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에서 <수학 공부 걱정 없는 마을 만들기> 7주간의 ‘수학공부 걱정없는 마을 만들기’ 프로젝트가 있었다. 지역에서는 흔치 않은 기회여서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되었는데, 강의 때마다 참여한 학부모들의 질문과 열정으로 가득 채워진 시간이었다.
사교육 없이는 수학공부가 불가능할까?
이 질문에 대해서 그동안 나는 초등학교까지는 가능하나, 중학교 이상이 되면 학원의 도움을 받으라고 조언해 왔다. (7주가 끝난 지금은 생각이 바뀌었지만…)
초등학교에서 배우는 수학의 양은 적다. 학원에서도 가르칠 양이 적으니 오히려 선행을 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개념문제집 하나, 심화 문제집 하나 선택해서 풀게 하면, 1학기(6개월) 동안 배울 내용들은 하루에 문제집 3장만 풀어도 4개월이면 끝난다. 이런 식으로 가다 보면 한 학기, 또는 몇 년을 앞질러 선행하는 게 가능하다.
그런데 과연 그럴까?
계산상으로는 그렇다. 이런 계산으로 학원에서는 진도를 빼고 아이들을 밀어붙이고 있지만, 문제는 아이들의 배움이 이렇게 덧셈하듯이 성장하는 건 아니더라는 것이다.
7주 동안 강의를 통해 ‘초등학교에서 배우는 수학의 양은 적다’는 생각은 나의 무지이고 오해라는 것을 깨달았다. 먼저, 나는 문제집을 ‘푸는 것’을 ‘익히는 것’이라고 오해했다. 문제집을 풀면 ‘안다’고 생각한 것이다. 문제집만 잘 풀면 배웠다고 생각한다면, 초등학교에서 배우는 수학의 양은 적다. 그러나 절대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약분 문제를 절차적으로 잘 푼다고 해서 약분에 대한 개념을 알고 있다고 볼 수 없다.
➀ 8/24을 약분하시오.
➁ 약분에 대해 정의하시오.
➀번은 절차적으로 쉽게 하지만, ➁번은 대부분 멈칫할 것이다.
➁번을 제대로 익히려면 ‘초등학교에서 배우는 수학의 양은 적다’라고 할 수 없다는 것을 이번에 깨달았다. 절차적인 문제 풀이로 ➀번만 하다 보면 약분을 왜 해야 하는지 이유를 잊어버린다.
아이가 고둥학교에서 풀어야 하는 문제들은 초등부터 시작해 중학교에서의 배움으로 이어져 중학교에서 배운 수학 개념들을 적절히 적용할 수 있는지가 문제 풀이의 열쇠이다. 초등학교 때 익힌 분수(약분)의 개념이 고등학교에서 베우는 확률, 지수, 로그로 쭉 이어진다는 것을 명심해야겠다.
다시 ‘사교육 없이는 수학공부가 불가능할까?’라는 질문으로 돌아가서.
‘사교육 없이는 수학공부가 불가능’하다는 생각은 어디에서 온 것일까? 이것 역시 우리의 경험보다는 어디선가 주입 받은 생각이다. 초등생 학부모는 고등학교 수학을 아직 경험해 보지 않았기에 주변의 특히 전문가라고 믿는 학원 상담에 의지하게 된다 주변 학부모들도 학원에서 들어온 이야기를 역시 주변 학부모에게 전달할 뿐이다.
그런데 학원 수업에는 ➁번이 없다.
개념 학습 없는 선행학습은 ‘공식이라는 모래로 쌓은 성’이라고 비유하고 싶다.
초등 때는 빨리빨리 쌓아 올리는 성을 보면 누구라도 조급한 마음이 든다. 그러나 모래성 쌓듯이 쌓아가다 보면 고등학생 때 비로소 알게 된다. 개념이 없으면 함수 이상 쌓기 어렵다.
최수일 선생님께서 알려주시는 선생님 놀이는 대단한 수학을 가르치라는 것이 아니었다. “얼마나 정확히 아는지 확인해 보자”도 아니다. 오히려 가르치지 않아도 충분하다고 하신다.
“오늘 뭐 배웠어?” “그게 뭐야?” “설명해 줄래?” 어떤 때는 아이와 같이 헤매도 괜찮다. 한 번 두 번 세 번 하다 보면 개념은 아이가 찾을 것이다. ➁를 표현하는 기회를 계속 가지면 사고하는 경험이 쌓이고 사고가 깊어진다고 한다. ‘3단계 개념학습법’을 자기 주도적으로 실천하는 방법은 『지금 공부하는 게 수학 맞습니까?』에서 참고할 수 있다.
7주 과정을 마치고 5, 6학년 동아리와 중1 동아리가 결성되었다. 3, 4학년 동아리도 준비 중이다.
단체의 전폭적인 지원과 먼 길이지만 털털한 미소로 내려와 주신 최수일 선생님께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참! 아직 피드백 네 번이 남아 있다.
■ 글. 노워리상담넷 상담위원 김재은
공부상처를 자녀에게는 되물림하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을 후원하게 되었다. 상담넷 활동을 하며 부모로 성장하는 기쁨을 함께 하고 있기에, 단체 활동을 적극 지지하는 열렬 회원이다.
대구에서 <수학 공부 걱정 없는 마을 만들기> 7주간의 ‘수학공부 걱정없는 마을 만들기’ 프로젝트가 있었다. 지역에서는 흔치 않은 기회여서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되었는데, 강의 때마다 참여한 학부모들의 질문과 열정으로 가득 채워진 시간이었다.
사교육 없이는 수학공부가 불가능할까?
이 질문에 대해서 그동안 나는 초등학교까지는 가능하나, 중학교 이상이 되면 학원의 도움을 받으라고 조언해 왔다. (7주가 끝난 지금은 생각이 바뀌었지만…)
초등학교에서 배우는 수학의 양은 적다. 학원에서도 가르칠 양이 적으니 오히려 선행을 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개념문제집 하나, 심화 문제집 하나 선택해서 풀게 하면, 1학기(6개월) 동안 배울 내용들은 하루에 문제집 3장만 풀어도 4개월이면 끝난다. 이런 식으로 가다 보면 한 학기, 또는 몇 년을 앞질러 선행하는 게 가능하다.
그런데 과연 그럴까?
계산상으로는 그렇다. 이런 계산으로 학원에서는 진도를 빼고 아이들을 밀어붙이고 있지만, 문제는 아이들의 배움이 이렇게 덧셈하듯이 성장하는 건 아니더라는 것이다.
7주 동안 강의를 통해 ‘초등학교에서 배우는 수학의 양은 적다’는 생각은 나의 무지이고 오해라는 것을 깨달았다. 먼저, 나는 문제집을 ‘푸는 것’을 ‘익히는 것’이라고 오해했다. 문제집을 풀면 ‘안다’고 생각한 것이다. 문제집만 잘 풀면 배웠다고 생각한다면, 초등학교에서 배우는 수학의 양은 적다. 그러나 절대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약분 문제를 절차적으로 잘 푼다고 해서 약분에 대한 개념을 알고 있다고 볼 수 없다.
➀ 8/24을 약분하시오.
➁ 약분에 대해 정의하시오.
➀번은 절차적으로 쉽게 하지만, ➁번은 대부분 멈칫할 것이다.
➁번을 제대로 익히려면 ‘초등학교에서 배우는 수학의 양은 적다’라고 할 수 없다는 것을 이번에 깨달았다. 절차적인 문제 풀이로 ➀번만 하다 보면 약분을 왜 해야 하는지 이유를 잊어버린다.
아이가 고둥학교에서 풀어야 하는 문제들은 초등부터 시작해 중학교에서의 배움으로 이어져 중학교에서 배운 수학 개념들을 적절히 적용할 수 있는지가 문제 풀이의 열쇠이다. 초등학교 때 익힌 분수(약분)의 개념이 고등학교에서 베우는 확률, 지수, 로그로 쭉 이어진다는 것을 명심해야겠다.
다시 ‘사교육 없이는 수학공부가 불가능할까?’라는 질문으로 돌아가서.
‘사교육 없이는 수학공부가 불가능’하다는 생각은 어디에서 온 것일까? 이것 역시 우리의 경험보다는 어디선가 주입 받은 생각이다. 초등생 학부모는 고등학교 수학을 아직 경험해 보지 않았기에 주변의 특히 전문가라고 믿는 학원 상담에 의지하게 된다 주변 학부모들도 학원에서 들어온 이야기를 역시 주변 학부모에게 전달할 뿐이다.
그런데 학원 수업에는 ➁번이 없다.
개념 학습 없는 선행학습은 ‘공식이라는 모래로 쌓은 성’이라고 비유하고 싶다.
초등 때는 빨리빨리 쌓아 올리는 성을 보면 누구라도 조급한 마음이 든다. 그러나 모래성 쌓듯이 쌓아가다 보면 고등학생 때 비로소 알게 된다. 개념이 없으면 함수 이상 쌓기 어렵다.
최수일 선생님께서 알려주시는 선생님 놀이는 대단한 수학을 가르치라는 것이 아니었다. “얼마나 정확히 아는지 확인해 보자”도 아니다. 오히려 가르치지 않아도 충분하다고 하신다.
“오늘 뭐 배웠어?” “그게 뭐야?” “설명해 줄래?” 어떤 때는 아이와 같이 헤매도 괜찮다. 한 번 두 번 세 번 하다 보면 개념은 아이가 찾을 것이다. ➁를 표현하는 기회를 계속 가지면 사고하는 경험이 쌓이고 사고가 깊어진다고 한다. ‘3단계 개념학습법’을 자기 주도적으로 실천하는 방법은 『지금 공부하는 게 수학 맞습니까?』에서 참고할 수 있다.
7주 과정을 마치고 5, 6학년 동아리와 중1 동아리가 결성되었다. 3, 4학년 동아리도 준비 중이다.
단체의 전폭적인 지원과 먼 길이지만 털털한 미소로 내려와 주신 최수일 선생님께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참! 아직 피드백 네 번이 남아 있다.
■ 글. 노워리상담넷 상담위원 김재은
공부상처를 자녀에게는 되물림하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을 후원하게 되었다. 상담넷 활동을 하며 부모로 성장하는 기쁨을 함께 하고 있기에, 단체 활동을 적극 지지하는 열렬 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