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사춘기가 시작된 중1 딸을 바라보는 제 마음을 어떻게 다독여야 할까요?

상담넷
2022-05-03
조회수 5812

Q. 자매를 키우고 있어요. 큰딸이 중학생되고부터 사춘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나봐요. 경제적으로 여유롭지는 않았으나 아이들과  단란한 집이여서 주변에서도 화목하다고 인정할 정도였어요. 작년까지만해도 저녁에 산책하자고하면 따라 나서고, 캠핑도 가면 얼마나 즐거워했는지요.

 

아이가 중학교 입학전부터 슬슬 변화가 시작되더니 하루종일 방에 들어가 핸드폰만 잡고있고 오랜만의 캠핑에서도 예전 모습없이 핸드폰만 붙들고 있더라구요. 점점 대화가 사라져 자꾸 멀어지는 느낌이 들어요.

 

저의 청소년시기를 돌아보며 이해하자고 다짐을 해도 자꾸 눈물이 나요. 그동안 아이들을 위해 많은 걸 희생하며 살고 있는데, 딸의 행동에 서운한 마음이 들어요. 지인들은 사춘기 이제 시작이라고 하는데, 둘째도 중학생되면 이렇게 변하겠지 싶어 더 힘들것 같기도 해요. 다들 이런 시기를 보내셨을텐데, 제 마음을 어떻게 다독여야 할까요?

 

A. 사춘기가 시작된 따님을 바라보는 아쉬운 마음에 대해 고민하고 계시는군요.

가족과 함께 하려는 시간 보다, 방문을 닫고 혼자서 핸드폰만 들여다보며 점점 멀어지고 있는 딸의 모습이 서운해서 눈물이 나기도 하지요. 사춘기라 그러려니 하고 아이의 행동을 이해하려 하지만 여전히 섭섭하실거예요. 그래서 아이가 잘 자랄수록 부모는 외롭다는 말도 있어요.

부모인 우리는 자녀를 키우며 헌신하기도 하지만 내 안의 여러가지 욕구를 충족하기도 합니다. 사랑하고 사랑받고 싶은 애정의 욕구, 아이가 나를 필요로 할 때마다 느끼는 자기 효능감의 욕구, 또는 어른들로부터 자손을 이었다는 것에 대한 인정, 주변에서 ‘어쩜, 아이가 이렇게 잘 자랐어요!’ 라는 말을 들을 때 느끼는 인정 욕구 등 다양한 욕구를 충족하기도 합니다. 인간의 욕구 자체는 자연스러운 것이며 삶을 살아가는 원동력이 됩니다.

한편 자녀를 키우면서 얻어지는 욕구도 있지만 포기해야 할 욕구도 있지요. 자유나 나만의 즐거움에 대한 욕구는 모든 어머니들이 아이가 클 때까지 누리지 못하는 욕구이기도 하지요.

따님은 그동안 어머님의 헌신과 애정 아래 잘 자란 결과, 성장 시기(사춘기)에 맞는 독립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청소년기에 가족보다 친구들이 좋아지게 되는 것은 따님이 잘 발달된 여학생의 특징을 보여주는 것이지요. 애착이 불안정한 아이들은 제 시기의 발달 과정을 보이기 힘들어 하기도 합니다.

 

자신만의 시간과 공간을 가지려는 아이를 인정해 주어야 하기도 하고 아직은 부모의 울타리 안에 두기도 해야 하니 어머님만의 노하우를 만드시는 것도 필요할 듯 합니다. 아이가 약속이 있을 때 누구를 만나는지 정도나, 정해진 귀가 시간 등에 대한 규칙을 미리 만들어 놓고, 잔소리 대신 일상을 공유하는 대화를 한다면 사춘기 아이와의 건강한 거리가 만들어질 것 같습니다.

 

나를 찾아온 생명을 돌보는 것은 본능이라고 하지만 사람이 정을 주었는데 어찌 바라는 마음이 없을까요. 어머님이 서운하신 마음이 충분히 이해가 가고 공감도 됩니다.

엄마의 불안하고 서운한 감정을 아이들과 대화해 보시면 좋겠습니다. 말하지 않으면 상대는 절대 알지 못하니까요. 그렇게 대화를 하며 아이들이 이제 정말 성장했다는 것을 느끼실 수도 있을 것이고, 엄마도 나름대로 혼자 있게 될 시간들을 어떻게 보낼지 마음의 준비가 되기도 하실 것입니다. 그동안 가장 잘해온 것이 육아였다면 특히 이제와서 무얼 할 수 있을지 막막할 수도 있습니다. 아이가 자신의 독립을 찾아가는 시기는 엄마에게도 새로운 중년을 찾아가는 시기이기도 할 것입니다. 엄마와 아이 모두가 각자의 목표를 다시 설정하는 시기이지요.

 

새로운 길을 모색하는 시기는 아이도 어른도 쉽지 않은 과정입니다. 육아라는 하나의 큰 과업을 이미 훌륭하게 마치신 어머님이니, 이제부터는 조금 사소한 것 부터라도 어머니 자신을 위한 목표나 계획을 세우셔도 좋지 않을까요?

 

성인과 성인으로서 부모와 자녀는 다시 만나게 됩니다. 아이나 부모 한쪽만 독립한 가정은 대부분 행복하지 못하게 됩니다. 성인이 된 자녀가 어머니의 사랑을 부담스러워하거나. 반대로 성인인 자녀가 독립하지 못하여 부모가 애를 끓이는 경우는 사랑하지 않아서가 아닙니다. 때에 맞는 분리를 하지 못했기 때문이지요.

 

다 자란 자식을 내려 놓지 못하는 수많은 어머니들의 질문에 법륜 스님이 늘 해 주시던 말씀이 생각납니다. ‘그동안 아이로 인해 즐겁고 기뻤음을 감사 기도하라. 자식이 스무 살이 되었으면 잘 가라 보내줘야 한다.’

 

독립을 준비하는 아이의 마음도 때론 불안하고 두려울 것입니다. 엄마가 새로운 생활을 만들어 내는 시도를 보는 것만으로도 아이에게는 용기가 되지 않을까요? 그간 어머님의 헌신과 아이들을 향한 애틋함이 묻어나는 글을 보며, 부디 어머니와 따님의 가정에 건강함과 축복이 함께 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 글을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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