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등학교 5학년인 둘째 그린이 담임선생님께 일요일 오후 전화가 옵니다 .
"오늘 목공 수업이 있는 날인데 그린이가 오지 않아서 연락드렸습니다~"
"아..격주로 하는 거라 지난 주에 해서 안하는 줄 알았어요"
"네, 연락이 제대로 되지 않았나 봅니다. 추석연휴가 있어서 수업을 한 주 앞당겨서 하기로 했습니다. 지금도 늦지 않았으니 공방으로 보내주세요~"
"네 알겠습니다 선생님~"
2주에 한번 담임선생님이 마을학교에서 운영하는 목공 수업을 듣고 있었는데 그린이만 오지 않아서 선생님이 직접 전화를 하셨습니다. 그날은 수업이 없는 줄 알고 있다가 급하게 서두릅니다.
마침 아빠가 차를 가지고 외출하고 없어서 아이를 어떻게 보내야 하나 고민을 했습니다. 집에서 목공방까지 걸어가기는 좀 멀고 버스도 다니지 않는 시골입니다. 날도 좀 더워서 택시를 태워서 보내야겠다 생각합니다. 목공방은 한적한 시골동네 한쪽에 위치해 있습니다. 급히 서둘러서 아이를 준비시켜서 콜택시를 부르고 집 앞으로 나갔습니다. 택시는 금방 옵니다.
"기사님~우리 아이 오롯 목공방까지 좀 부탁드리겠습니다"
"오롯 목공방이요? 나는 잘 모르겠는데.."
"아마 네비게이션 치면 나올거예요. 고읍리에 있는 열린유치원 근처입니다"
기사님이 그래도 감이 잘 안오시는지 갸웃거리십니다.
"그린아~열린유치원에서 내려서 걸어갈 수 있지? 그 근처에 자주 가봤으니까 찾아갈 수 있을거야. “ ”기사님~그럼 열린 유치원 앞에 좀 세워 주시겠어요?"
그린이가 확답을 하지 않은 것이 좀 마음에 걸렸지만 수업에 늦기도 해서 아이에게 카드를 쥐어주고 택시 문을 닫았습니다. 뒤돌아 서는데 아이 혼자 보내도 괜찮은 걸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콜택시를 부르면 기사님 전화번호와 차량번호가 휴대폰에 문자로 오니 조금은 안심합니다. 그래도 혼자 보낸 것이 마음이 놓이지 않습니다. 초등학교 5학년이지만 아직 휴대폰을 사주지 않았습니다.
'데려다 주고 올걸 그랬나…'
얼마 뒤 택시요금이 결제되었다는 문자가 오는 걸 확인하고 조금 안심합니다. 잘 도착했겠거니 했지요. 한 10분쯤 지나서 담임선생님께 전화를 드렸습니다.
"선생님~오늘 아빠가 없어서 그린이를 택시를 태워서 보냈는데 도착했나요?"
"아니요~아직 안왔는데요. 언제쯤 나갔지요?"
"택시 기사님이 아마 열린 유치원 앞에 내려주신 것 같아요"
"아이고...주소를 불러주셨으면 좋았을걸요. 제가 한번 나가보겠습니다"
그 때부터 슬슬 걱정이 되기 시작합니다. 그린이가 약간 길치라는 큰 아이의 말도 생각이 납니다. "엄마~그린이는 나랑 여러번 갔던 길도 잘 몰라요~길치야 길치~"
그래도 열린유치원에서 목공방까지 한길만 쭉 따라가면 되는 길인데...설마 길을 잃어버렸을까...초조한 마음으로 담임선생님의 연락을 기다렸습니다.
잠시 뒤 다시 전화가 옵니다.
"어머니~공방에서 열린유치원까지 한바퀴 돌았는데 그린이가 안 보여요"
"앗...정말요? 택시에서 내린지는 15분쯤 됐는데요. 도착하고도 남았을 시간이예요."
"제가 한번 더 둘러볼께요~기사님께 주소를 불러주셨으면 좋았을걸요"
전화를 끊고는 초조해지기 시작합니다. 혹시나 기사님이 아이를 엉뚱한데 내려주진 않으셨겠지? 기사님이 나쁜 사람이었던 건 아닐까? 별별 상상이 다 듭니다.
덜덜 떨리는 손으로 핸드폰 문자를 다시 확인해 보니 다행히 차량번호와 기사님 핸드폰 번호가 문자에 있습니다. 기사님께 전화를 겁니다.
"기사님~조금 전에 아이 열린유치원에 데려다 달라고 했던 아이 엄마예요"
"아~예. 무슨 일이십니까?"
"아이가 공방에 도착을 안했다네요. 열린 유치원 앞에서 내려주신거 맞으시죠?"
"예~열린유치원 삼거리에서 내려 줬습니다. 안그래도 걱정이 되서 내려서 걸어가는 것 까지 확인을 했어요"
"네...알겠습니다~"
아빠한테도 전화를 합니다. 사정을 설명하니 길도 모르는 아이를 혼자 택시 태워 보냈다고 엄청 화를 냅니다. 휴대폰이라도 쥐어 주어 보내지 그냥 보냈다고 또 한 소리 합니다. 아빠도 걱정이 되는지 지금 바로 공방 쪽으로 운전해서 가보겠다고 합니다. 저는 초조하게 서성입니다. 시간이 너무 느리게 흘러가는 듯 합니다.
5분이나 지났을까요? 담임선생님으로부터 연락이 옵니다.
"어머니~그린이 찾았어요. 방금 공방에 데리고 왔습니다. 마을을 한 두바퀴 정도 도니까 걸어가고 있는 게 보이더라구요. 그러니 안심하십시오. 다음에 이런 일이 있으면 공방 주소를 꼭 알려주세요"
"아이고...감사합니다 선생님~"
그제서야 한시름 놓습니다. 아빠한테도 집으로 바로 오라고 전화를 합니다.
혹시나 싶어서 기사님께도 문자를 넣었습니다.
'기사님~아이 찾았어요. 괜한 걱정을 끼쳐드려 죄송합니다'
곧바로 기사님으로부터 전화가 옵니다.
"아이를 찾았다고요?"
"네, 기사님...길을 잃고 돌아다니고 있는 걸 담임선생님이 발견하셨데요"
"안그래도 내가 전화를 받고 내 책임도 있는 것 같아서...걱정이 되가지고 다시 가서 내려준 곳 근처를 뱅뱅 돌고 있었습니다~다행이에요. 잘 됐습니다. 이제 안심이네요"
"아이고...그러셨군요. 죄송하고 감사합니다"
"아이를 찾았으니 됐지요"
담임선생님도 많이 걱정을 하셨는지 다시 문자가 옵니다
‘마치고는 제가 데려다 드리겠습니다. 3시쯤 마칠 예정입니다’
‘아닙니다. 선생님~ 아빠가 집에 왔어요. 데리러 갈 수 있어요’
‘네, 그럼 마칠 시간쯤 되서 연락 드리겠습니다.’
집으로 돌아온 아이가 엄청 반갑습니다.
"그린아~엄마가 얼마나 걱정했는 줄 알아? 길을 모르면 모른다고 엄마한테 얘길했어야지. 모르겠으면 길가는 사람들에게 물어보지 그랬어~"
"엄마~거긴 사람도 없었어요. 그리고 내가 길 안다고는 얘기 안했는데... 엄마가 그냥 쭉 가면 된다고 얘기해가지고"
"그래..엄마가 잘못했네. 미안하다. 진짜 너 잃어버리는 줄 알고 엄마가 간이 철렁했다. 아빠한테 엄청 혼났어. 너 혼자 보냈다고...택시 기사님도 너 찾으러 가셨대~"
"히히"
걱정을 많이 했다는 소리에 아이는 배시시 웃습니다.
"공방 못찾으면 어쩔려고 했어?"
"다시 집으로 걸어오려고 했죠"
"집은 찾을 수 있을거 같았어?"
"엄마~그럼요. 그래도 내가 집은 찾을 수 있다고요. 저쪽을 보고 가기만 하면 되는데요"
"그나마 다행이네. 집으로 오는 길을 알고 있어서~하하"
아이를 무사히 찾았기 때문에 웃으며 주고 받을 수 있는 이야기입니다. 걱정하며 초조했던 시간은 추억이 되었습니다. 아이를 찾아서 마을을 몇 바퀴나 돌아주신 선생님이 고맙습니다. 전화 받고 아이가 걱정되서 다시 내려준 장소로 가서 아이를 찾고 계셨다는 택시기사님의 마음씀도 따뜻하게 다가옵니다. 지체없이 당장 아이를 찾으러 달려와주는 남편이 있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고 안심도 됩니다. 아이를 키우는데는 정말 온 동네가 필요한 듯 합니다. 아이를 키우는데 저 혼자가 아니어서 다행입니다. 아이 한명에게 연결된 사람들이 이렇게나 많습니다. 아이는 이런 관심과 사랑과 걱정을 먹고 자라는 것일테지요.
올해 초등학교 5학년인 둘째 그린이 담임선생님께 일요일 오후 전화가 옵니다 .
"오늘 목공 수업이 있는 날인데 그린이가 오지 않아서 연락드렸습니다~"
"아..격주로 하는 거라 지난 주에 해서 안하는 줄 알았어요"
"네, 연락이 제대로 되지 않았나 봅니다. 추석연휴가 있어서 수업을 한 주 앞당겨서 하기로 했습니다. 지금도 늦지 않았으니 공방으로 보내주세요~"
"네 알겠습니다 선생님~"
2주에 한번 담임선생님이 마을학교에서 운영하는 목공 수업을 듣고 있었는데 그린이만 오지 않아서 선생님이 직접 전화를 하셨습니다. 그날은 수업이 없는 줄 알고 있다가 급하게 서두릅니다.
마침 아빠가 차를 가지고 외출하고 없어서 아이를 어떻게 보내야 하나 고민을 했습니다. 집에서 목공방까지 걸어가기는 좀 멀고 버스도 다니지 않는 시골입니다. 날도 좀 더워서 택시를 태워서 보내야겠다 생각합니다. 목공방은 한적한 시골동네 한쪽에 위치해 있습니다. 급히 서둘러서 아이를 준비시켜서 콜택시를 부르고 집 앞으로 나갔습니다. 택시는 금방 옵니다.
"기사님~우리 아이 오롯 목공방까지 좀 부탁드리겠습니다"
"오롯 목공방이요? 나는 잘 모르겠는데.."
"아마 네비게이션 치면 나올거예요. 고읍리에 있는 열린유치원 근처입니다"
기사님이 그래도 감이 잘 안오시는지 갸웃거리십니다.
"그린아~열린유치원에서 내려서 걸어갈 수 있지? 그 근처에 자주 가봤으니까 찾아갈 수 있을거야. “ ”기사님~그럼 열린 유치원 앞에 좀 세워 주시겠어요?"
그린이가 확답을 하지 않은 것이 좀 마음에 걸렸지만 수업에 늦기도 해서 아이에게 카드를 쥐어주고 택시 문을 닫았습니다. 뒤돌아 서는데 아이 혼자 보내도 괜찮은 걸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콜택시를 부르면 기사님 전화번호와 차량번호가 휴대폰에 문자로 오니 조금은 안심합니다. 그래도 혼자 보낸 것이 마음이 놓이지 않습니다. 초등학교 5학년이지만 아직 휴대폰을 사주지 않았습니다.
'데려다 주고 올걸 그랬나…'
얼마 뒤 택시요금이 결제되었다는 문자가 오는 걸 확인하고 조금 안심합니다. 잘 도착했겠거니 했지요. 한 10분쯤 지나서 담임선생님께 전화를 드렸습니다.
"선생님~오늘 아빠가 없어서 그린이를 택시를 태워서 보냈는데 도착했나요?"
"아니요~아직 안왔는데요. 언제쯤 나갔지요?"
"택시 기사님이 아마 열린 유치원 앞에 내려주신 것 같아요"
"아이고...주소를 불러주셨으면 좋았을걸요. 제가 한번 나가보겠습니다"
그 때부터 슬슬 걱정이 되기 시작합니다. 그린이가 약간 길치라는 큰 아이의 말도 생각이 납니다. "엄마~그린이는 나랑 여러번 갔던 길도 잘 몰라요~길치야 길치~"
그래도 열린유치원에서 목공방까지 한길만 쭉 따라가면 되는 길인데...설마 길을 잃어버렸을까...초조한 마음으로 담임선생님의 연락을 기다렸습니다.
잠시 뒤 다시 전화가 옵니다.
"어머니~공방에서 열린유치원까지 한바퀴 돌았는데 그린이가 안 보여요"
"앗...정말요? 택시에서 내린지는 15분쯤 됐는데요. 도착하고도 남았을 시간이예요."
"제가 한번 더 둘러볼께요~기사님께 주소를 불러주셨으면 좋았을걸요"
전화를 끊고는 초조해지기 시작합니다. 혹시나 기사님이 아이를 엉뚱한데 내려주진 않으셨겠지? 기사님이 나쁜 사람이었던 건 아닐까? 별별 상상이 다 듭니다.
덜덜 떨리는 손으로 핸드폰 문자를 다시 확인해 보니 다행히 차량번호와 기사님 핸드폰 번호가 문자에 있습니다. 기사님께 전화를 겁니다.
"기사님~조금 전에 아이 열린유치원에 데려다 달라고 했던 아이 엄마예요"
"아~예. 무슨 일이십니까?"
"아이가 공방에 도착을 안했다네요. 열린 유치원 앞에서 내려주신거 맞으시죠?"
"예~열린유치원 삼거리에서 내려 줬습니다. 안그래도 걱정이 되서 내려서 걸어가는 것 까지 확인을 했어요"
"네...알겠습니다~"
아빠한테도 전화를 합니다. 사정을 설명하니 길도 모르는 아이를 혼자 택시 태워 보냈다고 엄청 화를 냅니다. 휴대폰이라도 쥐어 주어 보내지 그냥 보냈다고 또 한 소리 합니다. 아빠도 걱정이 되는지 지금 바로 공방 쪽으로 운전해서 가보겠다고 합니다. 저는 초조하게 서성입니다. 시간이 너무 느리게 흘러가는 듯 합니다.
5분이나 지났을까요? 담임선생님으로부터 연락이 옵니다.
"어머니~그린이 찾았어요. 방금 공방에 데리고 왔습니다. 마을을 한 두바퀴 정도 도니까 걸어가고 있는 게 보이더라구요. 그러니 안심하십시오. 다음에 이런 일이 있으면 공방 주소를 꼭 알려주세요"
"아이고...감사합니다 선생님~"
그제서야 한시름 놓습니다. 아빠한테도 집으로 바로 오라고 전화를 합니다.
혹시나 싶어서 기사님께도 문자를 넣었습니다.
'기사님~아이 찾았어요. 괜한 걱정을 끼쳐드려 죄송합니다'
곧바로 기사님으로부터 전화가 옵니다.
"아이를 찾았다고요?"
"네, 기사님...길을 잃고 돌아다니고 있는 걸 담임선생님이 발견하셨데요"
"안그래도 내가 전화를 받고 내 책임도 있는 것 같아서...걱정이 되가지고 다시 가서 내려준 곳 근처를 뱅뱅 돌고 있었습니다~다행이에요. 잘 됐습니다. 이제 안심이네요"
"아이고...그러셨군요. 죄송하고 감사합니다"
"아이를 찾았으니 됐지요"
담임선생님도 많이 걱정을 하셨는지 다시 문자가 옵니다
‘마치고는 제가 데려다 드리겠습니다. 3시쯤 마칠 예정입니다’
‘아닙니다. 선생님~ 아빠가 집에 왔어요. 데리러 갈 수 있어요’
‘네, 그럼 마칠 시간쯤 되서 연락 드리겠습니다.’
집으로 돌아온 아이가 엄청 반갑습니다.
"그린아~엄마가 얼마나 걱정했는 줄 알아? 길을 모르면 모른다고 엄마한테 얘길했어야지. 모르겠으면 길가는 사람들에게 물어보지 그랬어~"
"엄마~거긴 사람도 없었어요. 그리고 내가 길 안다고는 얘기 안했는데... 엄마가 그냥 쭉 가면 된다고 얘기해가지고"
"그래..엄마가 잘못했네. 미안하다. 진짜 너 잃어버리는 줄 알고 엄마가 간이 철렁했다. 아빠한테 엄청 혼났어. 너 혼자 보냈다고...택시 기사님도 너 찾으러 가셨대~"
"히히"
걱정을 많이 했다는 소리에 아이는 배시시 웃습니다.
"공방 못찾으면 어쩔려고 했어?"
"다시 집으로 걸어오려고 했죠"
"집은 찾을 수 있을거 같았어?"
"엄마~그럼요. 그래도 내가 집은 찾을 수 있다고요. 저쪽을 보고 가기만 하면 되는데요"
"그나마 다행이네. 집으로 오는 길을 알고 있어서~하하"
아이를 무사히 찾았기 때문에 웃으며 주고 받을 수 있는 이야기입니다. 걱정하며 초조했던 시간은 추억이 되었습니다. 아이를 찾아서 마을을 몇 바퀴나 돌아주신 선생님이 고맙습니다. 전화 받고 아이가 걱정되서 다시 내려준 장소로 가서 아이를 찾고 계셨다는 택시기사님의 마음씀도 따뜻하게 다가옵니다. 지체없이 당장 아이를 찾으러 달려와주는 남편이 있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고 안심도 됩니다. 아이를 키우는데는 정말 온 동네가 필요한 듯 합니다. 아이를 키우는데 저 혼자가 아니어서 다행입니다. 아이 한명에게 연결된 사람들이 이렇게나 많습니다. 아이는 이런 관심과 사랑과 걱정을 먹고 자라는 것일테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