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한 해 우리는 하나같이 힘든 시기를 통과해 왔어요. 특히 대한민국의 학부모와 학생으로 생전 처음 경험한 온라인 개학은 각자 파란만장한 사연이 있었을 것이라고 예상해요.
우리 집 고등학생들과 저 또한 쉽지 않은 한 해였죠. 아이들의 온라인 개학 일정을 보면, 아침에 일어나 온라인으로 출석을 하고 그날 시간표에 따라 과제를 확인합니다.
A는 한두 시간 내에 과제를 몰아서 제출하고 친구들과 온라인 게임에서 만납니다.
우당탕탕 클릭! 클릭! 클릭. 오후까지 게임의 세계에서 지냅니다.
학교에서는 과목별로 온라인 강의를 들으라고는 하지만, 영상은 그냥 화면에 띄워 놓으면 그만입니다. 온라인 개학은 오후 4시 종례 전까지 무엇을 하든지, 컴퓨터를 사용할 수 있는 정당한 명분을 제공합니다. 온라인 개학기간 동안 A는 자는 시간, 밥 먹는 시간, 학원 가는 시간을 제외한, 하루에 대략 15시간은 게임 속에 살았던 것 같네요. 그나마 학원을 가니 그 과목은 뒤처지지 않고 학습을 하는 것이겠지요? 저 또한 학원을 보내지 않은 상황에서 하루에 15시간을 아이가 집에서 게임만 하는 것을 그냥 두고 보게 되지 않을 것 같습니다. 학원을 보내고 학원 숙제를 해 가는 것으로 공부에 뒤처지지 않는다는 위로를 겨우 받고 있네요.
B의 학교는 조금 다릅니다. 시간마다 시간 안에 과제를 제출해야 해서 온라인 개학이지만 바빠 보입니다. 점심시간도 지키고, 하루종일 무엇을 하는지는 모르지만 책상에 앉아 있습니다. 사실 B는 평소에도 성실한 학생입니다. 수업을 열심히 듣고, 시간 안에 과제를 제출하고, 과제 또한 꼼꼼하게 잘하고 싶어 합니다. 그러나 그러다가도 한두 시간 정도 과제가 없는 과목이 있으면 곧바로 침대로 들어가 행복하게 꿀잠을 잡니다. ‘저렇게 낮잠 자는 습관이 들면 등교해서는 어떻게 적응하나?’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그러나 한편으로 생각해 보면 ‘그동안 학교에서 잠자는 아이들이 없었던가?’라며 제 노파심의 꼬리를 자릅니다. 꿀 낮잠 덕분에 다 자란 줄 여겼던 B의 키가 작년 1학기 동안 3cm나 더 자랐네요.
아이들은 감정이 울컥 오르는 사춘기 시기는 지났어요. 하지만 A와 B에게 공부하라는 말은 여전히 모두 잔소리입니다. 잔소리가 아닌 대화를 하고 싶은데 상대가 그렇게 여기지 않으니 참 어렵네요.
“어머니, 제가 알아서 합니다.” 그러면 저는 여기서 멈춰야 합니다.
작년 겨울방학처럼 올해도 겨울잠 자듯이 보내야 할까 걱정이 됩니다.
다행히 B가 친구랑 학원에서 진행하는 겨울방학 윈터스쿨을 등록하고 싶다고 하네요. 기회다 싶어 A의 의사는 어떤지 물어 보았어요.
“음... 망친 성적을 생각하면 나도 양심이 찔려서 안 하겠다고 말을 못 하겠네.”
윈터스쿨, 첫째 주 첫날 둘째 날, 2시쯤 넘으니 하원.
힘들어서 중간에 나왔다내요. 이런... 쯧쯧 속상합니다.
‘공부만 할 수 있을 때가 좋은 거야. 다른 신경 쓰지 않고 공부만 하면 되는데. 뭐가 힘들다고 앓는 소리야?’ 마음의 소리가 올라옵니다. 멈칫!
다시 이성을 찾고 생각합니다. 아이들의 17년 인생 통틀어 가장 힘든 시기는 언제일까? 지금 현재가 아닐까?’
셋째 날, 4시까지 버티기. 조금씩 시간을 늘려 갑니다.
마음먹은 만큼 행동이 바로바로 따라주지 않긴 하지만 아이들도 애쓰고 있습니다.
아이들도 자신의 인생을 누구보다 잘 살고 싶겠지요.
오늘도 제 마음에 새깁니다.
“어머니, 당신의 자녀를 믿으셔야 합니다.”
양지아래 툇마루
작년 한 해 우리는 하나같이 힘든 시기를 통과해 왔어요. 특히 대한민국의 학부모와 학생으로 생전 처음 경험한 온라인 개학은 각자 파란만장한 사연이 있었을 것이라고 예상해요.
우리 집 고등학생들과 저 또한 쉽지 않은 한 해였죠. 아이들의 온라인 개학 일정을 보면, 아침에 일어나 온라인으로 출석을 하고 그날 시간표에 따라 과제를 확인합니다.
A는 한두 시간 내에 과제를 몰아서 제출하고 친구들과 온라인 게임에서 만납니다.
우당탕탕 클릭! 클릭! 클릭. 오후까지 게임의 세계에서 지냅니다.
학교에서는 과목별로 온라인 강의를 들으라고는 하지만, 영상은 그냥 화면에 띄워 놓으면 그만입니다. 온라인 개학은 오후 4시 종례 전까지 무엇을 하든지, 컴퓨터를 사용할 수 있는 정당한 명분을 제공합니다. 온라인 개학기간 동안 A는 자는 시간, 밥 먹는 시간, 학원 가는 시간을 제외한, 하루에 대략 15시간은 게임 속에 살았던 것 같네요. 그나마 학원을 가니 그 과목은 뒤처지지 않고 학습을 하는 것이겠지요? 저 또한 학원을 보내지 않은 상황에서 하루에 15시간을 아이가 집에서 게임만 하는 것을 그냥 두고 보게 되지 않을 것 같습니다. 학원을 보내고 학원 숙제를 해 가는 것으로 공부에 뒤처지지 않는다는 위로를 겨우 받고 있네요.
B의 학교는 조금 다릅니다. 시간마다 시간 안에 과제를 제출해야 해서 온라인 개학이지만 바빠 보입니다. 점심시간도 지키고, 하루종일 무엇을 하는지는 모르지만 책상에 앉아 있습니다. 사실 B는 평소에도 성실한 학생입니다. 수업을 열심히 듣고, 시간 안에 과제를 제출하고, 과제 또한 꼼꼼하게 잘하고 싶어 합니다. 그러나 그러다가도 한두 시간 정도 과제가 없는 과목이 있으면 곧바로 침대로 들어가 행복하게 꿀잠을 잡니다. ‘저렇게 낮잠 자는 습관이 들면 등교해서는 어떻게 적응하나?’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그러나 한편으로 생각해 보면 ‘그동안 학교에서 잠자는 아이들이 없었던가?’라며 제 노파심의 꼬리를 자릅니다. 꿀 낮잠 덕분에 다 자란 줄 여겼던 B의 키가 작년 1학기 동안 3cm나 더 자랐네요.
아이들은 감정이 울컥 오르는 사춘기 시기는 지났어요. 하지만 A와 B에게 공부하라는 말은 여전히 모두 잔소리입니다. 잔소리가 아닌 대화를 하고 싶은데 상대가 그렇게 여기지 않으니 참 어렵네요.
“어머니, 제가 알아서 합니다.” 그러면 저는 여기서 멈춰야 합니다.
작년 겨울방학처럼 올해도 겨울잠 자듯이 보내야 할까 걱정이 됩니다.
다행히 B가 친구랑 학원에서 진행하는 겨울방학 윈터스쿨을 등록하고 싶다고 하네요. 기회다 싶어 A의 의사는 어떤지 물어 보았어요.
“음... 망친 성적을 생각하면 나도 양심이 찔려서 안 하겠다고 말을 못 하겠네.”
윈터스쿨, 첫째 주 첫날 둘째 날, 2시쯤 넘으니 하원.
힘들어서 중간에 나왔다내요. 이런... 쯧쯧 속상합니다.
‘공부만 할 수 있을 때가 좋은 거야. 다른 신경 쓰지 않고 공부만 하면 되는데. 뭐가 힘들다고 앓는 소리야?’ 마음의 소리가 올라옵니다. 멈칫!
다시 이성을 찾고 생각합니다. 아이들의 17년 인생 통틀어 가장 힘든 시기는 언제일까? 지금 현재가 아닐까?’
셋째 날, 4시까지 버티기. 조금씩 시간을 늘려 갑니다.
마음먹은 만큼 행동이 바로바로 따라주지 않긴 하지만 아이들도 애쓰고 있습니다.
아이들도 자신의 인생을 누구보다 잘 살고 싶겠지요.
오늘도 제 마음에 새깁니다.
“어머니, 당신의 자녀를 믿으셔야 합니다.”
양지아래 툇마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