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럴 수 있어~

상담넷
2021-08-24
조회수 547

20년 장롱면허를 꺼내야 하는 상황에서 출퇴근만 살살 운전한지 이제 3년째다.

빼꼼 얼굴 내미는 곰돌이가 ‘면허는 땄는데~’라고 말하는 초보표지도 그대로 붙어있다.

 

이제는 떼라는 말을 들을 때 마다, '5분 출근, 5분 퇴근이라 운전실력이 안 늘어요.' 하거나,

'오래 붙어 있어서 안 떼어져요.' 한다. 사실 나는 운전이 세상 제일 무섭다.

운전실력이 늘기에는 출퇴근 거리가 짧기도 하지만 되도록이면 걷는다. 걸어서 출퇴근 가능한 거리를 차로 움직이는 이유는 유료 운전연수 받았는데 운전감이 사라질까봐 겁나서다.

 

시동 켜고, 주행. 후진. 주차!

그 외에 차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모른다. 문제가 생기면 집 근처 카센터에 가서 '봐 주세요~' 하곤 해 해결한다. 화면 없는 구형 블랙박스를 바꾸려고 생각만하다 1년! 한달 전 남동생 도움을 받고서야 설치기사님이 방문하셨다. 구형 블랙박스를 제거하고 네비게이션, 후방카메라와 함께 신규 블랙박스 선들을 함께 정리해 주셨다. IT쪽 업무를 하고 있지만 자동차 관련된 것은, 셀프 주유나 셀프 세차도 마음먹고 혼자 해보는데 한참 걸렸다. 기사님이 주차 중에도 찍히게 할 것인지 물었고, 주행 중에만 기록되도록 해 달라고 하고 드디어 설치 완료 후 4면 카메라 화면 보이는 것 확인 후 버튼 용도 설명해주고 끝!!

 

다음 날 새로 설치한 블랙박스 보면서 기분 좋게 출근하는데, 아파트 주차장을 다 빠져나가기도 전에 화면이 꺼져 버리는 거다. ‘ 으잉? 뭐가 문제지? 왜지? 기사님 멀리서 오셨는데. 아~’

많이 당황한 상태에서, 9시가 넘을 때까지 기다렸다가 전화를 걸었다.

'기사님~ 블랙박스가 처음엔 켜졌는데, 아파트 주차장 출차도 하기전에 꺼졌어요.'

기사님은 '제가 말씀 드렸잖아요. 운행에 방해되니 곧 화면은 꺼지는데 안내 멘트는 계속 나올거라고요.'  ‘띵!’ 전혀 들은 기억이 안 났다.

'네~ 기사님~' 인사하고 전화는 끊었지만, 왜 기억을 못하지? 작동법 설명 때 뭐라고 하셨는데. '네~ 네~' 대답도 했는데. 무슨 말인지도 모르고 대답했나?!

 

'그럴 수 있어~'  내게 위로의 말을 건넨다.

모르는 분야라 너무 어려워했나? 다음엔 찬찬히 잘 들으면 되지.

 

토요일 아침. 급하게 차를 타고 나갈 일이 있었는데 차 키를 돌려도 평소의 '부릉~'이 아닌 낯선 소리와 함께 수도꼭지 모양의 주황색 등이 켜진다. ‘뭐지? 왜지?’ 세번, 네번 다시 해봐도 여전히 시동이 안 켜진다. 결국 남동생에게 전화하니 아무래도 긴급출동을 부르고 공업사를 들어가야 한단다.

 

자동차 보험증권이 어디 있더라? 차 안에는 작년 보험증권이 다행히 있었다. 올해도 같은 보험사에 했으니 다행이었다. 긴급출동 접수하고 기사님 오셔서 보시더니 배터리 방전이란다. 30~40분 운행을 해서 충전해야 하는데, 그래도 방전 상황 반복될 수 있어서 배터리 교환해야 할 수 있다고 했다. 기사님 기다리며 회사 동료와 친한 언니에게 사고 소식을 전하고 어찌 해야 하는지 정보수집! 아무튼 차가 움직이니 동네를 1시간 돌고 마음 가볍게 주차. 일요일 아침 한번 더 시동 켜서 확인해보라는 지인의 말을 듣고 주차장으로. 웬걸 똑같은 주황색 수도꼭지 모양에 불이 들어오고 문제가 있다는 소리만 나왔다.

 

두번째 긴급출동을 요청했다. 이번엔 카센터에 차를 가져다 놓고, 휴일이라 문을 안 열어서 차 키를 카센터 안에 던져 넣고 걸어서 집으로 돌아왔다.

월요일 아침 사장님이 󰡒언제 배터리 교체했어요?󰡓 전화하셨다. 󰡒작년 일거에요.󰡓 대답을 하면서 머릿속에서는 배터리 교체, 엔진오일, 앞 바퀴교체 수리 내용은 기억이 나는데 󰡒언제?󰡓 인지 기억이 안 난다. 왜 수리내역을 출력해서 모아두거나 차계부에 안 적었을까?

 

'그럴 수 있어~' 내게 위로의 말을 또 건넨다.

이번 배터리교체 수리 내역을 출력해서 차안 가방에 잘 넣어둔다. 앞으로 잘 하면 되지.

 

작년 이맘때 농협 하나로 마트에 싱싱한 매실박스가 쌓여 있고 설탕과 초록담금병이 세트로 전시된 것을 보고, 그럴 마음 전혀 없었는데 매실 두 박스와 설탕 2봉지 그리고 초록담금병을 샀다. 매실을 씻으면서 바로 후회했다. ‘아휴~ ’ 너무 많이 샀다. 씻고, 말리고, 꼭지 따고, 설탕 붓고, 통에 넣고. 며칠을 설탕 녹으라고 저으면서 다시는 이렇게 많이 하지 말아야지 했었다.

 

그런데 카카오 톡에 나온 청귤이 너무도 싱싱해 보이는데다 가격까지 착해서 홀리듯이 구매결정! 금요일 퇴근해서 씻고, 썰면서 '왜~ 이렇게 많이 샀을까? 병 하나 양만큼 조금씩 해서 먹는게 현명한데' 자책했다.

 

'그럴 수 있어~' 내게 위로의 말을 또다시 건넨다.

다음번엔 박스로 사지 말자고 다짐. 일단 만들었으니 열심히 먹으면 되지.

 

요즘 전에 없는 실수도 많이 하고, 후회했던 일을 잊고 다시 벌인 일로 자책하는 나를 보며 속상하지만 새해 결심한대로 너그러운 마음을 가지려한다.

'그럴 수 있어~ 앞으로 개선하면 되지.' '그럴 수 있어~ 상황에서 배우면 되지.‘

 

나에게 그리고 다른이들에게 마법의 단어처럼 말해보자. ’그럴 수 있어~‘

 


사단법인 사교육걱정없는세상ㅣ사업자번호 356-82-00194ㅣ공동대표 신소영 나성훈

ㅣ이사장 송인수 ㅣ (04382) 서울시 용산구 한강대로 62길 23 유진빌딩 4층

ㅣ문의 02-797-4044 noworry@noworry.kr개인정보처리방침

호스팅제공자 : (주)누구나데이터 | 개인정보보호 관리 책임자 : 김용명 | 팩스 : 02-797-4484

Copyright 사단법인 사교육걱정없는세상. All Right Reserved.


사단법인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사업자번호 356-82-00194 ㅣ 대표 신소영, 나성훈

호스팅제공자 : (주)누구나데이터 | 

개인정보보호 관리 책임자 : 김용명 

| 팩스 : 027974484

개인정보처리방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