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이제 육학년에 올라가는 딸아이가 몇 일 전 "엄마! 난 매일이 너무 일상적인 반복의 연속이야. 영어 끝나고 돌아올 때 나 혼잣말 하는 횟수가 느는거 같아. 대충 짜증난다든가 신경질 난다는 말을 하더라고" 그러면서 울먹이더라구요.
제 딸아이를 잠시 말씀 드리자면 굉장히 적극적인 아이입니다.
영어 캠프에 가서 선생님이 도와줄 사람 찾으면 번쩍 손을 들어 자기가 나섭니다. 또 뭐든 학교에서 하는 대회란 대회는 다 나가고 싶어하고요. 그런데 이렇다 할 친구가 없어요. 학기 중에 슬쩍 누구랑 노냐 친구 관계는 어떠냐 하고 몇 번을 물어도 자기는 다 잘 지낸다곤 합니다. 근데 막상 방학이 되면 전화하는 친구가 하나도 없구 갈 데도 없어서 늘 혼자 책을 본다던가 내가 눈치껏 놀아줘야 합니다. 한창 친구들과 놀고 다투고 화해하고 그럴 나이에 혼자 방학을 지내는 것을 보니 안쓰럽고 측은 합니다.
제가 딸아이 어렸을때 엄청 잡들이를 해서 키웠는데 그래서 그런지 누군가에게 거절 당하는 걸 두려워 하는 거 같고 자신을 혼내는 사람에게 굉장한 거부감을 갖고 있어요. 먼저 다가가더라도 거절 당하면 자신도 마음을 접는것 같습니다.
제 잘못으로 아이가 그런 성격을 갖게 된 것 같아 후회가 많이 됩니다.
A. 초등학교 6학년에 올라가는 따님 때문에 걱정이 많이 되시나 봅니다. 읽으며 '외동아이' 같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올려 주신 상황을 정리해 보자면 아이가 원래 적극적인데 이상하게 친구는 없고, 그것에 대해 자신은 잘 지낸다고 이야기하지만 어느 날은 또 자신이 "혼잣말"하는 횟수가 늘어 울먹이는 상황, 게다가 남에게 거절 당하는 것을 두려워하여 혼내는 사람에게 거부감을 갖고... 이것을 보며 어머님은 어릴 적에 무척이나 잡들이를 해서 키운 것이 원인이 아닐까 생각되신다는 말씀 같아요.
염려스러운 것은 '혼잣말'의 내용인 듯 싶은데요, '짜증난다', '신경질난다'고 했을 때 무엇 때문에 그런 것인지 궁금합니다. 일상적인 반복의 연속 때문이라고 써 주셨는데 그 안에 담긴 뜻이 정말 하루하루가 지루하다는 것인지, 아니면 무언가 마음 속에 풀리지 않는 것이 있어서 그런 것인지 ... 대부분 아이들의 생활이 다 비슷비슷하기 때문에 제게는 따님의 그 혼잣말이라는 것 안에 담겨진 욕구불만 같은 것이 있어 보입니다. 아이들은 사실 무엇에 대한 스트레스나 욕구불만이 있어도 어른처럼 정확히 그것을 표현하기가 힘든 경우가 많습니다. 아이가 난 잘 지낸다고 해도 그 말을 그대로 받아들이면 안 되는 경우도 있지요. 표현이 서툴어 그렇게 말할 수도 있다는 것이지요. 그래서 그것이 엉뚱하게 표출되기도 하는데 이 때 이것을 섬세하게 잘 읽어 주고 부모가 옆에서 해결하도록 돕지 않으면 어른이 되어서도 마음의 짐이 될 수도 있다고 합니다.
짧은 글만을 보고 따님의 상황을 파악하고 정확한 답변을 드리기는 어려우나 이 같은 경우는 사이버 상담보다는 직접 따님과 함께 전문상담시설을 이용한 대면 상담이 더 좋을 듯 싶습니다. 주변의 전문 심리상담센터나 혹은 가까운 청소년수련관 등지에 개설되어있는 상담 시설 등을 방문해 보시면 심층적인 상담과 조언을 받으실 수 있을 것입니다. 각 지역교육청 산하 청소년상담지원센터를 이용하셔도 좋습니다. (예: 서울 - 서울시 청소년상담지원센터, 성동구 청소년상담지원센터 등)
■ 추가 답변
아이가 반복적인 일상에 우울한 듯 혼잣말을 하여 걱정이 많이 되시는군요?
저도 자녀분의 자세한 상황은 알지 못하여 구체적인 조언을 해드릴 수 없지면 같이 있는 친구들 예를 들어드리면 조금 마음이 편해지시지 않을까 싶어 덧붙입니다.
현재 육학년 되는 아이들에게 언제 혼잣말 하는 경우, 짜증나고 화나는 경우,
친구와 따로 만나서 놀지 않고 집에서 그냥 혼자 지내는 게 더 편한 경우에 대한 이야기를 물었습니다.
친구와 노는것보다 집이 편한 경우, 겨울이라서 일단 나가기 귀찮고, 학원에서 만나는 아이들만으로로 충분하고, 집에 가면 그냥 편히 쉬고 싶다고 합니다. 특별히 오랜 시간 같이 놀이한 경험이 없다보니 같이 있어도 마음 맞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그냥 만나게 되면 놀고 안 만나게 되면 안 논다고 합니다. 특별히 원하는 친구보다는 상황이 되서 만나면 같이 노는 경우가 대다수. 어차피 학교가면 원하든 원하지 않든 또 만나게 되는데 꼭 친구들이랑 놀아야 하냐고 합니다. 또 만나서 놀아도 그리 재미있는 일이 없답니다. 같이 컴퓨터 하거나 춤연습하거나 연예인 이야기 하거나, 누구 욕하는 경우 외에 재밌는 활동이 없습니다.
짜증나는 경우,
매일 똑같이 왔다갔다 하고, 집에 돌아왔는데 부모와 별 대화도 없고 재미 없는 경우. 무슨 말을 해도 대화가 되지 않는 경우
오자마자 엄마는 관심이라고 오늘 하루 어땠냐고 묻는데 정말 대답하기 귀찮다고 하네요.
내가 무슨 말을 해도 엄마는 날 이해하지 못할 거라고 말한 친구가 대다수고 한두명만 엄마와 이야기 나누는 것이 즐겁다 했습니다. 그리고 일단, 부모랑 대화하면 재미가 없다는게 큰 이유고 오분이상 대화하면 싸움으로 번진답니다. 또 가족과 있는 것이 편한 경우, 일부러 친구찾아 나가지 않는 경우도 많습니다.
혼잣말하는 경우
욕이 나올 때 혼자 중얼거리고, 잔소리 듣고 나면 종이에다가 낙서를 하거나 혼잣말을 쓴답니다.
문제집 만든 사람 약력에 댓글을 몇개 작성하여 더 써주고, 갑자기 알 수 없는 갑갑함이 막 밀려와서 눈물이 나는데 그러다가 재밌는 프로그램을 하거나 컴퓨터를 하고 나면 아까 내가 왜 울었는지 또 이해가 안간답니다.
엄마와 막 싸우고 나서 심한 말 하고는 한시간 지나고 나면 또 왜 그랬는지 자기가 이해가 안된답니다. 가만히 들으면 엄마 말이 다 맞다네요. 특히 학원 숙제 밀린거 할 때 혼잣말이 제일 많이 나오고, 그 숙제를 다 해놔도 내가 뭐하는건가 싶어 혼잣말이 나올 때가 있답니다. 쓰다가 샤프심 다섯번 이상 부러지면 또 이유없이 짜증이 나고 화가 나며, 샤프를 몇 대 찍어 준다네요.
제가 보기엔 아이들이 대부분 6학년이면 확실한 사춘기는 시작되구요, 보통 여자 아이들의 경우는 5학년 무렵부터 생리를 시작하여 6학년이면 거의 다 합니다. 늦게 하는 경우가 6학년 후반 정도구요.
이 무렵 많은 부분 자신의 진로나 왜 사는지, 이렇게 사는게 어떤지 생각을 하는 경우도 있고 아예 아무 생각도 하지 않으려는 등의 여러 방향으로 자신에 대한 반항과 공감이 표출은 되고 있어요. 정도는 어떤지 모르겠지만 제 아이도 혼잣말을 많이 합니다. 가끔 저 들으라고 할 때도 있고 위로받고 싶어 할 때도 있습니다. 왜냐고 묻지 않고 많이 컸다는 생각이 듭니다.
항상 우울 모드로 가면 문제겠지만 다른 생활에서 아이가 활기차게 잘 지내고 부모와의 대화에 큰 문제가 없다면 아이가 겪어 나가는 시간의 흐름안에서 자연스럽게 해결해야 하지 않을까요?
어떤 경우라도 가족이 함께 해 주겠다는 무언의 약속이 있다면 아이가 느끼는 깊은 감정, 무력감, 혹은 한숨 등도 자신의 기분 변화와 함께 성장하는 양념같은 것으로 보아도 될 듯합니다. 다만, 앞선 말씀주신 상담위원 말씀처럼 정도에 따라 차이가 지는 것이니 우울한 모드의 길이가 얼마나 오래가는가는 보는 것이 먼저 일것 같네요. 저희는 가끔 기분전환으로 함께 하는 운동이나 짧은 곳 여행을 자주 다닙니다. 아이는 항상 일주일을 기다리구요. 나름대로 일상의 해방구라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가끔 무료한 일상에 자녀와 함께 합의한 새로운 경험 등이 들어가 준다면 꼭 그 일이 친구와 함께가 아니라 해도 오히려 가족이 더 든든한 활력소가 될 수도 있다고 봅니다. 꼭 어딜 가서는 아니고 눈물 줄줄 나는 영화 한편을 본다거나 배꼽 빠지게 웃긴 영화 한편을 보더라도 함께 보고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 있으면 충분하다고 봅니다. 얼마전엔 노래방을 가보고 싶다기에 걱정은 되었지만 가보기도 했습니다. 모든 것이 꼭 교육적일 필요는 없으니까요~ 혹시 짜여진 일과나 숙제로 인한 이러저러한 여유가 없는 것은 아닌지 그러한 부분을 아이 입장에서 잘 생각해 보는 일도 필요할 듯 합니다.
얼마전 제 아이도 똑같은 말을 했습니다.
"엄마, 우리는 무엇을 위해 달려가고, 무엇을 위해 학교를 가며, 무엇을 위해 문제집을 푸는거지? 훌륭한 사람이 되라는 것 말고 나중에 먹고 살것 없다는 기준 말고 뭔가 이렇게 사는데 이유가 있을 것 아니야?" 사회에 기여하기 위해서라던지, 나눠줄 수 있는 능력을 갖추기 위해서...라던지 이 상황에서 뭔가 제 도덕적인 답변을 하면 뭔가 분위기를 뭉개놓는 것 같아 "그러게 말이야, 모든 사람들의 삶이 다 거기서 거기지?" 라고 했더니 또 혼자서 "그건 아닌 것 같아."라며 나름대로 항변을 하다, 또 뭔가 아니라 했다가, 이런 저런 이야기를 아이와 나누다가 결론은 삼천포로 빠졌습니다.
아이들이 다 큰 것 같아도 어리고, 어린 것 같아도 갑자기 어른스러워져 부모는 당혹감도 느끼고 깜짝 깜짝 놀래기도 합니다. 많은 부모들이 실은 나 자신에 대한 믿음이 부족하고 스스로의 삶에 대해서도 불안해 합니다. 우리 어른들도 스스로를 자신있게 생각하거나 항상 자신의 삶이 참으로 행복하고 활기차다 싶은 확신이 들기는 힘들지요. 자녀에 대한 믿음도 나 자신에 대한 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또 커가는 아이들의 상황도 비슷하구요.
이럴 때 가장 좋은 방법은 아이도 나같이 우울한 코스가 있을 수 있고 즐거울 때도 있을 수 있으니 관심의 줄을 놓치지 않고 잠깐 떨어져서 지켜봐 주거나 일상에서 탈출할 수 있는 짧은 이벤트들을 함께 계획해 주는 것입니다.
Q. 이제 육학년에 올라가는 딸아이가 몇 일 전 "엄마! 난 매일이 너무 일상적인 반복의 연속이야. 영어 끝나고 돌아올 때 나 혼잣말 하는 횟수가 느는거 같아. 대충 짜증난다든가 신경질 난다는 말을 하더라고" 그러면서 울먹이더라구요.
제 딸아이를 잠시 말씀 드리자면 굉장히 적극적인 아이입니다.
영어 캠프에 가서 선생님이 도와줄 사람 찾으면 번쩍 손을 들어 자기가 나섭니다. 또 뭐든 학교에서 하는 대회란 대회는 다 나가고 싶어하고요. 그런데 이렇다 할 친구가 없어요. 학기 중에 슬쩍 누구랑 노냐 친구 관계는 어떠냐 하고 몇 번을 물어도 자기는 다 잘 지낸다곤 합니다. 근데 막상 방학이 되면 전화하는 친구가 하나도 없구 갈 데도 없어서 늘 혼자 책을 본다던가 내가 눈치껏 놀아줘야 합니다. 한창 친구들과 놀고 다투고 화해하고 그럴 나이에 혼자 방학을 지내는 것을 보니 안쓰럽고 측은 합니다.
제가 딸아이 어렸을때 엄청 잡들이를 해서 키웠는데 그래서 그런지 누군가에게 거절 당하는 걸 두려워 하는 거 같고 자신을 혼내는 사람에게 굉장한 거부감을 갖고 있어요. 먼저 다가가더라도 거절 당하면 자신도 마음을 접는것 같습니다.
제 잘못으로 아이가 그런 성격을 갖게 된 것 같아 후회가 많이 됩니다.
A. 초등학교 6학년에 올라가는 따님 때문에 걱정이 많이 되시나 봅니다. 읽으며 '외동아이' 같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올려 주신 상황을 정리해 보자면 아이가 원래 적극적인데 이상하게 친구는 없고, 그것에 대해 자신은 잘 지낸다고 이야기하지만 어느 날은 또 자신이 "혼잣말"하는 횟수가 늘어 울먹이는 상황, 게다가 남에게 거절 당하는 것을 두려워하여 혼내는 사람에게 거부감을 갖고... 이것을 보며 어머님은 어릴 적에 무척이나 잡들이를 해서 키운 것이 원인이 아닐까 생각되신다는 말씀 같아요.
염려스러운 것은 '혼잣말'의 내용인 듯 싶은데요, '짜증난다', '신경질난다'고 했을 때 무엇 때문에 그런 것인지 궁금합니다. 일상적인 반복의 연속 때문이라고 써 주셨는데 그 안에 담긴 뜻이 정말 하루하루가 지루하다는 것인지, 아니면 무언가 마음 속에 풀리지 않는 것이 있어서 그런 것인지 ... 대부분 아이들의 생활이 다 비슷비슷하기 때문에 제게는 따님의 그 혼잣말이라는 것 안에 담겨진 욕구불만 같은 것이 있어 보입니다. 아이들은 사실 무엇에 대한 스트레스나 욕구불만이 있어도 어른처럼 정확히 그것을 표현하기가 힘든 경우가 많습니다. 아이가 난 잘 지낸다고 해도 그 말을 그대로 받아들이면 안 되는 경우도 있지요. 표현이 서툴어 그렇게 말할 수도 있다는 것이지요. 그래서 그것이 엉뚱하게 표출되기도 하는데 이 때 이것을 섬세하게 잘 읽어 주고 부모가 옆에서 해결하도록 돕지 않으면 어른이 되어서도 마음의 짐이 될 수도 있다고 합니다.
짧은 글만을 보고 따님의 상황을 파악하고 정확한 답변을 드리기는 어려우나 이 같은 경우는 사이버 상담보다는 직접 따님과 함께 전문상담시설을 이용한 대면 상담이 더 좋을 듯 싶습니다. 주변의 전문 심리상담센터나 혹은 가까운 청소년수련관 등지에 개설되어있는 상담 시설 등을 방문해 보시면 심층적인 상담과 조언을 받으실 수 있을 것입니다. 각 지역교육청 산하 청소년상담지원센터를 이용하셔도 좋습니다. (예: 서울 - 서울시 청소년상담지원센터, 성동구 청소년상담지원센터 등)
■ 추가 답변
아이가 반복적인 일상에 우울한 듯 혼잣말을 하여 걱정이 많이 되시는군요?
저도 자녀분의 자세한 상황은 알지 못하여 구체적인 조언을 해드릴 수 없지면 같이 있는 친구들 예를 들어드리면 조금 마음이 편해지시지 않을까 싶어 덧붙입니다.
현재 육학년 되는 아이들에게 언제 혼잣말 하는 경우, 짜증나고 화나는 경우,
친구와 따로 만나서 놀지 않고 집에서 그냥 혼자 지내는 게 더 편한 경우에 대한 이야기를 물었습니다.
친구와 노는것보다 집이 편한 경우, 겨울이라서 일단 나가기 귀찮고, 학원에서 만나는 아이들만으로로 충분하고, 집에 가면 그냥 편히 쉬고 싶다고 합니다. 특별히 오랜 시간 같이 놀이한 경험이 없다보니 같이 있어도 마음 맞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그냥 만나게 되면 놀고 안 만나게 되면 안 논다고 합니다. 특별히 원하는 친구보다는 상황이 되서 만나면 같이 노는 경우가 대다수. 어차피 학교가면 원하든 원하지 않든 또 만나게 되는데 꼭 친구들이랑 놀아야 하냐고 합니다. 또 만나서 놀아도 그리 재미있는 일이 없답니다. 같이 컴퓨터 하거나 춤연습하거나 연예인 이야기 하거나, 누구 욕하는 경우 외에 재밌는 활동이 없습니다.
짜증나는 경우,
매일 똑같이 왔다갔다 하고, 집에 돌아왔는데 부모와 별 대화도 없고 재미 없는 경우. 무슨 말을 해도 대화가 되지 않는 경우
오자마자 엄마는 관심이라고 오늘 하루 어땠냐고 묻는데 정말 대답하기 귀찮다고 하네요.
내가 무슨 말을 해도 엄마는 날 이해하지 못할 거라고 말한 친구가 대다수고 한두명만 엄마와 이야기 나누는 것이 즐겁다 했습니다. 그리고 일단, 부모랑 대화하면 재미가 없다는게 큰 이유고 오분이상 대화하면 싸움으로 번진답니다. 또 가족과 있는 것이 편한 경우, 일부러 친구찾아 나가지 않는 경우도 많습니다.
혼잣말하는 경우
욕이 나올 때 혼자 중얼거리고, 잔소리 듣고 나면 종이에다가 낙서를 하거나 혼잣말을 쓴답니다.
문제집 만든 사람 약력에 댓글을 몇개 작성하여 더 써주고, 갑자기 알 수 없는 갑갑함이 막 밀려와서 눈물이 나는데 그러다가 재밌는 프로그램을 하거나 컴퓨터를 하고 나면 아까 내가 왜 울었는지 또 이해가 안간답니다.
엄마와 막 싸우고 나서 심한 말 하고는 한시간 지나고 나면 또 왜 그랬는지 자기가 이해가 안된답니다. 가만히 들으면 엄마 말이 다 맞다네요. 특히 학원 숙제 밀린거 할 때 혼잣말이 제일 많이 나오고, 그 숙제를 다 해놔도 내가 뭐하는건가 싶어 혼잣말이 나올 때가 있답니다. 쓰다가 샤프심 다섯번 이상 부러지면 또 이유없이 짜증이 나고 화가 나며, 샤프를 몇 대 찍어 준다네요.
제가 보기엔 아이들이 대부분 6학년이면 확실한 사춘기는 시작되구요, 보통 여자 아이들의 경우는 5학년 무렵부터 생리를 시작하여 6학년이면 거의 다 합니다. 늦게 하는 경우가 6학년 후반 정도구요.
이 무렵 많은 부분 자신의 진로나 왜 사는지, 이렇게 사는게 어떤지 생각을 하는 경우도 있고 아예 아무 생각도 하지 않으려는 등의 여러 방향으로 자신에 대한 반항과 공감이 표출은 되고 있어요. 정도는 어떤지 모르겠지만 제 아이도 혼잣말을 많이 합니다. 가끔 저 들으라고 할 때도 있고 위로받고 싶어 할 때도 있습니다. 왜냐고 묻지 않고 많이 컸다는 생각이 듭니다.
항상 우울 모드로 가면 문제겠지만 다른 생활에서 아이가 활기차게 잘 지내고 부모와의 대화에 큰 문제가 없다면 아이가 겪어 나가는 시간의 흐름안에서 자연스럽게 해결해야 하지 않을까요?
어떤 경우라도 가족이 함께 해 주겠다는 무언의 약속이 있다면 아이가 느끼는 깊은 감정, 무력감, 혹은 한숨 등도 자신의 기분 변화와 함께 성장하는 양념같은 것으로 보아도 될 듯합니다. 다만, 앞선 말씀주신 상담위원 말씀처럼 정도에 따라 차이가 지는 것이니 우울한 모드의 길이가 얼마나 오래가는가는 보는 것이 먼저 일것 같네요. 저희는 가끔 기분전환으로 함께 하는 운동이나 짧은 곳 여행을 자주 다닙니다. 아이는 항상 일주일을 기다리구요. 나름대로 일상의 해방구라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가끔 무료한 일상에 자녀와 함께 합의한 새로운 경험 등이 들어가 준다면 꼭 그 일이 친구와 함께가 아니라 해도 오히려 가족이 더 든든한 활력소가 될 수도 있다고 봅니다. 꼭 어딜 가서는 아니고 눈물 줄줄 나는 영화 한편을 본다거나 배꼽 빠지게 웃긴 영화 한편을 보더라도 함께 보고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 있으면 충분하다고 봅니다. 얼마전엔 노래방을 가보고 싶다기에 걱정은 되었지만 가보기도 했습니다. 모든 것이 꼭 교육적일 필요는 없으니까요~ 혹시 짜여진 일과나 숙제로 인한 이러저러한 여유가 없는 것은 아닌지 그러한 부분을 아이 입장에서 잘 생각해 보는 일도 필요할 듯 합니다.
얼마전 제 아이도 똑같은 말을 했습니다.
"엄마, 우리는 무엇을 위해 달려가고, 무엇을 위해 학교를 가며, 무엇을 위해 문제집을 푸는거지? 훌륭한 사람이 되라는 것 말고 나중에 먹고 살것 없다는 기준 말고 뭔가 이렇게 사는데 이유가 있을 것 아니야?" 사회에 기여하기 위해서라던지, 나눠줄 수 있는 능력을 갖추기 위해서...라던지 이 상황에서 뭔가 제 도덕적인 답변을 하면 뭔가 분위기를 뭉개놓는 것 같아 "그러게 말이야, 모든 사람들의 삶이 다 거기서 거기지?" 라고 했더니 또 혼자서 "그건 아닌 것 같아."라며 나름대로 항변을 하다, 또 뭔가 아니라 했다가, 이런 저런 이야기를 아이와 나누다가 결론은 삼천포로 빠졌습니다.
아이들이 다 큰 것 같아도 어리고, 어린 것 같아도 갑자기 어른스러워져 부모는 당혹감도 느끼고 깜짝 깜짝 놀래기도 합니다. 많은 부모들이 실은 나 자신에 대한 믿음이 부족하고 스스로의 삶에 대해서도 불안해 합니다. 우리 어른들도 스스로를 자신있게 생각하거나 항상 자신의 삶이 참으로 행복하고 활기차다 싶은 확신이 들기는 힘들지요. 자녀에 대한 믿음도 나 자신에 대한 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또 커가는 아이들의 상황도 비슷하구요.
이럴 때 가장 좋은 방법은 아이도 나같이 우울한 코스가 있을 수 있고 즐거울 때도 있을 수 있으니 관심의 줄을 놓치지 않고 잠깐 떨어져서 지켜봐 주거나 일상에서 탈출할 수 있는 짧은 이벤트들을 함께 계획해 주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