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습방법및기타초4 엄마가 주도하는 학습인가?

사교육걱정없는세상
2020-05-21
조회수 2357

Q. 초등4학년 아들 문제로 문의드려요. 아이의 노는시간부터 학습까지 제가 관리를 하고 있어요. 직장을 다니지만 비교적 퇴근이 빠른편이라 오후에는 아이와 같이 보낼 수 있거든요. 문제는 계획대로 진행도 잘 안되고 예상보다 많은 시간이 소요되다보니 잠자리에 드는 시간이 점점 늦어지면서, 독서할 시간도 없이 아이는 점점 지쳐해요.

 

학원은 현재 피아노와 영어학원을 매일 가고 있고, 주2회 학습지 선생님이 수학과 어문으로 따로 방문하고 있지요. 방과후 학원까지 마치고 집에 오면 6시30분정도 되고, 중간중간 남는시간에는 집에서 쉬거나 놀게 하고 있어요. 6시30분정도 귀가후 휴식하고 저녁먹고 본격적으로는 8시정도부터 숙제와 복습 그리고 학습지를 하고 있어요. 좀 일찍 시작하고 싶어도 아이가 쉬는시간이 부족한가 싶어 (아이도 휴식을 많이 요구) 일찍 시작하지 못하고있습니다.

 

학교나 영어학원에서의 숙제량은 많지 않고, 복습도 당일 진도나간 과목에 대해서만 전과를 보고 그날그날 확인문제로 1-2문제만 풉니다. 수학은 교과서 진도따라 합쳐서 10문제정도 풀게 하고 있으며, 눈높이학습지 수학(연산,사고력), 국어, 과학 밀리지않게 하고있어요. 제생각엔 10시정도면 다 끝낼수 있을거같은데 다 마치고 나면 거의 11시가 넘고 씻고 잠자리에는 11시30분~12시에 들게 됩니다. 제가 중간중간 체크를 하지 않으면 꼭 한두개씩 까먹거나 하지 않는 부분이 나오고 딴짓하거나 멍하게 있을때도 많아서 자꾸 보채고 잔소리를 하게 되요.

 

몇년전만해도 초등생이 12시에 잔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왜그렇게 시키나 하고 혀를 찼었는데, 제가 이 상황이 되고보니 참 답답하기만 합니다. 그렇다고 점수가 잘 나오는편도 아닙니다. 특별히 잘하거나 못하는과목이 일정치 않고 점수의 기복도 심합니다.

 

제 아이는 말그대로 반평균을 깎아먹는 아이라고 보면 됩니다. 좀 잘했다 싶을때는 다른 아이들도 다 잘한상태이구요. 제가 시키지 않으면 시작할 생각도 안하고 있고, 그렇다고 제가 하라는 것에 대해서 특별히 불만을 토로하지도 않습니다. 제가 여러가지 방법으로 진행해보고 아니다 싶으면 방법을 바꾸는데, 그럴때마다 아이의 의견을 물어보고 반영하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제생각이 주가 되고 있고 아이가 동의하는 식입니다.

 

가능한 주말은 바깥활동도 많이 하고 집에 있더라도 학습은 쉬게 해주자 라는 생각으로 생활하고 있는데 주중 시간활용이 이러다보니 주말에도 배분해서 해야하지 않을까? 놀게도 하고싶고 그냥 알아서 하게두자니 불안하고, 솔직히 학습지는 사교육에 해당되지 않는거라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것도 잘못알고 있는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더군다나 학교 검사에서 집중력이 많이 낮게 나온 결과를 보니 더 답답해요. 학습량이 정말 많은건지, 뭔가 잘못을 하고 있는데 제가 못알아채고 있는 것인지 답답하고 혼란스러워 도움요청드립니다.

하나 더, 학습지 채점은 제가 하고있고, 틀린부분은 선생님이 오셨을때 봐주시곤 하는데 오답량이 줄지를 않고있네요.



A. 초등학교 4학년 남자아이를 키우고 계시네요. 직장생활을 하지만 퇴근이 빠르다고 하시니 아들이 집에 오면 엄마가 있는 안전하고 든든한 환경이네요.

 

상담글을 읽으며 아들의 입장에서 생각해봤어요. 매일 학교 갔다 끝나면 영어 학원과 피아노에 가고 집에 와서 일주일에 두 번은 학습지 선생님과 수학은 연산과 사고력 2개를 하고, 어문도 해요. 그리고 좀 쉬다 저녁 먹고 8시부터 학교와 영어 학원 숙제를 하고 진도나간 과목을 전과로 풀어보고, 수학과 수학 익힘책도 10문제 풀어요. 12시 전후가 되어서야 자면 하루 중에 공부와 학습 외에 시간은 잠자는 시간과 귀가한 오후 6시 30분에서 8시, 그것도 저녁 먹는 시간과 학습지 선생님 수업시간을 빼면 1시간 밖에 쉬는 시간이 없는 거라고 여길 것 같아요.

 

물론 본인이 이렇게 계획을 세우고 하겠다고 했다면 다를 거예요. 하지만 중고등학생도 이렇게 할 수 있을까 싶은 생각이 드네요. 학교검사에서 집중력이 많이 낮은 것으로 결과가 나왔다고 하니 더욱 아들에게는 쉽지 않은 일과로 보여요. 초등학생들 수업시간이 40분인 이유가 있어요. 집중력이 높지 않기 때문이에요. 중학생은 45분, 고등학생은 50분이 1시간의 수업시간이에요. 5분이 무슨 차이냐고 하겠지만 이렇게 6~7교시를 한다고 하면 하루 수업이 끝나는 시간이 30분 이상 차이가 나는 거죠. 40분의 수업 후에 쉬는 시간이 있는 것도 마찬가지에요. 쉬는 시간이 있어야 다시 집중할 수 있어요.

 

그런데 8시부터 11시까지 3시간을 숙제와 복습, 문제풀이를 한다는 것은 집중력이 낮은 아이에겐 고역일 수 있다는 거죠. 그럼 그냥 놔둬야 하나요?라고 물어보실 수 있는, 그래서 아이에게 물어봐야 해요. 지금의 학습량과 방법은 어떤지, 학습지, 학원이 공부에 도움이 되는지 등을요. 아이마다 받아들이는 속도와 정도가 다 다르기 때문에 내 아이에게 맞는 것이 어느 정도인지 살펴보는 것에부터 시작하시면 좋겠어요. 소화시키지 못하는 데 계속 음식을 먹으면 체하는 것과 같이 학습도 마찬가지예요. 심해지면 거식증이 생기듯 학습에 대한 거부반응이 올 수도 있어요.

 

초등 4학년이면 앞으로 고등학교까지 9년은 이렇게 공부를 해야 하는데, 아니 더 늘어나는 학습량과 강도가 되겠죠. 정말 공부에 집중해야 할 시기인 고등학교에 손을 놓아버리면 혹은 그 전에 공부에 질려버리게 되면 아무 소용없겠죠.

 

이번 기회에 초등학교 때 무엇이 가장 중요한지 어머님도 생각해보시면 좋겠어요. 초등공부는 문제집과 전과에만 있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직접 몸으로 느끼고 관찰하고 생각하며 이해하는 과정들. 나와 가족, 친구, 선생님 등과 함께 신뢰감을 가지고 즐겁게 생활하는 것. 이것들이 모여 ‘아~ 세상은 살만하구나!’하는 마음이 생기는 것. 전 이런 것들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렇다고 공부를 전혀 하지 말라는 것은 아니에요. 초등 수학이 중, 고등수학의 기본이 되는 것이니 수학은 수학과목이 들은 날 집중적으로 복습을 하는 것으로 기초를 다져가면 돼요. 수학교과서와 익힘책 정도면 되는데 좀 더 하겠다면 아이가 70% 정도 풀 수 있는 문제집 한권이면 충분해요.

영어는 학원을 매일 다닌다고 했는데 이 부분도 아이가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어봐주시면 좋겠어요. 주3일이나 2일 정도로 바꿀 수도 있으니까요. 학습에서 부담으로 작용하면 장점보다 단점이 더 많아요. 나머지 과목들은 학교 수업으로 충분하고 만약 좀 부족해보이면 관련 책을 보는 것으로 보충해주면 될 거예요. 학습만화도 좋고 과학 잡지, 신문도 좋아요.


상담글 중에 ‘제 생각엔 10시정도면 다 끝낼 수 있을 거 같은데... 제가 시키지 않으면 시작할 생각도 안하고 있고, 그렇다고 제가 하라는 것에 대해서 특별히 불만을 토로하지도 않습니다.’ 라는 부분을 보면 아이 주도가 아닌 엄마 주도가 되고 있구나 싶었어요. 무엇보다 아이가 엄마에게 자신의 마음을 이야기하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 싶기도 하고요. 조금 더 아이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아이에게 주도권을 넘겨주시면 해요. 나보다 엄마가 내 성적과 공부에 걱정이 많으면 아이들은 자신의 공부임에도 남의 공부처럼 뒤로 물러나서 고민하지 않더군요. 그래서 엄마는 뒤로 한 발 빠져 도움을 요청할 때 들어주면 돼요. 아이를 믿고 아이에게 선택권을 주면 오히려 아이들은 책임감을 느끼며 본인 공부를 해요. 그동안 놀지 못했다고 느꼈기 때문에 충분히 놀고 싶은 마음에 당장 공부를 하겠다고 안할 수도 있어요. 그럴 땐 그 마음을 진짜 공감해주는 것을 먼저 하시면 좋겠어요. 이때 공감하는 척이 되면 안돼요. 혹은 “그래 네 마음 알겠어. 하지만...”하고 단서조항이나 엄마가 원하는 방향으로 돌리신다면 그것은 공감이 아니에요.

 

아이들은 자신이 못 누렸다고 생각하는 것들을 충분히 했다고 느껴지면 다시 출발해요. 여기서 ‘충분히’는 아이마다 다르기에 얼마큼이라고 단정 지을 수 없지만요.

 

초등학교 4학년 아들과 방과 후에 맛있는 간식해먹으며 계절의 변화를 이야기하면서 과학을 익히고, 학교생활과 친구 이야기하면서 사회생활에서 필요한 자질을 알아가며, 감성을 키울 수 있는 책을 같이 보며 울고 웃는, 푸근하고 내 맘껏 행동할 수 있는 집을 만들어주는 것이 부모의 역할이 아닐까 싶어요.

 

사춘기가 시작되어도 엄마와 대화가 끊이지 않는 환경을 지금부터 만들어보셨음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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