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격/정서/행동인정을 받고자 하는 욕구가 강한 중2 딸, 어떻게 대화해야 할까요?

사교육걱정없는세상
2026-02-04
조회수 838

Q. 세상 사람들이 무서워 하는 중2 여학생 한 명 모시고 삽니다. 그런데 이 중2 여학생이 타인에게 인정받고자 하는 욕구가 좀 심하다 느껴지네요. 예를 들면 작년까지만 해도 '보조 선생'이었습니다.

선생님께 인정 받는 것을 싫어할 사람은 없지만, 특히 인정의 욕구가 강한 터에 초등학교 6년, 중학교 1년, 인정받고 싶은 욕구와 선생님과 잘 맞는 부분이 있어서 늘 학교 생활 즐겁게 하는 편이었는데요.

 

중학교 2학년이 되면서 담임선생님과의 문제가 생기기 시작하네요. 예를 들면 한번도 경험이 없는 반성문을 쓴다든지..수업 시간에 이야기 하다가 머리를 맞고 온다든지..그런데 아이가 하는 말을 들어보면,

뭐 선생님이 자신의 표정을 가지고 문제를 삼는답니다. 표면적인 이유인 것 같고, 가만히 살펴 보면, 다른 선생님들처럼 인정하지 않는 듯한 선생님에 대한 불만으로 보여집니다.

 

또 얼마 전엔 동네에서 서울시 지원을 받아 운영하는 오케스트라에 가입하여 활동 중인데,

제가 따라 가서 한번 구경을 한 적이 있어요. 만들어 진지 2개월 정도 밖에 안 되어서, 서로 익숙하지 않은 상태입니다. 그런 상태에서 아이는 지휘자에 대한 불만이 한 가득이어요. 잘 알지도 못하면서 나만 지적한다.. 엉엉 울기까지.. 저는 좀 당황되더라구요... 그래서 지휘자와 또 구성원들, 그리고 네가 아직 익숙하지 않은 상태라 그렇지.. 특별한 감정을 가지고 지적하는 것 같지 않다고 이야기를 했지만, 완전 말도 못 붙히게 하더라구요. 자기가 다른 아이들 앞에서 망신을 당하는 기분이라며...상황을 말로 설명하려니 좀 중언부언이네요...

 

질문을 요약해서 말씀 드리면, 인정 욕구가 강하여 스스로 맘이 편하지 않은 아이 부모로써 어떻게 대화를 나눠야 할까요? 막 맞장구를 치자니, 그건 아닌 것 같고, 그렇다고 가르치자니, 아이의 감정이 완전하게 해소되지 않을 것 같고, 고민이 됩니다.

 

A. 그동안 즐겁게 활동해 온 딸이 어느 순간부터 힘들어하고, 마음 문을 닫는다면, 저로서도 상당히 힘들 겁니다. 하지만 이 과정을 통해 따님과 어머님 모두가 새로운 계기를 맞이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해 봅니다.

 

어머님, 전 우선 따님의 나이를 생각해 보았습니다. 또 미디어의 영향 등으로 우리 아이들이 갖게 되는 ‘타인의 시선으로부터의 부자유’를 생각해 보았습니다. 어쩌면 최근 중고생들의 성형열풍 등 외모 가꾸기 열풍도 비슷한 경우가 아닌가 싶습니다. 자신의 가치를 자신이 아닌, ‘타인의 시선’에서 찾는 것이지요. 타인이 자신을 어떻게 보는가, 내가 괜찮게 보이는가가 중요한 가치기준이 됩니다. 물론 사회적 관계 속에서 타인의 시선을 완전히 무시할 수는 없습니다. 우리 엄마들도 곰곰이 생각해 보면, 타인의 시선 속에서 살아가는 걸 알게 됩니다. 가령 옷과 화장 또한 자기만족과 더불어 사회적 관계 속에서의 자기 위치를 명확히 하기 위해서 일겁니다. 자리에 따라 옷과 화장이 달라지는 것도 그 이유 때문이겠지요.

 

더구나 따님은 중학교 2학년입니다. 당연히 그러한 모습을 보이기 마련이지요. 중학생, 빠르면 초등학교 고학년 연령층에 해당되는 경우, 자아정체감이 발달하는 시기로 알고 있습니다. 당연히 혼돈이 있기 마련입니다. ‘나는 어떤 아이인가’, 그런데 따님의 모습을 보면, 자신이 어떤 아이인지를 자신의 인식이 아닌 ‘타인의 시선’ 속에서 많이 규정해 온 듯 합니다.

 

‘넌 이쁜 아이야, 넌 할 수 있어. 넌 웃는 모습이 귀엽구나, 오늘 옷은 근사한데...’ 등등 아이에 대한 타인(주로 선생님들이었겠지요)의 말들 속에서 아이는 자신감을 가져온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어떠한 일을 성취하는 과정 속에서 마땅히 칭찬받아야 할 것이 아닌, 그냥 아이가 가지고 있는 천성에 대한 의례적인 칭찬으로 아이는 자신감을 가져온 듯합니다. 담임선생님이 자신의 표정을 가지고 문제를 삼는다고 이야기한 것을 보면, 그렇게 보입니다. 오케스트라 활동에서도 아이는 자신을 지적한 것에 대해 받아들이지 못하고, 슬픔에 빠져듭니다. 따님에게는 충격이었을 겁니다.

 

먼저 따님의 말을 충분히 들어주면 좋겠습니다. 주변 사람들이 보이는 행동이 그렇지 않다고 설명해주는 것보다는, 아이의 마음이 얼마나 아픈지를 알고, 같이 느끼면 좋겠습니다. 경청은 백 마디의 말보다 소중합니다. 경청만으로도 아이는 자신과 엄마가 같은 느낌을 갖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입니다. 큰 위로가 되지요.

 

그리고 따님을 칭찬할 때, 나타난 결과나 품성, 기질에 대해서가 아닌, 과정에 대한 칭찬을 해봄은 어떨까요? ‘열심히 연주하더구나’ ‘틀렸어도 쫄지 않고 연주하던데, 멋진걸’ 등등 과정에 대한 칭찬은 아이가 타인의 시선으로부터 조금씩 자유로워질 수 있는 에너지를 줄 겁니다.

 

그리고 어머님, 타인의 반응에 대해 일일이 설명할 필요는 없는 듯합니다. ‘선생님이 사실은... 그래서 그런 것 아닐까?’ ‘아마 그럴 거야’ , 이건 추측일 뿐입니다. 정확하지 않은 평가는 하등 도움이 되질 않을 겁니다. 오히려 아이가 담임선생님이나 지휘자 선생님과 좋은 관계를 맺고 싶다면 정식으로 대화를 하거나 면담을 요청하는 것이 나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아직은 그 분들이 따님을 어떻게 바라보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따님의 마음상태가 중요하기 때문에 천천히 하셔도 되겠습니다.

 

제 아이는, 이런 말을 자주 합니다. ‘나 아까 손 번쩍 들고 말할 때 아이들이 모두 쳐다봤지.’

전 그때 이렇게 말합니다. ‘응. 번쩍 든 00이의 모습이 자신있어 보이더라. 친구들이 부러워하던걸’

그리고 아차~합니다. 친구들의 시선은 중요한 게 아닌데....

 

점점 복잡해지는 사회적 관계 속에서 ‘타인’의 시선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는 ‘아이’를 키우는 일은 중요한 일입니다. 타인의 인정에 너무나 집착하게 되면, 결국 자존감이나 정체감은 흔들릴 수 있으니까요.

 

■ 추가답변
십대 아이들은 선생님에 대해 나쁜 용어를 사용하는게 다반사입니다.

‘담탱이’란 말은 아주 점잖은 말이죠.

제 생각엔 아이들의 그런 용어 사용하기는 두 가지 감정에서 비롯된 것이 아닐까 생각해요.

 

첫째는 다른 친구들과 비슷한 용어를 사용, 그 감정에 동조하는 것이죠. 같은 옷, 같은 가방, 같은 머리, 같은 음악, 그리고 같은 용어 사용...이것이 아이들에게는 정상으로 비춰집니다. 그리고 그 정상이라는 부류에 속하면서, 십대라면 누구나 갖게 되는 특유의 불안을 조금이나마 덜게 되는 것이 아닐까요. 또 하나는 자신을 둘러싼 권위에 대한 도전 때문이 아닐까, 싶어요. 무조건 반대하는 것이죠. 교사에 맞서는 방법을 일종의 언어 유희 사용, 비하하기, 속어 사용 등으로 택한 것이죠. 우회로인 셈이죠.

 

제 생각에 따님이 그런 용어로 말을 할 경우, 어머님은 그 비속어를 사용치는 마시고, 들어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 용어를 사용할 때의 분위기, 악의적인 분위기가 아닌 자신의 입장 토로에 대해 엄마가 들어주기를 바라는 분위기라면, 그냥 들어주기만 하면 될 것 같아요.

 

그러나 그 용어 사용이 빈번하거나 악의가^^ 비칠 경우엔 따님의 마음이 편안해졌을 때 ‘누가 날 그렇게 부른다면 속상할 것 같어’ 정도로 말씀하세요. 그 정도로도 따님은 아마도 엄마의 ‘말’을 알아들을 것입니다. 만약 매 때 지적을 하고, 그렇게 하지 말라고 한다면, 아마도 따님은 엄마와 더 대화하지 않게 될 것입니다.

 

사춘기 여자아이의 경우, 감정의 기복이 심합니다. 일관된 대화의 시간을 갖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지요. 그리고 말을 들어주면서 따님의 마음을 편안하게 하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편안한 마음은 결국 안정된 언어의 사용으로도 이어질 겁니다. 부모는 길게 보고 길게 가야 한다는게 제 생각입니다. 저도 잘 안되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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