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학습 초등 1학년 수학연산 공부

사교육걱정없는세상
2020-05-21
조회수 2708

Q. 초등1학년 남자 아이 엄마입니다. 그동안 학습지나 사교육은 접해보지 못했고 저와 조금씩 복습 정도만 해왔어요. 사교육을 하지 않는 만큼 부족한 부분을 제가 메워줘야 했는데, 제가 일을 하다보니 꾸준히 가르치기가 힘들더군요.

 

핑계 일수도 있지만 저희 아이 학교는 1학년 1학기때부터 오카리나, 독서록, 받아쓰기, 그림일기, 주말숙제등 아이가 학교 돌봄교실에서 5시 이후에 집에 오면 숙제 하기만으로 벅차서 따로 공부는 하지 못했고 수학 단원평가 본다는 알림장을 받을 때만 수학 익힘책을 풀어보는 정도였어요. 어제 저녁에 담임 선생님께 문자를 받았습니다.

 

8월 방학동안 부족한 아이들은 학교에서 공부방처럼 무료로 수업 받을 수 있다며 신청 대상 아이들에게 보내는 거라며 신청할 사람들은 신청하라는 안내였습니다. 1학기 내내 선생님께 아이가 어떤 부분이 부족한지 단 한번도 연락을 받지 못했기 때문에 좀 당황스러웠어요. 학교에서 덧셈 뺄셈 수업시간은 짧고 저 또한 그부분을 많이 신경써주지 못해서 단원평가 볼때 잘 보지 못했을 거라는 생각은 했습니다. 그래서 방학 때 연산을 좀 집중적으로 공부해야겠다 생각은 하고 있었는데 막상 선생님께 안내 문자를 받으니 아이를 너무 풀어준 건가? 싶어요. 주위의 학습지 권유와 나중에 후회할거라는 옆집맘들 협박에도 흔들리지 않았는데 선생님의 문자 하나에 쉽게 무너지게 되네요. 과연 내가 잘하고 있는걸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이가 책을 좋아해서인지 연산의 정확도와 속도에서는 느리고 부족해도 그 외 다른 부분은 이해력도 좋아서 물어보면 수학 어렵지 않아하고 재미있다고 말합니다. 연산부분을 어느 정도까지 가르쳐야하고 매일 공부해야 하는 건지 궁금합니다. 2학기때는 연산부분이 두 자릿수이고 더 어려워진다고 주위에서 겁을 줘서 걱정입니다.

 

A. 안녕하세요.

아이가 학교에 입학하면, 7세 이하 때와는 다른 생활이 시작된다고 여겨집니다. 학교라는 곳이 유치원이나 어린이집보다는 공적으로 느껴지지요. 좀 더 복잡한 사회생활이 시작 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선생님과의 관계도 달라집니다. 아이, 부모 모두에게 해당 됩니다. 어머님께서 아이가 방학 보충학습이 필요하다는 문자를 받았을 때, 사전에 어떠한 말도 못 들었기 때문에 당황스럽고, 엄마로서 더 신경쓰고 가르치지 못한 것에 대한 미안함으로 고민과 걱정이 되셨을 마음에 공감합니다.

 

학습 부분에서 내 것으로 만드는데 걸리는 시간이 다른 아이들보다 더 필요한 아이가 ‘내 아이라면 어떡하지!’ 하는 걱정은 왜 들까요? 부모인 나는 아이가 천천히 알아가도 된다고 생각했는데, “느림이” 아이의 자존감 형성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는 두려움 때문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그런데 이런 부정적 생각들이 오히려 아이들이 가지고 있는 본연의 색깔을 잃어버리게 할 수도 있습니다.

 

이런 이유에서 어머니께서는 잘 하고 계시다는 응원을 하고 싶습니다. 사교육보다는 시간을 내서 어머님이 하실 수 있는 부분을 고민하고 실천하고 계시니까요.

아이들은 부모의 흔들리는 눈동자와 마음에 영향을 받습니다. 그러나 잠깐의 흔들림은 고민을 하게 되고, 방법을 찾게 만들기 때문에 이 또한 나쁜 것만은 아니지요. 지금의 어머님처럼 말입니다.

 

책을 좋아하고 이해력이 뛰어난 아이는 생각의 폭도 넓고 깊을 것입니다. 이는 수학을 하는데 있어 큰 장점이라 하겠습니다. 수학은 사고를 다양하게 이끌어 내어 여러 가지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을 통해 통찰력과 논리력, 창의력을 높일 수 있는 유익한 학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정확한 개념없는 반복적 연산연습은 오히려 수학에 대한 부정적 감정이 강화될 수 있습니다.

 

초등 저학년 연산의 경우 아이가 재미있어 하고 즐거워하는 것이 아니라면 자리 잡고 앉아서 학습지로 공부 하는 것보다는 구체물로 수감각을 익히도록 하면 좋겠고, 다양한 방식으로 체험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이제 막 수학이란 과목을 접하게 되는 경우 익숙하지 않은 단어와 개념이 나오기 때문에 어른들이 생각하는 만큼 쉽게 다가오지 않습니다. 예를 들면 수를 셀 때도 5를 상황에 따라 ‘오’ 또는 ‘다섯’이라고 읽어야 하는데, 어른들은 이미 그 시기를 지났기에 익숙하지만 아이들은 헷갈리는 것이 당연하고 어렵지요. 수학에 나오는 숫자와 개념들이 추상적 개념이기 때문입니다.

 

추상적 개념을 익히기 위해서는 구체물을 가지고 충분히 활동하고 이해해야 비로소 익혀집니다. 예를 들어 바둑돌이 집에 있다면 ‘5’라는 수를 가지고 눈으로 보고 만져보면서 5와 10를 비교하기도 해봐야 하고, 10이란 수를 가지고 가르기와 모으기도 직접 해보면 좋습니다.

 

또 일상에서 다양하게 숫자를 접하기 시작해 충분히 호기심을 갖도록 하는 것도 추천합니다. 예를 들면, 산책하다가 “1층에 편의점이 있는 건물은 옆에 있는 헬스장 건물보다 높네” “저기 전봇대의 전기줄에 비둘기가 앉아있다! 몇 마리가 있는지 세어볼까? 하나, 둘, 셋, 세 마리나 앉아있네,” 식사 준비하면서 “오늘 반찬으로 메추리알 조림했는데, 우리 철수는 몇 알 먹을래?”이런 방식으로 아이가 실생활에서 숫자를 자연스럽게 익히고, 관심을 갖도록 유도하면 좋겠습니다. 아이의 이해 정도를 관찰하면서 조금씩 숫자와 단위의 범위를 넓혀나가는 것도 좋지요. 마트에 갔을 때 “사과 한 개에 1,000원이야. 몇 개 담을까? 여섯 개면 6,000원이네“ ”돼지고기가 500g씩 포장되어있네, 우리는 1kg이 필요하니까 두 팩 사면 되겠다“등 매번 하지 않더라도 상황에 따라 퀴즈도 내고, 유추도 해보도록 하면서 실생활에서 덧셈을 어떻게 활용하는지 보여주는 것도 좋은 방법일 수 있습니다. 직접 계산에 참여도 해보도록 하고, 나중에는 심부름도 해 보면 좋겠지요. 길이에 대한 단위나 부피에 대한 단위도 실제 아이가 직접 측정해보도록 하는 것이 글자로 익히는 것보다 훨씬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잠자리에서 책을 읽거나 이야기를 하면서 이미지로 연습하는 것도 좋습니다.

 

아이의 성향과 기질이 어떠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선생님 놀이처럼 엄마와 아이가 번갈아 계산 문제 내고 가르쳐 주기를 하거나, 퀴즈 놀이를 해도 되고, 작은 화이트 칠판에 썼다 지웠다 하면서 연습 하는 것을 좋아하는 아이도 있습니다. 그만큼 아이의 기질과 성향에 따라 다양한 방법으로 아이가 가지고 있는 수학에 대한 긍정적 감정을 보강하면서 연산을 익힐 수 있다는 것이지요.

 

초등학교에 들어가면서 연산교육에 대한 걱정이 많은 이유는 무엇일까요? 반복적이며 기계적으로 풀다 보면 문제를 보자마자 바로 정확하게 계산되어 나와서 고학년 이상이 되었을 때 “시간이 모자라서 문제를 다 못 풀었다고 해요”라는 어려움이 없길 바라는 것이겠죠? 그래서 연산 시간을 단축시키기 위해 초등 때 기계적으로 연습을 시킨다고 생각하시는 듯 합니다. 그러나 중고등학교 시험에서 연산 실수는 풀이과정을 빼먹는다든지 하는 계산 실수에서 틀리는 것입니다. 계산을 실수 하지 않으려면 연산의 기계적 반복보다는 문제 푸는 당시의 집중력이 연산을 정확하게 합니다. 또 대부분은 시험 시간이 모자라서 수학을 못 푼 게 아니라, 구해야할 식을 못 세워 문제를 못 푸는 것이지요.

 

퇴근 후 아이의 정서와 학습을 동시에 챙기기란 쉽지 않습니다. 반복적이고 기계적 연산연습보다는 구체물로 시작해서 아이가 추상적 개념을 충분히 익히도록 기회를 주고, 덧셈과 뺄셈의 개념을 이해하도록 도운 후 그것이 충분히 되었을 때 학습지든 문제를 가지고 연습하도록 확대해나가시길 제안합니다.

 

아이가 아직 '수학! 어렵지 않고 재미있다‘라고 말하니, 지금 이 상황을 더 지지하고 격려하는 방향에서 연산도 접근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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