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일은, 한 통의 전화로 시작되었습니다. 그 후 1년이 넘는 시간 동안 학교, 경찰, 검찰청, 법원에서 전화와 등기 우편이 날아들었습니다. 법원에서 온 등기 우편을 받으면서는 혹여 남이 알까 두려웠고, 법원에 가는 날엔 그 자체가 고통이었습니다. 그리고 판사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가슴을 찔렀습니다. ‘내가 자식을 잘못 키운 건가? 아닌데…. 나는 내 아들에게 남을 해코지하라고 가르치지 않았는데….’ 별별 생각이 다 들었습니다.
위 내용은 제가 쓴 『어느 날 갑자기 가해자 엄마가 되었습니다』(2020, 길벗)의 1장의 여는 글이다. 책을 출판한 것은 2020년이지만 학교폭력 가해자의 엄마는 2015년, 아들이 중학교 3학년 때 일이었다. 대학원 다니며 논문 준비가 한참이었고 사교육걱정없는세상 회원에서 상근자로 근무도 그만둔 때였다. 무슨 정신으로 대학원 공부를 했는지 모르겠다. 여전히 학교밖에서 아이들을 가르쳤고 사교육걱정없는세상 노워리 상담넷 상담위원과 100인 강사로 활동하던 중이었다. 내 아들이 학교폭력 가해자인데 내가 누군가를 가르치고 강의하고 상담할 자격이 되나 싶었고 누구도 뭐라하지 않는데 자식을 잘못 키웠나 돌아보게 되었다.
2015년 소년재판까지 가면서 너무 힘겹고 긴 시간을 주체할 길이 없을 때 사교육걱정없는세상에서 위안을 얻었다. 자진해서 자원봉사를 하겠다고 찾았고 상근자 경험이 있었기에 따로 일을 가르치지 않아도 알아서 할 일을 할 수 있었다. 그 시간이 나에게는 견디고 버텨야 하는 시간이었기에 가야 할 곳과 해야 할 일이 있는 것, 그리고 무엇보다 안전하고 편한 사람들이 있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 좋았다. 상근자들에게 조심스럽게 나와 아들 일을 이야기했고 탄원서에 서명도 해줬다.
그렇게 세월이 흘러 아들은 학교를 졸업하고 군대도 다녀와서 이제 어엿한 사회인이 되었다. 나 역시 개인상담과 푸른나무재단의 학교폭력 상담도 하고 아들과의 상담 경험을 살려 책도 출판했다. 책을 출판하면서 학교폭력 예방으로 강의도 하게 되고 신문사 인터뷰, 국회 토론회 참석도 했다. 지난 주 중에는 중학교에서 학부모 연수를 했고 주말에도 멀리 마산까지 가서 강의 하고 왔다. 7월에는 진주에 있는 초등학교에서 학부모 연수를 요청했다. 먼 거리라 온라인으로 해도 좋다고 했으나 꼭 대면으로 보길 원했다. 아마도 학교폭력에 대해 직접 경험한 학부모로서의 진솔함이 필요했을 것이다.

그동안 많은 내담자와 수강생들을 만나며 느낀 것들이 있다.
우선 내가 책을 내길 잘했구나 싶다. 물론 아들은 내가 가해자 엄마라는 것만으로 무조건적으로 공격 받을 것이라는 우려를 했었다. 하지만 책을 읽어본 사람이라면 그럴 일은 없다. 가해자를 옹호하는 것이 아니며 나의 경험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고자 쓴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되기 때문이다.
가해자라는 이유로 어디에 말도 못하고 속앓이를 했던 부모들이 내게 상담을 하며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음에도 감사하다고 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학교폭력의 가해자를 범죄자보다 더한 용서하면 안되는 사람으로 여긴다. 이는 언론과 자극적인 콘텐츠들의 영향이다. 우리가 일상에서 만나게 되는 학교폭력 가해자는 드라마 속 가해자가 아닌데도 말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학교폭력을 엄벌해야만 근절할 수 있다는 생각이 오히려 피해자와 가해자의 화해를 막고 있고 교육적 차원의 접근은 더 멀어졌다. 생기부 기재를 막아준다는 변호사들이 마구 생겨나며 아이들의 학교폭력으로 돈을 벌겠다는 어른들은 과연 학교폭력을 없애고 싶은 것인가 의심이 든다.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에 “이 법은 학교폭력의 예방과 대책에 필요한 사항을 규정함으로써 피해학생의 보호, 가해학생의 선도.교육 및 피해학생과 가해학생 간의 분쟁 조정을 통하여 학생의 인권을 보호하고 학생을 건전한 사회구성원으로 육성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밝히고 있다. 그 어디에도 가해학생의 처벌은 없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 회원, 상담위원, 강사, 상근자로 활동하며 배운 것 중 가장 큰 것은 내 아이를 잘 살게 하고 싶다고 내 아이만을 위하는 것보다 옆집 아이가 잘 살게 하는 것이 결국 내 아이가 잘 살게 된다는 것이었다. 결국 건강하고 살기 좋은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학교폭력이 이슈가 될 때만 임시방편으로 대책을 마련하고 엄벌로만 처리하면 아이들은 어른과 사회에 대해 뭘 배울 것인가. 믿을 사람 없고 나만 잘 살면 된다고 여기지는 않을까. 우리는 아이들에게 어른과 사회를 믿어도 된다고 너희들을 위해 어른이 필요한 것이라고 보여줘야 한다. 마지막으로 이 땅에서 내가 썼던 책과 상담 그리고 강의가 필요 없어지길 바라며 칼럼글을 마친다.

■ 글. 노워리상담넷 상담위원 정승훈
아들이 초등학교 4학년 때 처음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을 알게 되었고 5기 등대지기학교를 졸업하고 100인강사클럽, 노워리 상담넷 활동을 시작했다. 이제 성인이 된 아들을 잘 키울 수 있었던 것은 사교육걱정없는세상 노워리 상담넷 상담위원과 강사활동 덕분이었다. 대학을 가지 않고도 자기 삶을 살아가는 아들과 학원을 다니지 않고도 학교 공부를 따라갈 수 있었던 학생들을 가르쳤던 노하우를 칼럼으로 들려드리고자 한다.
위 내용은 제가 쓴 『어느 날 갑자기 가해자 엄마가 되었습니다』(2020, 길벗)의 1장의 여는 글이다. 책을 출판한 것은 2020년이지만 학교폭력 가해자의 엄마는 2015년, 아들이 중학교 3학년 때 일이었다. 대학원 다니며 논문 준비가 한참이었고 사교육걱정없는세상 회원에서 상근자로 근무도 그만둔 때였다. 무슨 정신으로 대학원 공부를 했는지 모르겠다. 여전히 학교밖에서 아이들을 가르쳤고 사교육걱정없는세상 노워리 상담넷 상담위원과 100인 강사로 활동하던 중이었다. 내 아들이 학교폭력 가해자인데 내가 누군가를 가르치고 강의하고 상담할 자격이 되나 싶었고 누구도 뭐라하지 않는데 자식을 잘못 키웠나 돌아보게 되었다.
2015년 소년재판까지 가면서 너무 힘겹고 긴 시간을 주체할 길이 없을 때 사교육걱정없는세상에서 위안을 얻었다. 자진해서 자원봉사를 하겠다고 찾았고 상근자 경험이 있었기에 따로 일을 가르치지 않아도 알아서 할 일을 할 수 있었다. 그 시간이 나에게는 견디고 버텨야 하는 시간이었기에 가야 할 곳과 해야 할 일이 있는 것, 그리고 무엇보다 안전하고 편한 사람들이 있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 좋았다. 상근자들에게 조심스럽게 나와 아들 일을 이야기했고 탄원서에 서명도 해줬다.
그렇게 세월이 흘러 아들은 학교를 졸업하고 군대도 다녀와서 이제 어엿한 사회인이 되었다. 나 역시 개인상담과 푸른나무재단의 학교폭력 상담도 하고 아들과의 상담 경험을 살려 책도 출판했다. 책을 출판하면서 학교폭력 예방으로 강의도 하게 되고 신문사 인터뷰, 국회 토론회 참석도 했다. 지난 주 중에는 중학교에서 학부모 연수를 했고 주말에도 멀리 마산까지 가서 강의 하고 왔다. 7월에는 진주에 있는 초등학교에서 학부모 연수를 요청했다. 먼 거리라 온라인으로 해도 좋다고 했으나 꼭 대면으로 보길 원했다. 아마도 학교폭력에 대해 직접 경험한 학부모로서의 진솔함이 필요했을 것이다.
그동안 많은 내담자와 수강생들을 만나며 느낀 것들이 있다.
우선 내가 책을 내길 잘했구나 싶다. 물론 아들은 내가 가해자 엄마라는 것만으로 무조건적으로 공격 받을 것이라는 우려를 했었다. 하지만 책을 읽어본 사람이라면 그럴 일은 없다. 가해자를 옹호하는 것이 아니며 나의 경험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고자 쓴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되기 때문이다.
가해자라는 이유로 어디에 말도 못하고 속앓이를 했던 부모들이 내게 상담을 하며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음에도 감사하다고 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학교폭력의 가해자를 범죄자보다 더한 용서하면 안되는 사람으로 여긴다. 이는 언론과 자극적인 콘텐츠들의 영향이다. 우리가 일상에서 만나게 되는 학교폭력 가해자는 드라마 속 가해자가 아닌데도 말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학교폭력을 엄벌해야만 근절할 수 있다는 생각이 오히려 피해자와 가해자의 화해를 막고 있고 교육적 차원의 접근은 더 멀어졌다. 생기부 기재를 막아준다는 변호사들이 마구 생겨나며 아이들의 학교폭력으로 돈을 벌겠다는 어른들은 과연 학교폭력을 없애고 싶은 것인가 의심이 든다.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에 “이 법은 학교폭력의 예방과 대책에 필요한 사항을 규정함으로써 피해학생의 보호, 가해학생의 선도.교육 및 피해학생과 가해학생 간의 분쟁 조정을 통하여 학생의 인권을 보호하고 학생을 건전한 사회구성원으로 육성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밝히고 있다. 그 어디에도 가해학생의 처벌은 없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 회원, 상담위원, 강사, 상근자로 활동하며 배운 것 중 가장 큰 것은 내 아이를 잘 살게 하고 싶다고 내 아이만을 위하는 것보다 옆집 아이가 잘 살게 하는 것이 결국 내 아이가 잘 살게 된다는 것이었다. 결국 건강하고 살기 좋은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학교폭력이 이슈가 될 때만 임시방편으로 대책을 마련하고 엄벌로만 처리하면 아이들은 어른과 사회에 대해 뭘 배울 것인가. 믿을 사람 없고 나만 잘 살면 된다고 여기지는 않을까. 우리는 아이들에게 어른과 사회를 믿어도 된다고 너희들을 위해 어른이 필요한 것이라고 보여줘야 한다. 마지막으로 이 땅에서 내가 썼던 책과 상담 그리고 강의가 필요 없어지길 바라며 칼럼글을 마친다.
■ 글. 노워리상담넷 상담위원 정승훈
아들이 초등학교 4학년 때 처음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을 알게 되었고 5기 등대지기학교를 졸업하고 100인강사클럽, 노워리 상담넷 활동을 시작했다. 이제 성인이 된 아들을 잘 키울 수 있었던 것은 사교육걱정없는세상 노워리 상담넷 상담위원과 강사활동 덕분이었다. 대학을 가지 않고도 자기 삶을 살아가는 아들과 학원을 다니지 않고도 학교 공부를 따라갈 수 있었던 학생들을 가르쳤던 노하우를 칼럼으로 들려드리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