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로 살아내는 힘, 자율성

상담넷
2021-03-04
조회수 653

어린시절뿐 아니라 학창시절을 지나며 주변으로부터 순응적이고, 모범적이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으며 자랐다. 내 생각이나 의견을 강하게 주장하거나 관철하기 위해 목소리를 크게 한 기억이 없고, 더군다나 싸움까지 해본 경험도 거의 없는 것으로 보아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 순응적으로 보였나보다.

 

가만 생각해보니 의견나눔을 통해 상대방의 의견이나 생각이 이해와 공감이 되는 사안이라면 끝까지 주장하거나 고집을 부려본 적은 없는것 같다. 다만, 나다움을 위해 스스로 하거나 해내야 하는 부분에 대한 다른 이의 과도한 선넘기에 대해서는 유난히 불쾌감을 표시했다. 물론 성인이 된 이후 개인의 사생활에 과도하게 간섭하는 선넘기는 타인으로부터 받아본 적이 거의 없긴하다. 다만 결혼 후 여러 상황으로 함께 살게 된 친정엄마와 겪는 갈등은 바로 과도한 선넘기에 해당이 되어 불편하고 나이가 들수록 힘들다.

 

친정엄마의 과도한 선넘기는 요즘도 가끔 있다보니 마음 상할 때가 있다. 부모 눈에 자식의 나이가 어떠하든 여전히 부족하고 애처롭다는 문화가 있는 것일까 싶기도 하다. 어쨌든 과도한 선넘기가 '자식사랑'이란 이름으로 덧칠되어 있다는 생각이 든다. 나의 친정엄마 뿐 아니라 다른 분들도 가끔 갈등에 대해 이야기를 해주어서 나만의 불편함은 아니란 것을 알게 되었다. 동양의 문화 탓인가 싶기도 하지만 부모와 자식의 '정서적 독립'이 제대로 되지 않아서라 생각한다.

 

자녀의 경제적 독립보다 정서적 독립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정서적 독립의 바탕은 자녀를 독립된 인격체로 바라보는 시선과 더불어 '자율성' 보장이 되어야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나이와 상관없이 자신의 자율성이 충분히 보장되고, 이해되며 인정을 받아야지만 비로소 온전히 성장이 이루어질 것 같다.

 

인간은 누구든 자율성을 가지고 태어나지만 부모가 된 우리는 곧잘 아이의 자율성을 잊고 있는것은 아닐까? 사랑이라는 말로 아이의 자율성보다는 부모인 내뜻대로 되길 바라다보니 갈등이 생기는것인가?

 

친정엄마와의 갈등도 늘 이 자율성이 무시될때 커진다. 내가 선택하기도 전에 '이것으로 해야겠네'라는 말을 들으면 선택의 주체는 나인데, 무시되는 느낌부터 들어서 불편하다. 물론 "아니요. 저것으로 할래요."하면 되지만 문제는 내 마음속에서도 "이것으로 해야지" 라는 말을 준비하고 있었던터라 뭔가 분명 선택은 내가 한 것이지만 나의 선택이 아닌것 같은 느낌적 느낌이 들곤한다.

 

난 이 느낌이 참 불편하다. 내가 온전히 선택할 수 있도록 친정엄마가 기다려주면 참 좋겠는데, 종종 앞서간다. 당신이 자식의 모든 불편함을 다 해결해주고 싶어한다. 매번 말씀드려도 고치기는 쉽지 않을듯하다. 친정엄마의 자식사랑은 알겠으나 거리두기가 조금 필요하다. 불편함도 행복감도 좌절이나 실패도 지켜보는 부모님의 안타까움이 있겠지만 지켜봐 주었음 좋겠다. 자식이 온전히 자신의 삶으로 살아낼 수 있도록 말이다.

 

이렇게 친정엄마의 과도한 선넘기를 불편해하면서 딸에게 난 어떻게 하고 있을까 궁금해졌다. 연세 많으신 친정엄마께 정서적 독립에 대해 이야기하기보다 딸과의 정서적 독립을 실천하는 것이 가장 필요하겠다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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