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학습문제집 답지 베끼는 아이

상담넷
2021-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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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첫째 아들은 초등 5학년으로 이제껏 수학은 학원 안다니고 집에서 문제집 풀면서 공부했어요. 이렇게 해도 자기 학년 공부는 꽤 잘해 주변에서도 잘한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왔지요. 그동안 집에서는 선행은 하지 않고 제 학년 문제집으로 4~5개 정도 풀면서 심화단계인 최상위 문제집까지 진행해오고 있어요. 문제집 풀고 오답노트로 틀린 문제들 다시 살펴보도록 하는데, 1학기 마무리 시기부터 오답이 없어서 조금 이상하게 생각했어요. 특정 문제를 어떻게 풀었는지 물었더니, 뭐랄까 외워서 말하는 것 같아 다그치니 답지보고 베꼈다고 하더라구요. 베껴서 푸는 것은 공부가 아니라고 야단치고 답지를 숨겨놨는데, 2학기 들어서 또 저에게 들켰어요. 2학기 문제집 답지를 사진 찍어놨더라구요. 처음 야단 엄청치고 다시는 그러지 않겠다고 했는데, 또 걸리니 아이에 대해 너무 실망감이 커져요. 주변에서 늘 잘 한다고 하니 스트레스가 많았을것도 같고, 잘하고 싶은 마음도 아이니까 이해가 되면서도 어떻게 이런식으로 행동하는지, 속상합니다. 제가 알던 그 아이인가 싶기도 하고 실망감이 커 솔직히 용납이 잘 안되요.

 

A. 아이가 수학 공부를 제대로 하지 않고 부모님을 속였다는 걸 알고 느끼셨을 어머님의 실망과 걱정이 충분히 이해 됩니다. 1학기때 답지를 베낀 것을 처음 알았을 때 아이에게 주의를 주었고 앞으로는 그러지 않을거라는 약속을 하는 아이를 믿으셨는데 같은 일이 두 번 생기자 아이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는 느낌이 드셨을거 같아요. 예전처럼 아이를 야단치는 방법으로는 상황이 변하지 않을 거란 걸 어머님께서 아시기에 상담문의를 주신걸로 보입니다.

 

우선 답지 베끼기는 그 나이 또래 아이들에게 있을 수 있는 일이니 이 일을 너무 크게 확대해석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어린 시절 학교 숙제가 하기 싫으면 당시에 oo전과를 베껴가는 그런 경험을 아마도 다들 한번씩은 있을거라 생각해요. 그러면 그 당시 어떤 마음이었는지를 생각해보면 좋을 거 같아요. 저도 같은 경험이 있는데, 그런 경우 너무 하기 싫을 때 그랬어요. 낮에 놀다 보니 밤이 늦었고 숙제는 해야 하는데 잠은 오고 그럴 때요. 학원 스케줄에 공부 해야할 양이 많은 요즘 아이들은 더 그렇겠죠.

 

아이마다 그 이유는 다를 수 있어요. 그러니 아이에게 왜 그랬는지 물어봐주세요. 풀어야할 문제양이 너무 많아서 그런건지, 최상위 수학 교재가 어려워서인지, 오답노트가 하기 싫어서인지, 노는 시간이 부족해서 인지. 어른이 추측할 수 없는 또 다른 사정이 있을 수 있어요. 그러니 편안한 분위기에서 아이가 솔직하게 이야기 할 수 있도록 해주시고 그에 따른 해결책을 아이와 함께 의논해 보시면 좋겠습니다. 문제지를 4~5권씩 푼다면 중복되는 문제도 많을 거에요. 푸는 문제수를 줄일 수도 있고요, 다른 학원 스케줄을 조정해서 놀 시간을 좀 더 늘려줄 수도 있어요. 수학 문제집 난도가 적절한지도 고려해보세요. 최상위 수학은 아이 혼자서 풀기에는 어렵고 만약 푼다면 생각할 시간을 충분히 주셔야 할 거에요. 너무 어려운 수학 문제 때문에 수학에 흥미를 잃는다면 조금은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교재를 선택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오답 노트의 경우는 대부분 아이들이 하기 싫어해요. 단순한 계산이 틀렸는데도 다시 풀라고 한다면 아이들 입장에서는 의미도 없고 귀찮은 일이 되거든요. 틀린 문제 중에서 중요하다 싶은 문제만 골라서 하게 하거나, 왜 틀렸는지 이유를 쓰게 한다던지 해서 오답 노트 하는 방식에 변화를 줘서 부담을 덜어줄 수도 있어요.

 

아이가 느끼는 어려움이 해결이 안되고 “답지를 보면 베끼면 안된다”는 당위성만 주장하면 아이는 또 답지를 베끼고 싶은 유혹에 빠지기 쉽습니다. 답지를 베끼는 건 물론이고 답지를 참고로해서 문제를 푸는 것도 결코 좋은 습관이 아닙니다. 많은 문제를 답지를 슬쩍슬쩍 보고 푸는 것보다는 적은 문제라도 자신이 생각해보면서 스스로 해결하는 게 수학에서는 훨씬 필요한 능력이에요.

 

주변에서 잘한다는 칭찬을 많이 받는 아이라 아마도 그 기대에 부응하고자 하는 마음도 있을것이고, 잘 해내고 싶은 욕심도 많을 수 있고, 어느 아이든 갖게 되는 자신의 부모님께 인정받고 싶고 기대에 부응하고 싶은 마음도 있을거예요. 그 마음을 잘 보듬어주는 것이 결과보다는 과정을 알아봐주고 격려를 많이 해주는거예요. 수학의 경우 푼 문제의 숫자, 오답의 개수보다는 정확한 개념을 이해하는 게 중요합니다. 답지를 베낀 것에 대한 질책보다는 그럴 필요가 없는 상황과 분위기를 만들어가는데 초점을 맞추셨으면 좋겠습니다.

 

이미 어머님도 아이의 행동에 어느정도 이해가 되지만 반복된 행동에 실망감이 커지는 부분에 어려움이 있으신데, 어머님 마음에 대해서도 이번 기회에 차분히 들여다보시면 좋을듯해요. 초등 자녀의 답지 베끼기에 이렇게 화가 나고, 실망하는 마음은 무엇때문인지를 들여다보는 시간을 충분히 갖다보면 자신의 감정에 조금은 거리를 두게 되어 더 정확하게 파악이 되시리라 생각합니다.


이번 일을 계기로 아이의 어려움을 들어주셔서 자녀분과 소통하는 좋은 기회가 되길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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