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 중2 외동딸을 둔 엄마입니다. 방학내내 진짜 학원빼고는 침대와 혼연일체가 되어 공부라고는 전혀 하지 않는 모습에 더 이상은 아닌 것 같아 한달넘게 참다참다 ‘공부 좀 해야하지 않겠니?’라고 한마디 했다가 헉 소리나게 난리를 치더라구요.
자기 공부니까 자기가 하고 싶은 방식으로 하기 싶은대로 할거라며, 자기가 알아서 한다고 화내고, 짜증내는데 정말 가관이 아닙니다. 알아서하긴요. 방학내내 책상앞에 앉아 공부하는 모습을 본적이 없어요. 참다참다 조심스레 이야기 꺼낸 것인데, 얼마나 억울해하는지...
알아서 한다는데, 언제까지 아무소리 안하고 기다려야 하나요? 이제 3월이면 중3인데, 겨우 학원갔다 와서는 침대에 누워 핸드폰으로 유튜브 줄창보고, 집에서는 도무지 뭘 안해요. 아무말없이 이대로 바라봐야 할까요? 뭐라고 말하면 잔소리하지 말라고 하니 입 꾹 닫고 있어야 하나요?
A : 방학동안 적극적으로 공부를 하지 않는 아이에 대한 걱정과 학습태도에 대한 잔소리가 아이와의 마찰로까지 이어져 답답하시죠?
먼저, 잔소리의 실효성에 대한 답을 드리고 싶습니다.
‘잔소리를 하면 아이가 공부를 할까요?’ 그런 아이는 우리 아이들 중에는 없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미 글에서도 아이가 어머니의 학습에 대한 잔소리를 간섭으로만 여기고 있다고 보이네요. 그렇다면 어떻게 하는 것이 어머니의 걱정과 답답함을 표현하면서도 아이와의 마찰을 줄일 수 있을까요?
'공부해야 되지 않니?' 라는 청유형 보다는 ' 네가 충분히 공부를 하는지 엄마는 사실 걱정이 돼.'
라고 I(나)-메시지를 써서 얘기해 보는 것이 더 나을 것 같습니다. 이때, 아이가 좋아하는 간식을 건네주거나 고기라도 구워 주면서 대화한다면 더 좋겠지요.
아이도 나름 자신의 생각을 얘기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고, 아이가 불퉁하게 대답한다 하더라도 서로 덜 상처받을 것입니다.
'언제까지 기다려야만 하나요?' 라는 부모님들의 말에는 '언제 까지 기다리면 우리 아이가 공부를 잘 하나요?' 라는 정해진 답이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아이 양육과 교육의 도착점을 '공부를 잘 하는 때' 라고 한정 짓지 않고 '자기 앞가림을 하는 때' '자신의 인생을 고민하며 노력하는 때' 로 넓게 바라보면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많이 감소됩니다. 그리고 부모의 효능감도 꺾이지 않을 것이고요.
다음으로 그나마 학원이라도 잘 다니는 아이인데, 엄마는 왜 미덥지 않고 속이 탈까요?
아이 입장에서 방학인데 늦잠도 자고 싶고, 놀기도 하고 싶은 마음은 이해가 됩니다. 어머님 입장에서도 아이가 꼭 명문대를 가는 것이 목적이라기보다는 이왕이면 좀 더 열심히 해서 좀 더 잘살기를 바라는 마음이지요. 그렇다면 실속 없는 잔소리로 아이와 사이만 나빠지는 손해를 보기 보다는 이 갈등을 계기로 내가 아이 교육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무엇인지를 스스로 점검하고 기준을 정하는 계기로 삼으셨으면 합니다.
- 나와 아이의 관계는 소통이 잘 되는가?
- 나는 자녀를 믿어주고 있고, 아이도 그것을 아는가?
- 우리 아이가 학원에서는 열심히 하고, 집에서는 쉬는 것인가 아니면 공부 자체를 좋아하지 않는가?
- 우리 아이는 어떤 장점이 있는가? (대부분의 경우 학벌보다는 자신이 가진 적성과 재능으로 살아가지요.)
자녀가 어머님처럼 이성적으로 생각이 가능하면 '지금 공부를 하지 않으면 나중에 큰 코 닥친다는 것'을 스스로 생각하겠지만, 중학생인 아이는 이성보다 감정이 지배적이어서 순간의 부정적인 감정에 좌우되어 저항을 합니다. 그리고 이런 상황이 반복된다면 아이는 자신의 삶에서 주도권이 없다고 느끼고 자율성에 대한 욕구가 충족되지 않아 반항심만 키울 수 있기 때문에, 어머님이 좀 더 이성적으로 부모 자신과 아이의 학습 상태를 점검하며 아이를 대하셨으면 합니다.
한편, 이렇게 아이에 대한 걱정을 토로하고 나면 마음도 가라앉고 내 마음 속의 불안은 무엇인지, 지금 내가 어떤 태도로 아이를 다루는 것이 현명한지도 점검해 보실 수 있습니다. 그러니 어머님의 걱정을 피하거나 아이에게 학습을 강요하는 방식을 취하기보다는 어머니 자신의 감정을 대면하시고 '이래서 내가 마음이 졸았구나' '이래서 내가 화가 났구나' 하는 성찰의 시간을 가지는 기회로 삼아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아이에게 공부를 닥달하고 난 후 문득 어린 시절에 '너 몇 등 하니?' 라고 묻는 친척들 앞에서 어머니가 제 등수를 올려 말씀하시던 때의 '상처 난 자존심' 이 떠올랐던 적이 있습니다. 지나고 보니 참 할 말도 없는 어른들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또 힘들게 직장에서 돌아왔을 때, 이후에 잘 다니던 직장을 '아이를 위해서' 포기했을 때에도 공부하지 않는 아이에게 화를 내었어요. 아이가 공부하지 않는 것이 화가 날 때는 엄마가 가진 이유도 있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 저의 경험담을 적습니다.
질 수밖에 없는 아이와의 싸움에서 큰 전면전을 치르기 보다는 이렇게 미리 상담넷을 통해서 한 번 마음을 다독이시는 좋은 방법을 취하셨다는 생각이 듭니다. 상담넷의 문은 항상 열려 있습니다. 함께 고민하고 함께 성장할 기회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Q : 중2 외동딸을 둔 엄마입니다. 방학내내 진짜 학원빼고는 침대와 혼연일체가 되어 공부라고는 전혀 하지 않는 모습에 더 이상은 아닌 것 같아 한달넘게 참다참다 ‘공부 좀 해야하지 않겠니?’라고 한마디 했다가 헉 소리나게 난리를 치더라구요.
자기 공부니까 자기가 하고 싶은 방식으로 하기 싶은대로 할거라며, 자기가 알아서 한다고 화내고, 짜증내는데 정말 가관이 아닙니다. 알아서하긴요. 방학내내 책상앞에 앉아 공부하는 모습을 본적이 없어요. 참다참다 조심스레 이야기 꺼낸 것인데, 얼마나 억울해하는지...
알아서 한다는데, 언제까지 아무소리 안하고 기다려야 하나요? 이제 3월이면 중3인데, 겨우 학원갔다 와서는 침대에 누워 핸드폰으로 유튜브 줄창보고, 집에서는 도무지 뭘 안해요. 아무말없이 이대로 바라봐야 할까요? 뭐라고 말하면 잔소리하지 말라고 하니 입 꾹 닫고 있어야 하나요?
A : 방학동안 적극적으로 공부를 하지 않는 아이에 대한 걱정과 학습태도에 대한 잔소리가 아이와의 마찰로까지 이어져 답답하시죠?
먼저, 잔소리의 실효성에 대한 답을 드리고 싶습니다.
‘잔소리를 하면 아이가 공부를 할까요?’ 그런 아이는 우리 아이들 중에는 없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미 글에서도 아이가 어머니의 학습에 대한 잔소리를 간섭으로만 여기고 있다고 보이네요. 그렇다면 어떻게 하는 것이 어머니의 걱정과 답답함을 표현하면서도 아이와의 마찰을 줄일 수 있을까요?
'공부해야 되지 않니?' 라는 청유형 보다는 ' 네가 충분히 공부를 하는지 엄마는 사실 걱정이 돼.'
라고 I(나)-메시지를 써서 얘기해 보는 것이 더 나을 것 같습니다. 이때, 아이가 좋아하는 간식을 건네주거나 고기라도 구워 주면서 대화한다면 더 좋겠지요.
아이도 나름 자신의 생각을 얘기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고, 아이가 불퉁하게 대답한다 하더라도 서로 덜 상처받을 것입니다.
'언제까지 기다려야만 하나요?' 라는 부모님들의 말에는 '언제 까지 기다리면 우리 아이가 공부를 잘 하나요?' 라는 정해진 답이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아이 양육과 교육의 도착점을 '공부를 잘 하는 때' 라고 한정 짓지 않고 '자기 앞가림을 하는 때' '자신의 인생을 고민하며 노력하는 때' 로 넓게 바라보면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많이 감소됩니다. 그리고 부모의 효능감도 꺾이지 않을 것이고요.
다음으로 그나마 학원이라도 잘 다니는 아이인데, 엄마는 왜 미덥지 않고 속이 탈까요?
아이 입장에서 방학인데 늦잠도 자고 싶고, 놀기도 하고 싶은 마음은 이해가 됩니다. 어머님 입장에서도 아이가 꼭 명문대를 가는 것이 목적이라기보다는 이왕이면 좀 더 열심히 해서 좀 더 잘살기를 바라는 마음이지요. 그렇다면 실속 없는 잔소리로 아이와 사이만 나빠지는 손해를 보기 보다는 이 갈등을 계기로 내가 아이 교육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무엇인지를 스스로 점검하고 기준을 정하는 계기로 삼으셨으면 합니다.
- 나와 아이의 관계는 소통이 잘 되는가?
- 나는 자녀를 믿어주고 있고, 아이도 그것을 아는가?
- 우리 아이가 학원에서는 열심히 하고, 집에서는 쉬는 것인가 아니면 공부 자체를 좋아하지 않는가?
- 우리 아이는 어떤 장점이 있는가? (대부분의 경우 학벌보다는 자신이 가진 적성과 재능으로 살아가지요.)
자녀가 어머님처럼 이성적으로 생각이 가능하면 '지금 공부를 하지 않으면 나중에 큰 코 닥친다는 것'을 스스로 생각하겠지만, 중학생인 아이는 이성보다 감정이 지배적이어서 순간의 부정적인 감정에 좌우되어 저항을 합니다. 그리고 이런 상황이 반복된다면 아이는 자신의 삶에서 주도권이 없다고 느끼고 자율성에 대한 욕구가 충족되지 않아 반항심만 키울 수 있기 때문에, 어머님이 좀 더 이성적으로 부모 자신과 아이의 학습 상태를 점검하며 아이를 대하셨으면 합니다.
한편, 이렇게 아이에 대한 걱정을 토로하고 나면 마음도 가라앉고 내 마음 속의 불안은 무엇인지, 지금 내가 어떤 태도로 아이를 다루는 것이 현명한지도 점검해 보실 수 있습니다. 그러니 어머님의 걱정을 피하거나 아이에게 학습을 강요하는 방식을 취하기보다는 어머니 자신의 감정을 대면하시고 '이래서 내가 마음이 졸았구나' '이래서 내가 화가 났구나' 하는 성찰의 시간을 가지는 기회로 삼아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아이에게 공부를 닥달하고 난 후 문득 어린 시절에 '너 몇 등 하니?' 라고 묻는 친척들 앞에서 어머니가 제 등수를 올려 말씀하시던 때의 '상처 난 자존심' 이 떠올랐던 적이 있습니다. 지나고 보니 참 할 말도 없는 어른들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또 힘들게 직장에서 돌아왔을 때, 이후에 잘 다니던 직장을 '아이를 위해서' 포기했을 때에도 공부하지 않는 아이에게 화를 내었어요. 아이가 공부하지 않는 것이 화가 날 때는 엄마가 가진 이유도 있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 저의 경험담을 적습니다.
질 수밖에 없는 아이와의 싸움에서 큰 전면전을 치르기 보다는 이렇게 미리 상담넷을 통해서 한 번 마음을 다독이시는 좋은 방법을 취하셨다는 생각이 듭니다. 상담넷의 문은 항상 열려 있습니다. 함께 고민하고 함께 성장할 기회를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