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이 지나야 깨닫게 되는 일

상담넷
2022-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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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여 년간 해왔던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을 올해 8월 31일 날짜로 정리를 했다.

정리해야 하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었지만 가장 큰 이유는 예전의 에너지로 아이들을 돌볼 수 없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였다.

 

이 문장에는 2가지 의미가 있는데, 첫 번째는 예전만큼 에너지를 내기 어렵다는 뜻이고

두 번째는 예전과 같은 양의 에너지로는 아이들을 변화시킬 수 없다는 의미이다.

결국 내가 2~3배의 에너지를 더 쏟은 뒤 아이들은 스스로 공부할 수 있는 태도를 익힌다.

 

나의 공부방 환경은 제조 공장이 많은 경기도 주변의 작은 도시이다. 그렇다 보니 다문화 가정, 편모·조손 가정이 많다. 대체로 주어진 환경이 어렵다보니 아이들은 학습에 있어서 어려움을 크게 겪는다

 

그렇다면 주변에서 많이 보는 일반적인 가정환경의 아이들은 어떨까?

그 아이들도 학습에 어려움을 겪기는 마찬가지라 별반 차이가 없다고 생각한다. 지금 대한민국의 많은 아이들은 20여년 전의 아이들과 비교했을 때 이해력 수준에서 차이가 있다고 생각되어 학습의 어려움은 단지 개인의 환경 때문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아이들을 가르치다 보면 나 스스로 정해놓은 마지노선이 있다. 아이들이 최소한 생각해내야 하는 수준이 있는데 해마다 그 마지노선이 낮아진다. 그렇다보니 해마다 “더 쉬운 설명 방법이 뭐가 있을까?” , “어떤 질문을 해야 이 아이가 답을 찾아갈까?”가 가장 큰 고민이다.

 

스스로 고민 없이 수학의 풀이를 대신해 주거나, 암기과목의 답을 알려주는 수업을 해본 적이 없어서 스스로 생각하기를 너무나 싫어하고, 또 못하는 아이들과의 씨름은 늘 시간이 오래 걸린다. 생각해서 답을 찾아가는 과정에 대해 하나하나 알려주고 익혀서 학년이 올라가면 생각하기가 어느 정도 익숙해진다. 하지만 고학년이 될수록 또 다른 이유로 학습에서의 생각하기가 더뎌진다.

 

아이들에게 거짓말하지 않기, 다른 사람 인격 모독하지 않기, 질서감을 익히기 등을 교육하기 위해 아이들의 생활을 의논하고, 성적을 관리하고, 친구의 문제를 상담하며 운영하는 공부방이다 보니 아이와 학부모와 이야기를 나눌 거리가 많다. 아는 게 많아서인지 늘 아이들에 대한 걱정이 많아 시간과 에너지가 소비된다.

 

그러다 어느 날 문득 든 생각이 있다.

‘예전의 아이들과 지금의 아이들을 비교해서 예전 아이들의 생각하기 수준만큼 끌어올려 주려고 하는 것이 맞는 것일까?’, ‘혹시 내가 지금의 아이들을 가르치며 놓치는 것이 있지 않을까?’, ‘지금의 아이들은 지금의 세대가 가르치는 게 맞지 않을까?’ 왜냐하면 지금 아이들을 가르치기 시작한 분들은 내가 가지고 있는 “왜 요즘의 아이들은 예전의 아이들에 비해 대부분의 학습 능력에서 낮아졌을까?”라는 기준을 갖고 있지 않을 것 같아서였다. 아이들을 바라보고 대하는 데 있어서 선입견이 없을 테니 나와는 접근 방법이 다를 수 있고, 그렇다면 아이들에게 더 필요한 존재는 내가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생각이 여기까지 미치니 아이들과 헤어지는 일에 대한 부담이 적어졌다.

 

아이들 가르치는 일을 정리하며 주위 분들이 제일 많이 하는 말이 “아이들한테 애성이 깊었는데 허전하고, 서운해서 앞으로 어떻게 하려고 해요?”였다. 아이들에 대한 나의 각별한 마음을 아는 지인들이라 위로의 말씀으로 하셨을텐데, 아이들에게 그들과 같은 눈높이에서 유연한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그들을 이해하는 시각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요즘의 나는 나도 놀랄 정도로 마음이 차분하다. 일의 시작도 중요하지만, 마무리는 그보다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 인생의 중요한 한 부분에 대한 마무리를 잘한 듯싶어 마음이 한결 편안한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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