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고1 되고나서 독서실에서 공부하겠다고 했어요. 처음엔 11시에 나올때 독서실 문앞까지 마중나갔어요. 아무래도 여학생이다 보니 걱정이 되서요. 다들 문닫는 새벽1시까지 공부한다고 하면서 더 있겠다고 하는데, 12시까지 하고 나오라 하고 마중갔어요. 1학기 기말고사 쯤 되니까 새벽1시까지 욕심내서 공부하겠다는 강한 주장에. 그러라 하고 새벽 1시 마중갔어요. 2학기 되니까 아이들 사이에서 스터디카페로 옮겨가서 공부하다가 학교로 바로가서 시험보는게 낫다고. 어차피 걱정되서 잠도 안온다고.
시험걱정에 격앙된 아이를 어쩌지 못하고 허락했지요. 시험기간동안만 그렇게 하기로 했던거예요.
그렇게 고1을 지나고, 스터디 카페에서 밤을 새는건 효율적이지 않다는 경험으로 고2가 되서는 시험기간 동안 독서실에서만 공부하겠다고 해요.
그러던 중 중간고사 지난 어느날. 밤 10시에 나갈 차비를 하길래, "어디가니?" 물었어요.
친구랑 얘기좀 하고 온다고. 이 밤에 나가서 언제 들어오려고 하냐고 하니까, "스카 갈때도 새벽 1-2시들어오는데 뭐가 늦어?" 라고 하더군요. "그래도 일찍 들어와라 밤이 늦었다." 나가는 아이 등에 대고 한번 더 얘기했죠. 시계를 보는 마음이 조마조마해졌어요.
시계는 어느덧 11:30을 가리키는데 소식도 없고. 카톡을 했어요.
"들어와야지. 밤이 늦었다." 답이 없어요.
기다리다 12:10분. 이번엔 전화를 걸었어요. 2번 전화해서야 받아요.
"늦었잖아. 얼른들어와라~ 늦었다~" 하니까. 성질을 내면서 알겠다합니다.
독서실, 스터디 카페에서 밤12시, 새벽1시까지도 공부하는데, 친구와 얘기한다고 그 시간에 밖에 있어도 되는 걸까요?
A. 안녕하세요?
누구든 자식을 키운다는 건 나이에 상관없이 참 힘든 일인 것 같아요.
아이가 커갈 때마다 아이의 생각과 정서가 달라지니 더 힘들다고 느껴지는 부분도 있다고 생각이 돼요. 특히 여학생의 경우에는 어쩔 수 없이 예민해지는 부분도 있더라고요.
저 또한 외동딸을 키우다 보니 어머님의 심정이 충분히 공감돼요.
저의 경우에도 아이의 귀가 시간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을 무척 많이 했습니다. 워낙 사교성이 좋은 아이이고 초등 때부터 남자친구가 있던 상황이라서 더 많이 고민했어요. 다행히 초등 시기에는 늦게 귀가해야 할 상황이 생기지 않아서 지나갔는데, 중학생이 되니 귀가 시간이 조금씩 늦게 되고, 본격적으로 남자친구와 데이트라는 것을 하면서 귀가 시간에 관한 규정이 필요하게 되어서 진지하게 이야기를 나누었어요.
귀가 시간은 10시였어요. 다른 친구들보다 시간이 빠르다고 불만을 이야기할 때 저는 부모의 입장과 아이의 생각이 다름을 알려줬어요. “엄마, 아빠의 입장은 딸 하나를 둔 부모이다. 그래서 걱정이 많을 수밖에 없다. 더구나 어른이기 때문에 직접적, 간접적으로 안 좋은 경험이 많아서 너를 믿어도 어쩔 수 없이 생기는 걱정이 있다. 자식의 안전에 대한 걱정은 부모에게도 큰 숙제라서 걱정하지 않으려 해도, 저절로 생기는 사랑 같아서 조절이 힘들다. 너의 상황도 이해가 가지만 귀가 시간에 대한 건은 서로에 대한 배려가 필요한 부분이다. 엄마, 아빠 심정으로는 8시 정도로 하고 싶지만, 그건 네 나이에 대한 존중이 없는 것 같은 생각이 들고, 서로의 관점에서 가장 적절한 시간이 10시 같은데 너의 생각은 어때?”라고 이야기를 시작해서 귀가 시간을 정했어요. 10시를 넘길 때 왜 늦는지, 누구와 있는지 자세하게 이야기하기로 했고 지금까지 잘 지키고 있어요. 그런데도 너무 늦어질 경우, 네가 늦으면 잠이 안 오니, 잠 못 드는 부모 생각해서 일찍 오라는 이야기도 해주었고요. 지금은 대학생이고, 자취하니 제 시야에서 벗어난 상태이지만 원룸을 얻어주기까지 부모의 걱정에 대해서 꽤 여러 달, 여러 번 진지하게 이야기했어요.
고1 때는 댄스동아리에 가입해서 학교 행사, 외부 행사에 참여해야 할 때는 댄스 연습실을 빌려서 해야 하는데 김포에서 못 빌리고 서울에서 빌려서 밤 12시~새벽 6시까지 연습하고 학교에 가기를 여러 번 했었어요.
이런 상황이 올 때마다 고민이 무척 많았어요. 그래서 같이 가는 친구들의 연락처와 동아리 회장 친구의 부모님 연락처를 받고 서로 통화하고 보내주었어요. 이런 과정을 여러 번 거치다 보니 아이도 이런 과정은 당연하다고 생각하더라고요. 엄마, 아빠의 불안을 이해하는 것 같았어요. 그래서 우리의 불안을 줄이려고 노력하는 듯해요. 저는 이 부분이 중요하다고 생각돼요, 아이가 부모의 불안을 이해하는 것이요.
마지막으로 어머님이 궁금해하시는, 공부하는 시간과 친구 만나는 시간을 같게 봐야 할 것인가 하는 부분에 대해서 말씀드릴게요.
어른들은 공부하는 시간과 친구를 만나는 시간을 같게 보지 않는 경우가 많죠. 공부는 현재의 시험에도, 먼 미래를 위해서도 필요한 시간이고, 친구와의 만남은 지금 당장 급한 일이 아니기 때문에 조금 뒤로 미뤄도 되는 시간이라는 생각이 저변에 깔린 것 같아요. 살아온 경험에서 우러나온 생각이라 아이들에게 조언해 줄 때 많이 하는 이야기이기도 하더라고요. 하지만 아이들에게 동의하지 않는 이야기이기도 하죠. 왜냐하면 어른에게 중요한 부분이 아이들 생각에는 그렇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라서요. 부모들은 자신들과는 다른, 자녀의 생각, 의미, 가치에 관한 관심에 대해서 알아야겠다는 생각을 미처 못하고, 아이들은 자기 생각, 어디에 의미를 두고, 어떠한 가치가 중요한지 어른에게 굳이 이야기하려 하지 않고요. 그러다 보니 대화의 단절이라는 현상이 너무나 자연스러워지는 요즘이에요.
이럴 때 아이와 이 부분에 관해서 대화할 방법은 공부하는 시간과 친구를 만나는 시간의 중요도가 같은지, 스터디 카페와 친구와의 약속 장소에 대한 위험성의 정도가 같은지, 다른지에 대한 서로의 생각을 편안히 이야기할 수 있는 타이밍을 만드는 것입니다. 대화의 순서는 아이에게 먼저 물어보고 어머님의 의견을 이야기하는 식으로 대화를 나누면 좋을 것 같아요, 그래서 대화하기 전에 어머님의 생각을 정리하셔야 해요, 내 생각이 정리되어야 대화를 통해 의논하면서 아이와 타협할 지점을 찾거나 아이의 의견을 수용할 수 있거든요, 부모의 생각과 아이의 생각이 같기는 무척 힘들죠. 그래서 대화가 더 중요한 것 같아요. (학창 시절은 공부만큼 친구도 소중한 시기이고, 고민도 많은 시기이기 때문에 어떤 문제가 생기면 부모보다 친구나 선배들과 의논하더라고요. 우리 딸도 저와 소통이 무척 잘되는 편이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제가 모르고 지나갔던 부분도 있어서 놀랐거든요) 대화하면서 아이가 두 시간의 가치나, 두 장소에 대한 가치가 같다고 한다면 당연히 이유를 물어봐야겠죠. 아이가 대답한 이유에 대해서는 어떤 대답이든 존중하면서 진지하게 의논해야 해요. 그래야 엄마가 나를 설득하려고 하는 대화가 아니라는 느낌이 들거든요.
아이가 밤늦게 외출하면서 이유를 먼저 설명해 주면 좋지만, 그런 상황이 아닐 때 저는 물어보거든요. “친구가 고민이 있다고 해?”라고요. 시간이 늦어 나가면 안된다, 또는 가능하다는 것처럼 지켜야 하는 규칙이나 규율이 아니라 지금 나갈 수밖에 없는 것인지, 아닌지에 대한 관점으로 이야기하려고 노력해요. 아이들의 처지에서 이해해 보려고 하는 거죠.
이렇게 고민되는 상황이 생길 때마다 항상 저의 학창 시절을 떠올려 봐요. 오래전이기는 하지만 독서실에 가서는 공부보다는 친구들과 노는 데 더 의미를 두었던 시절도 있어서 아이가 이해되기도 하거든요. 제 학창 시절 귀가 시간은 7시였어요. 하지만 엄마가 좋아하는 활동인 종교 활동이나 독서실 갈 때는 귀가 시간의 의미가 없었죠, 저는 그게 이해가 가지 않았어요. 유아교육 교수님이 현재 자신의 육아 방법은 자기 부모와 같거나 또는 반대이거나 선택한다고 하는데, 저는 반대로 키우려고 노력했고, 지금도 그러는 것 같아요.
고등학생인 아이들은 어른스러운 면도 있어서 중학교 때보다 대화가 더 잘되더라고요. 아이의 말만 들어주시지 말고, 어머님의 입장도 아이에게 이야기해 주세요. 아이들에게 잘 안 먹히는 이야기가 “널 위해서 하는 말, 네 걱정 돼서 하는 말”이라는 점이에요. 이런 이야기 들으면 아이들은 “엄마가 편해지려고 잔소리하는 거면서 왜 우리 생각해 준다고 하는 거야!”라고 이야기해요. 그래서 대화의 시작을 “엄마는….”으로 하는 방법을 권유해 드려요. 한때 우리나라를 강타했던 자녀 양육할 때 효과적인 대화 방법인 “나 화법”으로요. 처음부터 대화가 잘 안될 수는 있지만, 아이에게 어머님의 마음은 전달이 될 거예요, 그렇게 조금씩 쌓이다 보면 서로를 이해하는 지점이 생길 것이고요.
문의 글을 보면 어머님은 잘하실 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글에서 아이 상황을 이해하고자 하는 마음이 많이 보였거든요. 그래서 더 용기를 드리고 싶어요. 변화의 지점이 생기거나 고민되는 부분이 생기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의 상담실은 언제나 열려있으니 언제라도 오셔서 글 남겨주세요.
Q. 고1 되고나서 독서실에서 공부하겠다고 했어요. 처음엔 11시에 나올때 독서실 문앞까지 마중나갔어요. 아무래도 여학생이다 보니 걱정이 되서요. 다들 문닫는 새벽1시까지 공부한다고 하면서 더 있겠다고 하는데, 12시까지 하고 나오라 하고 마중갔어요. 1학기 기말고사 쯤 되니까 새벽1시까지 욕심내서 공부하겠다는 강한 주장에. 그러라 하고 새벽 1시 마중갔어요. 2학기 되니까 아이들 사이에서 스터디카페로 옮겨가서 공부하다가 학교로 바로가서 시험보는게 낫다고. 어차피 걱정되서 잠도 안온다고.
시험걱정에 격앙된 아이를 어쩌지 못하고 허락했지요. 시험기간동안만 그렇게 하기로 했던거예요.
그렇게 고1을 지나고, 스터디 카페에서 밤을 새는건 효율적이지 않다는 경험으로 고2가 되서는 시험기간 동안 독서실에서만 공부하겠다고 해요.
그러던 중 중간고사 지난 어느날. 밤 10시에 나갈 차비를 하길래, "어디가니?" 물었어요.
친구랑 얘기좀 하고 온다고. 이 밤에 나가서 언제 들어오려고 하냐고 하니까, "스카 갈때도 새벽 1-2시들어오는데 뭐가 늦어?" 라고 하더군요. "그래도 일찍 들어와라 밤이 늦었다." 나가는 아이 등에 대고 한번 더 얘기했죠. 시계를 보는 마음이 조마조마해졌어요.
시계는 어느덧 11:30을 가리키는데 소식도 없고. 카톡을 했어요.
"들어와야지. 밤이 늦었다." 답이 없어요.
기다리다 12:10분. 이번엔 전화를 걸었어요. 2번 전화해서야 받아요.
"늦었잖아. 얼른들어와라~ 늦었다~" 하니까. 성질을 내면서 알겠다합니다.
독서실, 스터디 카페에서 밤12시, 새벽1시까지도 공부하는데, 친구와 얘기한다고 그 시간에 밖에 있어도 되는 걸까요?
A. 안녕하세요?
누구든 자식을 키운다는 건 나이에 상관없이 참 힘든 일인 것 같아요.
아이가 커갈 때마다 아이의 생각과 정서가 달라지니 더 힘들다고 느껴지는 부분도 있다고 생각이 돼요. 특히 여학생의 경우에는 어쩔 수 없이 예민해지는 부분도 있더라고요.
저 또한 외동딸을 키우다 보니 어머님의 심정이 충분히 공감돼요.
저의 경우에도 아이의 귀가 시간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을 무척 많이 했습니다. 워낙 사교성이 좋은 아이이고 초등 때부터 남자친구가 있던 상황이라서 더 많이 고민했어요. 다행히 초등 시기에는 늦게 귀가해야 할 상황이 생기지 않아서 지나갔는데, 중학생이 되니 귀가 시간이 조금씩 늦게 되고, 본격적으로 남자친구와 데이트라는 것을 하면서 귀가 시간에 관한 규정이 필요하게 되어서 진지하게 이야기를 나누었어요.
귀가 시간은 10시였어요. 다른 친구들보다 시간이 빠르다고 불만을 이야기할 때 저는 부모의 입장과 아이의 생각이 다름을 알려줬어요. “엄마, 아빠의 입장은 딸 하나를 둔 부모이다. 그래서 걱정이 많을 수밖에 없다. 더구나 어른이기 때문에 직접적, 간접적으로 안 좋은 경험이 많아서 너를 믿어도 어쩔 수 없이 생기는 걱정이 있다. 자식의 안전에 대한 걱정은 부모에게도 큰 숙제라서 걱정하지 않으려 해도, 저절로 생기는 사랑 같아서 조절이 힘들다. 너의 상황도 이해가 가지만 귀가 시간에 대한 건은 서로에 대한 배려가 필요한 부분이다. 엄마, 아빠 심정으로는 8시 정도로 하고 싶지만, 그건 네 나이에 대한 존중이 없는 것 같은 생각이 들고, 서로의 관점에서 가장 적절한 시간이 10시 같은데 너의 생각은 어때?”라고 이야기를 시작해서 귀가 시간을 정했어요. 10시를 넘길 때 왜 늦는지, 누구와 있는지 자세하게 이야기하기로 했고 지금까지 잘 지키고 있어요. 그런데도 너무 늦어질 경우, 네가 늦으면 잠이 안 오니, 잠 못 드는 부모 생각해서 일찍 오라는 이야기도 해주었고요. 지금은 대학생이고, 자취하니 제 시야에서 벗어난 상태이지만 원룸을 얻어주기까지 부모의 걱정에 대해서 꽤 여러 달, 여러 번 진지하게 이야기했어요.
고1 때는 댄스동아리에 가입해서 학교 행사, 외부 행사에 참여해야 할 때는 댄스 연습실을 빌려서 해야 하는데 김포에서 못 빌리고 서울에서 빌려서 밤 12시~새벽 6시까지 연습하고 학교에 가기를 여러 번 했었어요.
이런 상황이 올 때마다 고민이 무척 많았어요. 그래서 같이 가는 친구들의 연락처와 동아리 회장 친구의 부모님 연락처를 받고 서로 통화하고 보내주었어요. 이런 과정을 여러 번 거치다 보니 아이도 이런 과정은 당연하다고 생각하더라고요. 엄마, 아빠의 불안을 이해하는 것 같았어요. 그래서 우리의 불안을 줄이려고 노력하는 듯해요. 저는 이 부분이 중요하다고 생각돼요, 아이가 부모의 불안을 이해하는 것이요.
마지막으로 어머님이 궁금해하시는, 공부하는 시간과 친구 만나는 시간을 같게 봐야 할 것인가 하는 부분에 대해서 말씀드릴게요.
어른들은 공부하는 시간과 친구를 만나는 시간을 같게 보지 않는 경우가 많죠. 공부는 현재의 시험에도, 먼 미래를 위해서도 필요한 시간이고, 친구와의 만남은 지금 당장 급한 일이 아니기 때문에 조금 뒤로 미뤄도 되는 시간이라는 생각이 저변에 깔린 것 같아요. 살아온 경험에서 우러나온 생각이라 아이들에게 조언해 줄 때 많이 하는 이야기이기도 하더라고요. 하지만 아이들에게 동의하지 않는 이야기이기도 하죠. 왜냐하면 어른에게 중요한 부분이 아이들 생각에는 그렇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라서요. 부모들은 자신들과는 다른, 자녀의 생각, 의미, 가치에 관한 관심에 대해서 알아야겠다는 생각을 미처 못하고, 아이들은 자기 생각, 어디에 의미를 두고, 어떠한 가치가 중요한지 어른에게 굳이 이야기하려 하지 않고요. 그러다 보니 대화의 단절이라는 현상이 너무나 자연스러워지는 요즘이에요.
이럴 때 아이와 이 부분에 관해서 대화할 방법은 공부하는 시간과 친구를 만나는 시간의 중요도가 같은지, 스터디 카페와 친구와의 약속 장소에 대한 위험성의 정도가 같은지, 다른지에 대한 서로의 생각을 편안히 이야기할 수 있는 타이밍을 만드는 것입니다. 대화의 순서는 아이에게 먼저 물어보고 어머님의 의견을 이야기하는 식으로 대화를 나누면 좋을 것 같아요, 그래서 대화하기 전에 어머님의 생각을 정리하셔야 해요, 내 생각이 정리되어야 대화를 통해 의논하면서 아이와 타협할 지점을 찾거나 아이의 의견을 수용할 수 있거든요, 부모의 생각과 아이의 생각이 같기는 무척 힘들죠. 그래서 대화가 더 중요한 것 같아요. (학창 시절은 공부만큼 친구도 소중한 시기이고, 고민도 많은 시기이기 때문에 어떤 문제가 생기면 부모보다 친구나 선배들과 의논하더라고요. 우리 딸도 저와 소통이 무척 잘되는 편이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제가 모르고 지나갔던 부분도 있어서 놀랐거든요) 대화하면서 아이가 두 시간의 가치나, 두 장소에 대한 가치가 같다고 한다면 당연히 이유를 물어봐야겠죠. 아이가 대답한 이유에 대해서는 어떤 대답이든 존중하면서 진지하게 의논해야 해요. 그래야 엄마가 나를 설득하려고 하는 대화가 아니라는 느낌이 들거든요.
아이가 밤늦게 외출하면서 이유를 먼저 설명해 주면 좋지만, 그런 상황이 아닐 때 저는 물어보거든요. “친구가 고민이 있다고 해?”라고요. 시간이 늦어 나가면 안된다, 또는 가능하다는 것처럼 지켜야 하는 규칙이나 규율이 아니라 지금 나갈 수밖에 없는 것인지, 아닌지에 대한 관점으로 이야기하려고 노력해요. 아이들의 처지에서 이해해 보려고 하는 거죠.
이렇게 고민되는 상황이 생길 때마다 항상 저의 학창 시절을 떠올려 봐요. 오래전이기는 하지만 독서실에 가서는 공부보다는 친구들과 노는 데 더 의미를 두었던 시절도 있어서 아이가 이해되기도 하거든요. 제 학창 시절 귀가 시간은 7시였어요. 하지만 엄마가 좋아하는 활동인 종교 활동이나 독서실 갈 때는 귀가 시간의 의미가 없었죠, 저는 그게 이해가 가지 않았어요. 유아교육 교수님이 현재 자신의 육아 방법은 자기 부모와 같거나 또는 반대이거나 선택한다고 하는데, 저는 반대로 키우려고 노력했고, 지금도 그러는 것 같아요.
고등학생인 아이들은 어른스러운 면도 있어서 중학교 때보다 대화가 더 잘되더라고요. 아이의 말만 들어주시지 말고, 어머님의 입장도 아이에게 이야기해 주세요. 아이들에게 잘 안 먹히는 이야기가 “널 위해서 하는 말, 네 걱정 돼서 하는 말”이라는 점이에요. 이런 이야기 들으면 아이들은 “엄마가 편해지려고 잔소리하는 거면서 왜 우리 생각해 준다고 하는 거야!”라고 이야기해요. 그래서 대화의 시작을 “엄마는….”으로 하는 방법을 권유해 드려요. 한때 우리나라를 강타했던 자녀 양육할 때 효과적인 대화 방법인 “나 화법”으로요. 처음부터 대화가 잘 안될 수는 있지만, 아이에게 어머님의 마음은 전달이 될 거예요, 그렇게 조금씩 쌓이다 보면 서로를 이해하는 지점이 생길 것이고요.
문의 글을 보면 어머님은 잘하실 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글에서 아이 상황을 이해하고자 하는 마음이 많이 보였거든요. 그래서 더 용기를 드리고 싶어요. 변화의 지점이 생기거나 고민되는 부분이 생기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의 상담실은 언제나 열려있으니 언제라도 오셔서 글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