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문제아들만 보면 울화통이 터져요.

상담넷
2021-10-25
조회수 1480

Q. 첫째를 보고 있으면 답답하고 화가 너무 나요. 11살과 7살 형제를 둔 엄마입니다. 큰 아이는 어렸을때도 느리긴 했으나 점점 더 느려지는 것 같아요. 글씨도 엉망진창 제대로 못쓸뿐 아니라 속도도 느리고, 뭘 물어도 말은 또 얼마나 느린지.... 물론 제가 성격이 급한 편이긴 해요. 같은 아들이여도 둘째는 눈치가 더 있어서 그런지 뭘 물어보면 말도 잘해요. 친구들도 보면 첫째는 친구도 없는듯한데, 둘째는 친구들에게 인기도 있거든요. 아~ 정말 어쩜 이리 다를까요? 순하긴 한데, 말도 잘 못알아듣고 하나를 알려주면 딱 그 하나만 해결하는 정도라 말 하기전에는 스스로 알아서 하지 않는 아이에게 언제까지 하나 하나 다 알려줘야 할까요?

 

A. 11살과 7살 두 아들을 키우면서 느껴지시는 답답함과 어려움을 남겨주셨네요. 아들만 둘 키우기 만만치 않으시죠? 상담 글을 읽으니 성격이 급하신 어머니와 다른 모습을 보이는 첫째에게서 어려움을 많이 느끼시네요. 이 글을 읽어가는데 ‘참 힘들고 답답하시겠다’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어머니의 맞은편에 있는 큰아이가 어찌할 바를 모르고 힘들어하는 모습이 더 느껴졌다 말씀드리면 섭섭하실까요?

 

이렇게 부모와 다른 모습을 가진 아이의 모습은 부모와 다른 것일까요? 틀린 것일까요? 어머니도 상담글에 적으셨듯 틀림이 아니라 다름의 문제입니다. 하지만 부모님들이 내 아이가 아닌 옆집 아이의 경우에는 다름의 문제로 바라보면서, 이것이 나와 내 아이의 문제가 되면 다름이라 말씀하시면서 이것을 옳고 그름의 틀린 문제로 바라보시는 것 같아요. 그래서 틀린 아이를 옳은 나의 기준에 맞춰 고쳐야 한다고 생각하고, 나와 틀린 아이에게 이러 저러한 것들을 강요하는 경우를 보게 됩니다. 만약 부모님들이 다름이라 생각한다면 아이의 모습도 인정하고 받아들여 주는 부분이 분명 있었을 것 같아요. 그러니 어머니께서 첫째아이에게 느끼는 부분들을 정말 다름으로 바라보시는지, 아니면 아이가 틀렸다고 보시는지에 대한 고민이 먼저 있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첫째에게 이러한 모습이 왜 나타났을까에 대한 부분입니다. 만약 첫째의 타고난 기질이 느린 아이라면 이 부분은 어머님이 더 존중해주고 수용해주셔야 할 부분이라 생각됩니다. 앞서도 말씀드렸듯이 느린 모습이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라 타고난 모습이기에 다름일 뿐이니까요. 어쩌면 아이도 자기 생각만큼 자신의 모습을 바꾸기 쉽지 않을 거예요. 어머니가 생각하시기에 아이의 타고난 기질이 어떠하다고 생각되시는지요?

 

그리고 큰아이가 느릿한 모습을 보이게 된 다른 이유를 하나 더 찾아보자면 느린 행동으로 인해 어머니를 비롯한 주변 사람들에게 어떤 반응을 많이 받았을까의 문제입니다. 상담 글을 읽어보면 어머니께선 큰아이의 느린 행동을 고쳐주기 위해 부단히 애를 쓰신 것 같습니다. 그 과정 중에 큰아이는 어떤 경험을 많이 했을까요? 아마 아이의 느린 행동을 고쳐주어야 한다는 어머니의 생각에 큰아이 행동의 많은 부분에 대한 지적을 비롯한 비난과 함께 명령하고 지시하는 어머니의 모습을 많이 경험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이 과정을 겪으면서 어머니도 나름대로 힘드셨겠지만, 큰아이는 어머니의 부정적인 감정과 반응을 오롯이 받아야만 하는 힘든 상황에 놓였을 것 같습니다. 그러면서 아이는 스스로 자책하기도 하고, 어머니를 원망하기도 하면서 더욱 위축되고 무엇이든지 더 하지 않으려 하게 된 것이 아닐까 합니다. 어머니의 이야기를 직접 들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 단언할 수는 없지만, 혹시 이러한 부분이 많지 않았는지 한번 돌아보셨으면 합니다.

 

무엇보다 타고난 기질도 느린데 성장하는 과정에서 빨리하라고 재촉받은 두 경우가 합쳐졌다면 아이는 더 힘들었을 것입니다. 그러니 어머니의 조급함을 조금만 내려놓으시고 아이의 상황이 어떠했었는지 찬찬히 살펴보는 시간을 가지시길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짚어보았으면 하는 것이 있습니다. 어머니의 상담 글 속에 7살 둘째가 아주 잠깐 등장하더라구요. 그런데 그 잠깐의 등장에도 어머니의 둘째에 대한 생각과 마음이 느껴졌습니다. 그러면서 ‘둘째는 참 좋겠다’라는 생각이 저도 모르게 들었어요. 그런데 큰아이가 엄마와 동생을 보며 이런 마음이 생겼으면 어떡하지 하는 걱정도 생겼습니다.

 

부모가 둘 이상의 아이를 키우다 보면 누구나 나와 좀 더 맞거나 맞지 않는 아이들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부모 자신도 모르게 부모의 마음이 겉으로 드러나는 시간이 거듭될수록 어느 한 아이는 분명 힘든 시간을 보내게 될 것입니다. 다시 말씀드려 7살이지만 눈치 빠르고 말도 잘하고 거기다 친구들에게 인기도 많다고 엄마에게 인정받는 동생을 보면서 큰아이의 마음은 어땠을까 하는 염려가 생겼습니다. 그리고 어머니가 조심한다고 하셨겠지만, 동생과 자신을 대하는 어머니의 다른 마음을 큰아이가 느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어머니께 몇 가지 부탁의 말씀을 드리고자 합니다.

어떤 이유에서건 아이의 행동이 느린 것을 부정적으로만 보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그럼 느린 것이 장점인가요? 하는 반문을 하고 싶으실 거예요. 그런데 느리다는 것이 무조건 장점이 될 수도 없지만 무조건 단점이라 말할 수도 없을 것 같습니다.

 

행동도 느리고, 하나를 알려주면 딱 하나만 하는 아이를 가르치셨던 어느 선생님의 이야기가 떠오릅니다. 물론 처음에는 선생님도 답답하게 느끼셨다고 합니다. 하지만 느린 아이의 장점이 성실하고 꾸준한 모습을 보인다는 것을 파악하고는 아이를 빨리하라고 다그치기보다는 느린 만큼 신중한 모습을 수용해주고 격려해주니 자신감이 생겨 학습뿐만 아니라 친구들 사이에서도 잘 지내는 모습을 보였다고 합니다. 그러니 느린 것은 어떠한 것을 신중하게 꾸준히 해나갈 수 있는 장점으로 발전할 수도 있다라는 자신감을 어머니도, 아이도 가졌으면 합니다.

 

왜 빨리 못하냐고 다그치기보다는 어머니가 생각하는 시간보다 좀 더 기다려주시고, 아이가 해낸 것에 격려와 지지가 무엇보다 필요할 것 같습니다.

아이들의 모습은 시간만 지나고, 나이만 든다고 해서 저절로 만들어지지 않는 것 같습니다. 특히 부모가 원하는 대로요. 그리고 아이의 모습에 대한 부모의 지적이나 비난도 결코 해결책이 아니라는 것을 많이 경험하게 됩니다. 그러면 무엇이 필요할까요? 무엇보다 부모의 관심과 도움 그리고 지지와 격려가 필수영양소 이더라구요. 이 필수영양소를 듬뿍 먹으면서 아이들은 경험하고, 그 사이 여러 시행착오도 경험하면서 자신의 모습을 하나씩 자기 것으로 만들어 가는 것 같습니다.

 

그러니 큰아이의 모습에서 어머니가 관심 가져주고 지지해주실 수 있는 한 가지부터 찾아보셨으면 합니다. 어머니도 한꺼번에 다 받아들이기 쉽지 않으실테니까요. 그 한가지의 관심과 지지와 격려가 큰아이에게 긍정적인 경험의 소중한 시작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하나만 알려주면 하나만 하고, 말하기 전에는 왜 스스로 하지 않을까요? 아마 유아기 때부터 ‘엄마가 해 줄게’하며 다 해주시지 않았을까 하고 조심스레 생각해봅니다. 아이가 느리기도 하지만 다 해주는 것이 어머니도 편하고, 이렇게 해주다 보면 언젠가는 알아서 하겠지라는 생각도 많으셨을 것입니다. 하지만 자신이 스스로 해보지 않고 언젠간 자신의 몫을 스스로 해내는 경우는 잘 없습니다. 그러니 지금부터라도 아이가 하는 속도가 느리더라도 스스로 생각하고 행동할 수 있는 기회를 주셔야 합니다. 먼저 아이 스스로 할 수 있겠다라고 말하는 부분부터 아이가 스스로 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세요.

 

무엇보다 아이가 동생과 비교되고 있다는 것을 느끼지 않았으면 합니다. 부지불식간에 일어나는 그 비교로 큰아이는 더 자신감을 잃고, 더 느린 행동을 보이고 무엇이든 더 하지 않으려 할 가능성이 큽니다. 그러니 이 부분에 관해 어머니의 더 세심한 관심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부모인 우리는 ‘부모가 된다’라는 것이 어떤 것인지도 모르고 부모가 되었지요. 하지만 부모가 된 이상 아이를 위해 애를 써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다만 그 애씀이 내 입장이 아닌 아이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이해하고 행동하는 애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시 한편 선물 드립니다.

 

행복은 비교를 모른다

                                                                   박노해

 

나의 행복은 비교를 모르는 것

나의 불행은 남과 비교하는 것

 

남보다 내가 앞섰다고 미소 지을 때

불행은 등 뒤에서 검은 미소를 지으니

 

이 아득한 우주에 하나뿐인 나는

오직 하나의 비교만이 있을 뿐

 

어제의 나보다 좋아지고 있는가

어제의 나보다 더 지혜로워지고

어제보다 더 깊어지고 성숙하고 있는가

 

나의 행복은 하나뿐인 잣대에서 자유로와지는것

나의 불행은 세상의 칭찬과 비난에 울고 웃는 것

 

<박노해의 나눔문화 중에서>

3 1

사단법인 사교육걱정없는세상ㅣ사업자번호 356-82-00194ㅣ공동대표 정지현 홍민정ㅣ이사장 송인수 ㅣ (04382) 서울시 용산구 한강대로 62길 23 유진빌딩 4층

ㅣ문의 02-797-4044 noworry@noworry.kr개인정보처리방침

호스팅제공자 : (주)누구나데이터 | 개인정보보호 관리 책임자 : 김용명 | 팩스 : 02-797-4484

Copyright 사단법인 사교육걱정없는세상. All Right Reserved.


사단법인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사업자번호 356-82-00194 ㅣ 대표 정지현, 홍민정

호스팅제공자 : (주)누구나데이터 | 

개인정보보호 관리 책임자 : 김용명 

| 팩스 : 027974484

| 개인정보처리방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