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초등학교 3학년 남자아이로 혼자서는 책을 아예 보지 않으려 해서 걱정입니다. 어려서는 꽤 책을 즐겨 찾는 아이였는데 아무래도 학교에 들어가니 책을 읽어 줄 마땅한 시간이 부족합니다. 주로 자기 전에 읽어 주는데 그 외 시간엔 아무리 심심해도 책을 보지 않습니다. 틈이 나면 책 좀 읽어 보는 게 어떠냐고 물어도 책은 무조건 엄마가 읽어 줘야 한답니다.

글 밥도 많아지고 시간도 부족하고 한권 정도를 한 시간에 걸쳐 읽어 주다 보면 목도 많이 아프고 가끔 애가 딴 짓을 할 때도 있습니다. 혼자 독서하는 습관을 어떻게 잡아 줘야 하며 과연 10살이 된 지금 나이까지 엄마가 읽어 줘도 맞는 건지 궁금합니다.

A.   

초등학교 3학년까지 아이에게 책 읽어주시느라 고민도 많이 되시고, 힘도 많이 드시겠어요.

독서지도 하는 분들이나 책들 보면 아이들 책은 늦게 까지 읽어주어도 상관없다고 되어있긴 하지만 그게 쉬운 일은 아니지요.

아이들이 문자해독과 내용파악이 동시에 되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다른 사람이 특히 엄마가 읽어주는 것이 좋다고들 이야기 하지요.

초등학교 3학년 까지 열심히 읽어주실 만큼 독서에 관심도 많고 열의도 있으신 분이라면 제가 말씀 드릴 수 있는 부분도 이미 다 알고 계실텐데.. 이미 다 하고 계시지는 않았을까 싶습니다.

궁금한 점이 있어 질문합니다. 아이가 그림책은 많이 보았었는지요?

전 아이들이 먼저 그림책을 충분히 보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냥 그림책에서 이야기만 접하는 것이 아니라 글자가 아닌 그림만으로 책을 읽어나갈 수 있는지 궁금해요.

3학년이니 무조건 내용이 많은 책, 3학년 권장도서에 있는 책을 읽으라 하지 마시고 그림책을 함께 재밌게 읽어보시기를 권해드리고 싶어요.

사실 그림책 중에는 상당히 어려운 내용의 이야기를 그림으로 풀어놓아 고학년이나 성인이 되어야 이해할 수 있는 이야기를 담아놓은 경우도 많거든요. 더 정확히는 나이가 어린친구는 어린대로 나이가 많은 사람은 세월의 깊이대로 이해의 폭이 달라지는 것이 그림책이거든요.

그러니 혼자 책을 보려하지 않는 아이에게 아이가 좀 쉽게 접근 할 수 있는 책을 권해주면 어떨까 해요. 그리고 나서 조금 더 이야기가 많은 것, 좀 더 다양한 이야기, 특히 아이가 좋아하는 분야의 이야기들을 접하게 해주면 어떨까요?

그리고 이야기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다 읽어주려고 하지 마세요. 아이가 충분히 읽을 수 있다면, 아이가 재미있어할 만한 이야기책을 호기심이 생길 만큼만 읽어주시고 뒷부분은 어머니 혼자 읽어보세요. 혹시 아이가 조금이라도 혼자 읽어나가면 함께 이야기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수 있도록 해주세요.

또 한 가지 드리고 싶은 이야기는 아이들은 초등학교 3학년 여름방학을 전후로(아이들 마다 편차가 많기는 하지만) 상당히 많이 변하더군요. 혼자선 전혀 하지 않던 일들도 알아서 하기도 하고...(물론 스스로 할 시간을 주었을 때 이야기예요. 아이들은 시행착오를 통해 성장하니까요.)

그러니까 조금 더 힘을 내어 보시라고 응원해드리고 싶네요.

아이도 엄마도 즐겁게 스스로 책을 읽게 되기를 빌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