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3남매를 키우고 있는 다둥이 엄마입니다. 저와 남편은 평범하다 못해 학력이나 학벌이 좋지 않고 교육에 대단히 관심이 많은 부모도 아닙니다. 사실 초6, 초4 그리고 이제 돌쟁이인 늦둥이를 키우기도 버거운 형편이고 경제적으로도 사교육을 많이 할 수 있는 형편은 아닙니다. 주변에서, 그리고 교육계에 종사하는 친척의 권유로 초6, 초4 두 아이의 지능 검사를 받게 되었습니다. 두 아이 다 영재 범위에 들어간다는 결과가 나왔고 특히 초4인 아들은 영재군에서도 매우 높은 수치라고 합니다. 사교육계에 있는 친척은 초5학년이 되면 학교에서 뽑는 영재반을 신청하고 과학고 같은 특목고나 영재고 입학에 대한 정보를 미리 알아보고 아이의 재능을 살려주라고 권유하셨습니다. 그런 학교들은 미리 알아보고 중학교때 생기부등에 관련 활동기록을 넣고, 입시 요령을 준비하지 않으면 안된다고요.
아이 아빠도 매우 관심을 보이며 엄마가 아이들 교육에 좀 더 적극적으로 알아보기를 원하는 것 같습니다. 물론 저도 아이가 가진 재능을 잘 키워주고 싶지만, 체력적인 문제, 교육 정보를 찾고 실행하는 것에 대한 시간적, 경제적인 두려움, 그러나 그렇게 하지 않으면 아이가 손해를 보게 되는 것일까 복잡한 마음 때문에 오히려 근심이 생기고 있습니다.
아직 아이는 특별한 분야에 관심이 있는 것이 아니고, 축구와 게임, 친구를 좋아하는 즐거운 초등학생입니다.
2년 후에는 아이가 중학교 진학을 해야 하고 (또 큰 아이는 내년에 중학 입학인 것을 감안하면) 사교육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학군지로 이사를 하는 것이 좋을까요? 평범한 집안에서 자라는 머리 좋은 아이의 학습과 진로를 어떻게 도와줄 수 있을까요?
A. 안녕하세요? 아이가 지능검사에서 높은 점수를 받으셨는데, 막상 기쁨보다는 어떻게 학습과 진학을 지도해야 할 지 걱정이 앞서서 문의를 주셨네요.
학습을 시키면 뭐든 잘 해내는 아이일 테니, 사교육에 종사하시는 친척 분의 말씀이 맞을 수도 있지만 맞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문의 주신 글을 보면, 아이가 아마 학습 전 분야에 우수하지만 한 분야에 특히 관심을 가지고 있는 상황은 아닌 것 같습니다. 아직 아이의 관심사(적성)가 뚜렷하지 않은데, 과학고(특목고), 영재고를 준비해야 할 상황은 아닌 것 같습니다.
먼저, 학교 영재반에 대해 말씀드릴께요. 초등학교 5학년부터 학교에서 지원자들 중에서 선발하는 영재반과 교육청 영재반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대학교에서 주최하는 영재반은 사교육의 한 형태이고요. 수학과 과학반을 운영하고 학년별 심화 수준의 문제들을 다룹니다. 초등학교 영재반 참가 여부는 아이가 수학과 과학을 좋아한다면 해당 분야의 공부에 동기 부여가 될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아이가 다른 관심 분야가 있다면 (예를 들어 코딩, 독서, 예체능 활동 등) 굳이 영재반 수업을 위해 아이가 관심분야에 쏟을 시간을 아낄 필요가 있나 싶습니다. 현실적으로 영재반 수업 이력이 입시에 도움이 되는 것도 아니며, 그 정도 수준의 심화 문제 경험은 시중의 문제집도 많이 있습니다.
두번째, 특목고 등을 준비하는 시기는 중1, 2학년부터 시작해도 늦지 않습니다. 특히 아이의 학습 지능이 매우 높게 나왔다 하니 더 그렇습니다. 아이가 일반 중학교의 학습 수준에 지루함을 느끼거나 비슷한 친구들과 관심분야를 더 깊게 공부하고 싶다는 의지가 생기면 본인과 상의하여 그때 진학 준비를 하셨으면 합니다. 부모님의 의지로 초등 4,5학년부터 사교육 특목고(영재고) 코스를 타던 학생들이 사춘기에 들어서면서 갈등을 빚고, 학습 자체에 대한 동기를 잃는 경우를 많이 보아왔습니다. 아이의 재능과 학습의지는 아이 본인의 것인데, 일찍 아이의 높은 지능을 확인한 부모님들이 자신의 욕구와 아이의 욕구를 동일시하면서 생기는 안타까운 상황이지요. 그러니 어머님께서는 주변에 흔들리지 마시고 주관을 잃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세번째, 특목고 등의 진학이 대학 입시에서 원하는 결과를 보장하지 않습니다. 더구나 아이 인생의 성공과 행복을 보장할 수 없습니다. 입시에 있어서도, 예를 들어 서울대 일반전형의 경우 수능 최저등급이 없는 대신 구술 면접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서울대 아로리'라는 웹진에서 이 구술 면접의 기출 문제들을 볼 수 있는데, 제시문들이 고등학교 과정 어느 부분과 관련된 것인지 상세한 주석으로 표시되어 있습니다. 즉 교과 과정 이외의 곳에서 문제를 출제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실제로 서울대학교의 최근 2024년 '서울대학교 대학별 고사 선행학습 영향평가 자체평가보고서'를 보면 입학전형영향평가위원회 심의 결과에서 서울대 면접 및 구술고사는 교육과정 범위와 수준 내에서 출제된 것으로 판단되고, 고교 교육과정에서 제시한 개념을 바탕으로 학생의 논리력, 비판적 사고능력, 문제 해결력을 평가하는데 적절하였음을 심의하였으며 향후에도 현재의 출제 기조를 유지하고자 한다고 밝혔습니다. 따라서 어릴 때부터 과도한 사교육과 선행학습은 아이가 가진 역량을 문제 풀이 기계로 전락시킬 수 있는 위험한 선택이 될 수 있을 뿐 아니라, 대학 입시에도 도움이 되지 않기에 사고능력과 문제 해결력을 기르는데 중점을 두셨으면 합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아이의 학습을 지도할 수 있을까요?
역량이 좋은 아이이니 다양한 경험과 지적 자극을 주는 것이 아이가 자기 주도성을 발휘하며 탐구하게 할 수 있는 자연스러운 방법일 것 같습니다.
- 아이 학년에 맞는 인문학이나 과학 잡지 등을 구독하거나 도서관에서 읽게 하기
- 일상 생활에서 이건 어떤 원리로 이렇게 되는 걸까? 와 같은 질문을 통해 아이가 해결자의 역할을 하게 하기
- 6학년인 누나와 버스를 타고 갔다 오는 심부름 / 가족 여행 (동작지능과 수행력)
- 아이가 관심있어 하는 방과 후 수업을 듣고 그 수업과 연계된 책을 빌려 읽거나 유튜브로 검색해보기.
- 유아를 돌보고 계시니, 적정한 선에서 사교육을 현명하게 이용하실 수도 있겠지요. (선행보다는 심화)
아이가 알아서 할거라는 태도도 바람직하지 않으며 사교육에만 의존하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없습니다. 아이가 관심있어 하는 분야는 어떤 것인지 어머님께서 직접 눈 여겨 보시고, 아이의 지적 호기심을 채워줄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아이와 함께, 때로는 상담넷이나 교육 정보 매체들을 통해 찾아보셨으면 합니다.
무엇보다도, 아이의 학습에는 '공부 정서'가 중요합니다.
좋은 성적표를 받았을 때만 보여주는 부모의 과도한 칭찬 또는 과정보다 결과에 대한 칭찬 ;
부모 : "이렇게 똑똑한 내 아들!"
아이 : '똑똑하지 않으면 부모님을 실망 시킬까봐 두려워'
반대로 높은 기대치를 가지고 아이의 노력을 폄훼하는 발언 ;
부모 : "네 머리로 조금만 노력했으면 이보다 더 잘할 수 있었잖아!"
아이 : '나는 엄마의 기대를 맞출 수 없어, 맞추기 힘들어'
등은 아이의 공부 정서를 망칠 수 있습니다.
학습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우리의 현실은 학습 지능이 높은 아이라고 해서 마냥 행복하게 두지 않는 것 같습니다. 부모로서 자녀 양육의 목표를 어디에 두고 계신지요. 어머님의 아이는 높은 지능 외에도 고유한 기질, 취향, 적성, 욕구를 가지고 있을 것입니다. 애정의 욕구가 많은 아이인지, 자신만의 시간이 소중한 아이인지, 힘의 행사가 중요한 아이인지, 안정감이 중요한 아이 인지. 아이가 자라면서 자신의 색깔을 구체적으로 보일 것입니다. 아이에게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살피며 양육하시다 보면 학습은 자연스럽게 따라갈 것이라 생각합니다.
문의하신 부분에 작게나마 도움이 되셨기를 바랍니다.
Q. 3남매를 키우고 있는 다둥이 엄마입니다. 저와 남편은 평범하다 못해 학력이나 학벌이 좋지 않고 교육에 대단히 관심이 많은 부모도 아닙니다. 사실 초6, 초4 그리고 이제 돌쟁이인 늦둥이를 키우기도 버거운 형편이고 경제적으로도 사교육을 많이 할 수 있는 형편은 아닙니다. 주변에서, 그리고 교육계에 종사하는 친척의 권유로 초6, 초4 두 아이의 지능 검사를 받게 되었습니다. 두 아이 다 영재 범위에 들어간다는 결과가 나왔고 특히 초4인 아들은 영재군에서도 매우 높은 수치라고 합니다. 사교육계에 있는 친척은 초5학년이 되면 학교에서 뽑는 영재반을 신청하고 과학고 같은 특목고나 영재고 입학에 대한 정보를 미리 알아보고 아이의 재능을 살려주라고 권유하셨습니다. 그런 학교들은 미리 알아보고 중학교때 생기부등에 관련 활동기록을 넣고, 입시 요령을 준비하지 않으면 안된다고요.
아이 아빠도 매우 관심을 보이며 엄마가 아이들 교육에 좀 더 적극적으로 알아보기를 원하는 것 같습니다. 물론 저도 아이가 가진 재능을 잘 키워주고 싶지만, 체력적인 문제, 교육 정보를 찾고 실행하는 것에 대한 시간적, 경제적인 두려움, 그러나 그렇게 하지 않으면 아이가 손해를 보게 되는 것일까 복잡한 마음 때문에 오히려 근심이 생기고 있습니다.
아직 아이는 특별한 분야에 관심이 있는 것이 아니고, 축구와 게임, 친구를 좋아하는 즐거운 초등학생입니다.
2년 후에는 아이가 중학교 진학을 해야 하고 (또 큰 아이는 내년에 중학 입학인 것을 감안하면) 사교육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학군지로 이사를 하는 것이 좋을까요? 평범한 집안에서 자라는 머리 좋은 아이의 학습과 진로를 어떻게 도와줄 수 있을까요?
A. 안녕하세요? 아이가 지능검사에서 높은 점수를 받으셨는데, 막상 기쁨보다는 어떻게 학습과 진학을 지도해야 할 지 걱정이 앞서서 문의를 주셨네요.
학습을 시키면 뭐든 잘 해내는 아이일 테니, 사교육에 종사하시는 친척 분의 말씀이 맞을 수도 있지만 맞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문의 주신 글을 보면, 아이가 아마 학습 전 분야에 우수하지만 한 분야에 특히 관심을 가지고 있는 상황은 아닌 것 같습니다. 아직 아이의 관심사(적성)가 뚜렷하지 않은데, 과학고(특목고), 영재고를 준비해야 할 상황은 아닌 것 같습니다.
먼저, 학교 영재반에 대해 말씀드릴께요. 초등학교 5학년부터 학교에서 지원자들 중에서 선발하는 영재반과 교육청 영재반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대학교에서 주최하는 영재반은 사교육의 한 형태이고요. 수학과 과학반을 운영하고 학년별 심화 수준의 문제들을 다룹니다. 초등학교 영재반 참가 여부는 아이가 수학과 과학을 좋아한다면 해당 분야의 공부에 동기 부여가 될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아이가 다른 관심 분야가 있다면 (예를 들어 코딩, 독서, 예체능 활동 등) 굳이 영재반 수업을 위해 아이가 관심분야에 쏟을 시간을 아낄 필요가 있나 싶습니다. 현실적으로 영재반 수업 이력이 입시에 도움이 되는 것도 아니며, 그 정도 수준의 심화 문제 경험은 시중의 문제집도 많이 있습니다.
두번째, 특목고 등을 준비하는 시기는 중1, 2학년부터 시작해도 늦지 않습니다. 특히 아이의 학습 지능이 매우 높게 나왔다 하니 더 그렇습니다. 아이가 일반 중학교의 학습 수준에 지루함을 느끼거나 비슷한 친구들과 관심분야를 더 깊게 공부하고 싶다는 의지가 생기면 본인과 상의하여 그때 진학 준비를 하셨으면 합니다. 부모님의 의지로 초등 4,5학년부터 사교육 특목고(영재고) 코스를 타던 학생들이 사춘기에 들어서면서 갈등을 빚고, 학습 자체에 대한 동기를 잃는 경우를 많이 보아왔습니다. 아이의 재능과 학습의지는 아이 본인의 것인데, 일찍 아이의 높은 지능을 확인한 부모님들이 자신의 욕구와 아이의 욕구를 동일시하면서 생기는 안타까운 상황이지요. 그러니 어머님께서는 주변에 흔들리지 마시고 주관을 잃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세번째, 특목고 등의 진학이 대학 입시에서 원하는 결과를 보장하지 않습니다. 더구나 아이 인생의 성공과 행복을 보장할 수 없습니다. 입시에 있어서도, 예를 들어 서울대 일반전형의 경우 수능 최저등급이 없는 대신 구술 면접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서울대 아로리'라는 웹진에서 이 구술 면접의 기출 문제들을 볼 수 있는데, 제시문들이 고등학교 과정 어느 부분과 관련된 것인지 상세한 주석으로 표시되어 있습니다. 즉 교과 과정 이외의 곳에서 문제를 출제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실제로 서울대학교의 최근 2024년 '서울대학교 대학별 고사 선행학습 영향평가 자체평가보고서'를 보면 입학전형영향평가위원회 심의 결과에서 서울대 면접 및 구술고사는 교육과정 범위와 수준 내에서 출제된 것으로 판단되고, 고교 교육과정에서 제시한 개념을 바탕으로 학생의 논리력, 비판적 사고능력, 문제 해결력을 평가하는데 적절하였음을 심의하였으며 향후에도 현재의 출제 기조를 유지하고자 한다고 밝혔습니다. 따라서 어릴 때부터 과도한 사교육과 선행학습은 아이가 가진 역량을 문제 풀이 기계로 전락시킬 수 있는 위험한 선택이 될 수 있을 뿐 아니라, 대학 입시에도 도움이 되지 않기에 사고능력과 문제 해결력을 기르는데 중점을 두셨으면 합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아이의 학습을 지도할 수 있을까요?
역량이 좋은 아이이니 다양한 경험과 지적 자극을 주는 것이 아이가 자기 주도성을 발휘하며 탐구하게 할 수 있는 자연스러운 방법일 것 같습니다.
아이가 알아서 할거라는 태도도 바람직하지 않으며 사교육에만 의존하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없습니다. 아이가 관심있어 하는 분야는 어떤 것인지 어머님께서 직접 눈 여겨 보시고, 아이의 지적 호기심을 채워줄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아이와 함께, 때로는 상담넷이나 교육 정보 매체들을 통해 찾아보셨으면 합니다.
무엇보다도, 아이의 학습에는 '공부 정서'가 중요합니다.
좋은 성적표를 받았을 때만 보여주는 부모의 과도한 칭찬 또는 과정보다 결과에 대한 칭찬 ;
부모 : "이렇게 똑똑한 내 아들!"
아이 : '똑똑하지 않으면 부모님을 실망 시킬까봐 두려워'
반대로 높은 기대치를 가지고 아이의 노력을 폄훼하는 발언 ;
부모 : "네 머리로 조금만 노력했으면 이보다 더 잘할 수 있었잖아!"
아이 : '나는 엄마의 기대를 맞출 수 없어, 맞추기 힘들어'
등은 아이의 공부 정서를 망칠 수 있습니다.
학습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우리의 현실은 학습 지능이 높은 아이라고 해서 마냥 행복하게 두지 않는 것 같습니다. 부모로서 자녀 양육의 목표를 어디에 두고 계신지요. 어머님의 아이는 높은 지능 외에도 고유한 기질, 취향, 적성, 욕구를 가지고 있을 것입니다. 애정의 욕구가 많은 아이인지, 자신만의 시간이 소중한 아이인지, 힘의 행사가 중요한 아이인지, 안정감이 중요한 아이 인지. 아이가 자라면서 자신의 색깔을 구체적으로 보일 것입니다. 아이에게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살피며 양육하시다 보면 학습은 자연스럽게 따라갈 것이라 생각합니다.
문의하신 부분에 작게나마 도움이 되셨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