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격/정서/행동마음이 여린 초2 아들, 어떻게 지도해야 할까요?

사교육걱정없는세상
2026-02-04
조회수 908

Q. 오늘, 아이 담임 선생님을 뵙고 오면서, 왠지 모르게 착잡한 마음을 다스리기가 힘이 들어 상담을 드리네요. 제 아들은 초등학교 2학년, 외동 아이인데, 누가 봐도 마음이 약하고 여리다고 합니다.

친구들과 노는 것도 좋아하고 목소리도 작지 않은 편이지만, 친구에게 드센 행동 한번 한 적 없고 눈물이 많은, 그런 아이지요. 책을 많이 읽고 자기가 아는 것을 이야기하는 것을 즐기며, 그럴 때는 누구보다는 크고 논리적으로 이야기를 할 수 있는데, 단지 자기의 마음을 드러내 보이는 것에는 아직 미숙한 부분이 많은. 아이 아빠나 엄마인 저나 워낙에 지닌 성향이 큰 소리 내지 않고 조용조용 이야기하는 편이며, 아이에게도 언제나 야단을 치기 보다는 두 번 세 번 타이르는 것이 아이를 키우는 스타일인, 어찌 보면 조용한 가족입니다.

 

어제, 같은 반 아이가 제 아들의 머리카락을 움켜쥐고 잡아당긴 일이 있었다는 것을, 같은 반 다른 아이에게 들었어요. 아이가 먼저 말을 꺼내지 않기에, 머리 아프지 않니? 하고 물었더니, 그제서야 이야기를 하더군요. **이라는 친구가 넘어져 다쳤는데, 자기가 보니 별로 심하지 않아서, "별 것 아니네"라고 말을 했답니다. 그런데, 그 옆에 있던 ㅇㅇ라는 친구가 제 아들의 머리카락을 움켜쥐고 흔들었다고요. 그리고 나서, "벌쎄 세번째야"라고 말을 하는데, 내심 걱정이 되기 시작하였습니다. 회장, 부회장이 하는 "차렷, 경례"를 제 아들이 장난으로 했는데, ㅇㅇ라는 친구가 "회장, 부회장이 하는 걸 왜 네가 하냐"라고 하며 똑같은 행동을 두 차례나 하였다고 하네요.

 

이야기를 듣고 나서, 속상했을 것 같아 위로를 해주면서 친구가 너에게 네가 원하지 않는 행동을 할 때에는 싫다는 의사 표현을 분명하게 하여야 한다, "하지 마!!"라고 크게 소리쳐야 하고, 연습을 함 해볼까? 했더니, 마음이 떨려서 잘 못하겠다고 합니다. 자기가 선생님께 말씀을 드리려니, 선생님이 자기 이야기를 잘 들어주시지 않는 것 같아, 얘기해도 소용없다고 하고요. 어찌 되었던, 자기 자신을 지키는 것은 엄마나 선생님이 해 주기 어려운 부분이니, 분명한 의사 표현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자고 하며 이야기를 마무리 지었습니다.

 

제가 걱정이 된 부분은, 같은 행동이 3차례나 있었다는 점과, 아이들이 상대방의 신체에 크던 작던 물리적인 힘을 가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생각이었습니다. 밤새 고민을 하다 오늘 오후 수업이 끝날 무렵에 담임 선생님을 찾아뵙고 상의를 드리고자 하였지요.

 

선생님께 자초지종을 말씀 드리니, 선생님께서는 제 아들이 집에서 너무 곱게 키워져 여리기만 하다고 말씀을 하십니다. 그리고, 물론 ㅇㅇ라는 아이가 그런 거친 행동을 하지 않으면 좋겠지만, 교실에서 아이들이 쉽게 컨트롤되지 않는다는 말씀을 하시고요. 제가 우려하는 점을 말씀 드리며, 선생님께서 한번 정도 조정을 해주시면 좋겠다는 부탁 말씀을 드리고 자리를 마무리하였습니다.

 

말씀만으로는 틀린 이야기도 아니고, 제가 제 아이의 성향을 모르지 않기 때문에 수긍할 수도 있지만, 왜 이리도 마음이 착잡한지 모르겠습니다. 마음이 약한 아이도 커가는 과정이고, 친구를 때리거나 괴롭히는 아이도 커가는 과정에 있으며, 이렇게 커가는 과정에서 상대방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한 가르침도 학교 교육에서 중요한 부분으로 지도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똑같이 커가는 과정이니 어떤 행동도 동일한 방식으로 이해되고 수용될 수 있는 것은 아니지 않을런지요?

 

아이가 첫 돌 무렵부터 어린이집에서 종일반을 하며 자라왔습니다. 아기 때부터 온순한 성향을 가진 아이였고, 어린이집에서 또래들, 형과 누나들을 무수히 많이 겪고 때로는 치이기도 하며 자라왔는데, 그런 환경에서도 온순한 성격은 바뀌지 않았습니다. 타고난 기질이라고도 여기며, 장점과 단점이 동시에 될 수 있는 성향이라고 생각하여 왔습니다. 다만, 아이가 커가면서 자신이 원치 않는 행동을 대하게 될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를 가르치고자 애를 쓰고 있지만, 아이로서는 쉽게 받아들이고 변화되지는 못하고 있지요. 학교에 들어가면서 부터는, 쉽게 울어버리는 버릇을 고치고자 한 번씩 야단을 치기도 하였는데, 이것이 아이에게는 부담이 되었던지, 자신이 울었던 일이나 위에 말씀 드린 일처럼, 자신이 적절히 대처하지 못하였다고 스스로 생각되는 일에 대해서는 아예 집에서 이야기를 안 해버리는 듯 합니다. 엄마가 아는 것이 싫고, 하려고 해도 안되는 것을 엄마가 자꾸 이야기하는 게 내심 스트레스일 것으로 짐작하고 있습니다. 제가 아무리 가리려고 해도, 제 마음 속에 있는 아이의 성격에 대한 걱정과 스트레스가 아이에게 전달이 되는 것 같아 미안하고 마음이 아프네요.

 

이런 아이, 어떻게 지도해야 할까요?

혹시, 자존감이 부족하여 자기의 부정적인 감정을 잘 표현하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걱정도 들고요. 착잡한 마음에, 두서 없이 상담을 드립니다. 크면서 자기만의 방법을 찾을 테고, 크는 만큼 나아지겠거니 생각을 하면서도, 한번씩 겪게 되는 비슷한 사례들 앞에서는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게 되네요. 가슴에 담을 수 있는 좋은 답변을 부탁 드립니다.

 

A. 첫 머리부터 걱정하시지 말라는 말씀 먼저 드리는 것이 남의 일이라 쉽게 말하는 것 같이 느껴지실지 모르지만 대부분 남자 아이들 중 온순한 성격을 갖고 있는 부모님들이 많이 의논하시고 걱정하시는 문제랍니다.

 

아이가 책도 좋아하고 나름대로 논리적으로 큰 소리로 어떤 의견을 말하는데 어려움은 없어 보입니다. 그러나 자기 주장을 하거나 의사표현을 하는데 있어서 소극적인 부분에서 걱정이 된다는 말씀이시지요? 더구나 학교 생활을 하며 만나는 다소 거친 아이들 틈에서 내 자녀를 어떻게 교육해야 하는지 어려움도 느끼시는 것이구요.

 

제가 보기엔 어떤 조언을 해드릴 필요가 없는 부모님 같습니다. 자녀에 대한 이해도도 높으시고 교육적인 자녀 양육방식도 민주적이신 분 같아서요. 게다가 어릴 때 자라왔던 자녀 분의 상황이나 자녀분의 성향을 인정하시고 보듬으시는 과정이 앞으로도 큰 문제는 없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다만, 아이가 다른 아이나 외부의 상황에 대해 자신이 의사를 표현하지는 못하더라도 부모와의 소통은 우선으로 잘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생깁니다. 비단 머리채를 잡는 문제와 아닌 문제가 아니라 다른 모든 부분에서 부모와 소통이 잘 되는 아이들의 자존감은 높기 때문에 스스로를 보호하고 소중히 여기는 자세를 취하게 됩니다. 이것은 온순한가 아닌가의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제가 참 좋아하는 아이가 있는데 그 아이의 성격은 온순하고 성실합니다. 크게 나서지도 않고 남을 무시하지도 않으며 남자아이들의 장난에 일일히 반응하는 법도 없이 잘 웃어주는 아이입니다. 그러다보니 큰 싸움은 일어나지 않지만 어쩌다 한번 장난으로 부모 욕을 하거나 가한 신체 공격을 장난으로 걸어오면 아주 강한 어조로 하지 말라고 하거나 먼저 한 장난에 대해서는 강한 방어를 합니다. (공격을 하지는 않지만 주먹을 쓰면 그 주먹을 잡아서 세게 뿌려치는 정도지요) 그러다 보니 주변 아이들도 잘 공격을 하지 않고 자신의 부드러운 성격을 장점으로 잘 활용하여 지내고 있습니다. 물론 부모와 (특히 어머님)의 관계가 매우 안정적이고 좋은 아이입니다. 그래서 타인에 대한 아이의 반응에 뭔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는 경우의 대부분은 가정 내에서도 대부분 소통이 원활하지 않은 경우들이 많답니다.

 

대부분 아이들이 자신의 문제를 부모님께 잘 이야기 하지 않거나 말하지 않는 경우는 두가지입니다. 부모가 무관심해서라기 보다 해결이 안될거라는 그 동안의 축적된 과거의 경험과 또하나 문제를 만들어 크게 야기시키는 상황이 갈거라는 걱정이 들어서입니다.

 

저희 원에 있는 고학년 여자아이인데 학교 급식시간때 마다 남자 짝궁이 등짝과 뒷머리를 손바닥으로 여러번 치더랍니다. 그래서 하지 말라고 (본인의 의지로 할 수 있는 최대한의 표현으로) 째려 보았는데 "뭘 꼴아봐? 씨_"라고 해서 하고 싶은 말을 참았다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부모님께 네 이야기를 해 보았니 라고 했더니 절대로 이야기 하지 않는답니다. 말해봐야 같이 화를 내면서 그 집 부모를 찾아가거나 선생님께 이야기를 할 텐데 그러면 일이 더 커지고 자기만 입장이 난처해진다고 정색을 표하더군요.

 

가끔 부모가 어떤 방법으로 해결을 하기 전 아이 힘을 통해 먼저 해결하는 과정을 거치지 않을 때가 많습니다. 스스로 해결하는 과정을 찾아가는 노력을 부모가 함께 해 주는 것만으로 아이에게 줄 수 있는 또 다른 장점이 얼마나 많이 있는지요. 그래서 그 아이와 편지를 같이 쓴 적이 있습니다.

내가 하지 말았으면 하는 구체적인 행동, 그리고 같은 반 친구로서 그 일로 인해 다른 일로 커지길 원치 않는다는 이야기(실은 부드러운 협박이 되겠지요.) 앞으로 남은 기간동안 잘 지냈으면 하는 바램을 담은 짧지만 강한 편지였습니다.

 

결과는 긍정적이었지요. 상대편 아이가 사과를 하거나 부드러워 진 것은 아니지만 편지에 쓴 그 문제 행동이 더 커지길 원하지 않는 눈치였고, 또 둘의 관계가 그리 나빠지지도 않은 결과였습니다. 이 결과로 인해 그 여자 아이는 자신이 해결할 수 있는 문제에 대해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도 생기게 되었구요. 아이가 어떤 문제 상황을 이야기 하거나 걱정했을 때 크게 반응하기 보다는 함께 어떻게 하면 좋을지 대안을 같이 작성해 보세요. 되도록 아이 마음을 들어주고 공감해 주면서 아이에게 먼저 어떻게 하고 싶은지를 물어 보고 할 수 있는 방법의 순서를 정해보면 됩니다. 만일 아이가 이래도 괜찮아, 저래도 괜찮아..라는 반응을 보이고 같은 문제로 말을 꺼내기 싫어할 땐 먼저 인권에 관한 책을 읽어 주시며 아이가 갖고 있는 소중한 권리에 대한 의식을 천천히 바꿔 놓는 일부터 시작해 보시길 권합니다.

 

참고하실 책은 소금창고의< 철학 맛보기>라는 책인데 여러 상황에 대한 주제가 파트별로 나뉘어 있어 자녀가 스스로에 대해 생각해 보기 좋은 책입니다. 아이가 읽기 어려워하면 부모가 읽어주며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꺼내기도 좋은 책이지요.

 

저도 큰 아이를 키우고 학교 생활에서 여러가지 문제를 이야기 할 때가 많이 있답니다. 남자 아이는 남자 아이대로 여자 아이는 여자 아이대로 따돌리고 때리고, 여러 상황들이 학년이 올라갈 때마다 많이 생깁니다. 그런데 그럴 때마다 학교로 쫒아가는 엄마의 모습을 보이거나, 왜이리 당하고 있어? 라며 화내고 속상해 하는 모습보다는 늘 우리에게 생길 수 있는 문제로 보시고 함께 의논하는 부드러운 모습을 보이는 것이 먼저라고 생각합니다.

 

생각보다 많은 부모님들이 뭔가를 적극적으로 해결하고 쫒아가서 결론을 내주어야 한다고 생각하시지만 제가 보는 상황에서는 오히려 좋지 않은 결과들을 가져올 때가 더 많습니다. 그러한 방법은 최후의 보루로 두어야지 아이들이 매번 겪을 수 밖에 없는 현실상황에서 자녀의 성장에 더 좋지 않은 결과를 만듭니다.

 

다시 한번 정리 해 보자면 먼저 자녀의 인권에 관한 의식을 바꿀 수 있는 서적을 함께 읽어 보시고, 부모와의 소통관계를 편안히 만드세요. 그리고 어떤 문제를 거론할 때면 되도록 부드럽고 편안하게 여러가지 대안을 함께 세워보며 각 방법대로 진행을 해 보는 것입니다. 물론 그 대안이 다 성공적일 수는 없습니다. 그럴 땐 또 다른 방법을 써 가면서 자녀와 함께 사회를 배워나가는 경험을 같이 도와주시면 됩니다. 어떤 경우던 부모와의 소통을 대신할 수 있는 다른 대안은 없답니다.

 

이제 2학년, 앞으로 무수히 벌어질 일들에 대해 자녀분이 스스로 헤쳐나갈 수 있는 과정에 큰 버팀목이 되어 줄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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