 중요한 전제조건이 되요. 첫소리를 높게 잡아서 시작하는 것도 예를 들어 알려 주시면 전체 토론을 진행할 때 매끄럽고 재밌는 흐름을 잡아 줄 수 있습니다.
'책을 읽을' 사람에게는 책에 대한 좋은 느낌을 주고, '책을 읽은' 사람에게는 책으로 인한 좋은 추억을 쌓게 해 주는 것입니다. 라는 말이 있지요.
독서교육이 반드시 글쓰기와 연계되어야 할 필요성보다 책에 관한 어떤 기억이 어떤 방식으로 남는지 더 큰 인식력에 바탕을 두어야 합니다.
정말 아이들과 함께 현명하고 지혜로운 방법으로 교육을 하시는 것 같아 글을 읽으며 뿌듯했습니다. 도움 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