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봄학교>라는 정책이 올 초 부랴부랴 시작되었다.
늘봄 학교에 대한 언론 정보를 전혀 접하지 않았기 때문에 정보가 전혀 없는 상태였다.
당연히 외부에서 이 정책을 바라보는 시각이나 진행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지에 대한 정보도 없었다. 내부에서는 제대로 된 준비 없이 번갯불에 콩 볶듯이 시작된 정책이었다. 나중에 알아보니 말이 참 많은 정책이었다. 거기다 학교마다 환경도 다르고, 학교에서 이 정책을 받아들이는 정서도 달랐다. 다행히 내가 수업하게 된 학교는 늘봄 교실을 따로 마련하는 등 무척 적극적인 분위기여서 다른 학교에 비해서 수업 환경이 훨씬 좋은 편이었다.
이런 혼란스러움 속에서 이번 주 월요일까지 초1만을 대상으로 13번의 수업을 했다.
13차시를 수업하다가 문득 무료 프로그램을 학교에서 학부모들에게 어떻게 홍보했을지 궁금해졌다.
내가 공부방을 운영할 때는 학부모와 아이들을 모두 파악하고 수업하는 것과는 달리
일주일에 1번, 2시간도 채 안 되는 시간 동안 만나는 환경에 학부모에 대한 정보도 아이들에 대한 정보도 없어서 아이들에 대한 파악이 조금 더뎌져서 3~4번 만나야 했다.
처음엔 잘 몰랐지만, 나중에 보니 늘봄 교실에 오는 아이는 무척 다양했다.
보통의 아이, 다문화 가정 아이, 한글을 아직 모르는 아이, 정서가 불안정한 아이, 태도가 불안정한 아이, 무기력한 아이…. 등등
이 아이들을 대상으로 내가 강의하는 주제는 <그림책으로 보는 세계의 문화와 예술>이다.
도서관 분류 번호 800번에 나오는 나라를 기준으로 강의안을 구성했다. 어떻게 전달해야 할지 고민이 되는 프로그램이었다.
열심히 준비한 둘째 주 강의에서 퀴즈를 내고 맞추는 수업 후, 쉬는 시간에 국어, 수학 문제도 내달라고 했다. 이유를 물어봤더니 공부를 잘해야 한다고 대답하는데 마음이 아팠다.
도대체 누가 아이들에게 그런 말을 했을지 묻는 대신
앞으로 아이들과 할 나의 수업 내용과 활동들을 설명하며 아이들의 호기심을 채워줬다.
활동들에는 내가 공부방을 운영하며 아이들과 함께한 활동도 하고
아이들의 학교 진도에 맞춰서 가르쳐야 하니, 하고 싶어도 못 했던 활동들을 실컷 하며
아이들과 2시간을 보낸다. 거기에 내가 좋아하는 세계사, 한국사를 옛날 이야기하듯 해주니 아이들도 좋아한다. 강의를 준비할 때는 최선을 다해서 준비한다. 늘 그렇지만 수업이나 강의를 할 때 내가 하는 내용이 아이들에게 잘 스며들 거라는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한다.
결과적으로 꼭 그렇지는 못하더라도 강의하거나 수업할 때 내 자세를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이 아이들은 돌봄교실에 월~금까지 매일 온다. 그중 월요일만 나를 만난다.
늘봄 교실의 선생님은 아이들의 수준이 높아졌다고 말씀하신다. 질문에 대해 대답할 때 어휘가 고급스러워졌다며 무척 좋아하신다. 비속어를 덜 쓴다는 말로 이해해도 좋을 듯싶었다.
초1 아이들에게 문화라는 주제만으로 이렇게 긴 호흡으로 수업한 건 처음이었다.
아이들에게 나의 수업 내용이 모두 흡수되지는 않았을 테지만 그래도 흡수된 게 눈에 보여서 신기한 경험을 하는 중이다.
<늘봄교실> 정책으로 내가 만난 아이들은 많은 아이의 일부이다. 그래서 요즘 아이들이 이렇다고 단정 짓기는 어렵지만 내가 만난 아이들은 몇 년 전보다 양극화(지식과 실생활)가 더 심해진 듯하다. 초1 같지 않은 어른스러운 아이들의 말투와 아픔을 조금도 참지 못하는 유아 같은 모습의 아이들이 처음에는 당황스러웠는데 문화 수업을 하고 나서인지 나와 시간을 보내고 나서인지 모르겠지만 아이들이 각자 가지고 있던 틈이 조금은 줄어든 듯한 느낌이 들었다. 말투가 조금은 아이다워졌고, 초1 정도의 아이의 인내심을 보여주기도 했다. 아이들이 변화 된 모습을 보여줄 때 조금 감동스럽기도 하다.
개인적으로 <늘봄교실>의 정책에 대해서 긍정적인 생각은 아니다. 그런데도 사정상 어쩔 수 없이 참여해서 긴 시간 수업을 하고 난 후의 소회는 아이들에게 도움이 되는 정책이 되기를 바란다는 거다. 나는 앞으로 4번의 수업을 더 하면 지금의 아이들과 1학기 과정으로 인연이 끝난다.
이 수업은 여러 가지 의미로 나에게 오래도록 남을 수업이 될 것 같다.
■ 글. 노워리상담넷 상담위원 지미영
아이가 중고등학교를 들어갈 즈음에는 학원이라는 테두리에서 조금 자유스러웠으면 하는 생각에서 아이가 초등학교 4학년이 되기 전부터 교육시민 활동을 시작해서 지금까지 연을 이어오고 있다. 10살 아이가 23살이 되는 동안 아이를 단단히 키울 수 있었던 힘은 <사교육걱정없는세상>에서의 다양한 경험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늘봄학교>라는 정책이 올 초 부랴부랴 시작되었다.
늘봄 학교에 대한 언론 정보를 전혀 접하지 않았기 때문에 정보가 전혀 없는 상태였다.
당연히 외부에서 이 정책을 바라보는 시각이나 진행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지에 대한 정보도 없었다. 내부에서는 제대로 된 준비 없이 번갯불에 콩 볶듯이 시작된 정책이었다. 나중에 알아보니 말이 참 많은 정책이었다. 거기다 학교마다 환경도 다르고, 학교에서 이 정책을 받아들이는 정서도 달랐다. 다행히 내가 수업하게 된 학교는 늘봄 교실을 따로 마련하는 등 무척 적극적인 분위기여서 다른 학교에 비해서 수업 환경이 훨씬 좋은 편이었다.
이런 혼란스러움 속에서 이번 주 월요일까지 초1만을 대상으로 13번의 수업을 했다.
13차시를 수업하다가 문득 무료 프로그램을 학교에서 학부모들에게 어떻게 홍보했을지 궁금해졌다.
내가 공부방을 운영할 때는 학부모와 아이들을 모두 파악하고 수업하는 것과는 달리
일주일에 1번, 2시간도 채 안 되는 시간 동안 만나는 환경에 학부모에 대한 정보도 아이들에 대한 정보도 없어서 아이들에 대한 파악이 조금 더뎌져서 3~4번 만나야 했다.
처음엔 잘 몰랐지만, 나중에 보니 늘봄 교실에 오는 아이는 무척 다양했다.
보통의 아이, 다문화 가정 아이, 한글을 아직 모르는 아이, 정서가 불안정한 아이, 태도가 불안정한 아이, 무기력한 아이…. 등등
이 아이들을 대상으로 내가 강의하는 주제는 <그림책으로 보는 세계의 문화와 예술>이다.
도서관 분류 번호 800번에 나오는 나라를 기준으로 강의안을 구성했다. 어떻게 전달해야 할지 고민이 되는 프로그램이었다.
열심히 준비한 둘째 주 강의에서 퀴즈를 내고 맞추는 수업 후, 쉬는 시간에 국어, 수학 문제도 내달라고 했다. 이유를 물어봤더니 공부를 잘해야 한다고 대답하는데 마음이 아팠다.
도대체 누가 아이들에게 그런 말을 했을지 묻는 대신
앞으로 아이들과 할 나의 수업 내용과 활동들을 설명하며 아이들의 호기심을 채워줬다.
활동들에는 내가 공부방을 운영하며 아이들과 함께한 활동도 하고
아이들의 학교 진도에 맞춰서 가르쳐야 하니, 하고 싶어도 못 했던 활동들을 실컷 하며
아이들과 2시간을 보낸다. 거기에 내가 좋아하는 세계사, 한국사를 옛날 이야기하듯 해주니 아이들도 좋아한다. 강의를 준비할 때는 최선을 다해서 준비한다. 늘 그렇지만 수업이나 강의를 할 때 내가 하는 내용이 아이들에게 잘 스며들 거라는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한다.
결과적으로 꼭 그렇지는 못하더라도 강의하거나 수업할 때 내 자세를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이 아이들은 돌봄교실에 월~금까지 매일 온다. 그중 월요일만 나를 만난다.
늘봄 교실의 선생님은 아이들의 수준이 높아졌다고 말씀하신다. 질문에 대해 대답할 때 어휘가 고급스러워졌다며 무척 좋아하신다. 비속어를 덜 쓴다는 말로 이해해도 좋을 듯싶었다.
초1 아이들에게 문화라는 주제만으로 이렇게 긴 호흡으로 수업한 건 처음이었다.
아이들에게 나의 수업 내용이 모두 흡수되지는 않았을 테지만 그래도 흡수된 게 눈에 보여서 신기한 경험을 하는 중이다.
<늘봄교실> 정책으로 내가 만난 아이들은 많은 아이의 일부이다. 그래서 요즘 아이들이 이렇다고 단정 짓기는 어렵지만 내가 만난 아이들은 몇 년 전보다 양극화(지식과 실생활)가 더 심해진 듯하다. 초1 같지 않은 어른스러운 아이들의 말투와 아픔을 조금도 참지 못하는 유아 같은 모습의 아이들이 처음에는 당황스러웠는데 문화 수업을 하고 나서인지 나와 시간을 보내고 나서인지 모르겠지만 아이들이 각자 가지고 있던 틈이 조금은 줄어든 듯한 느낌이 들었다. 말투가 조금은 아이다워졌고, 초1 정도의 아이의 인내심을 보여주기도 했다. 아이들이 변화 된 모습을 보여줄 때 조금 감동스럽기도 하다.
개인적으로 <늘봄교실>의 정책에 대해서 긍정적인 생각은 아니다. 그런데도 사정상 어쩔 수 없이 참여해서 긴 시간 수업을 하고 난 후의 소회는 아이들에게 도움이 되는 정책이 되기를 바란다는 거다. 나는 앞으로 4번의 수업을 더 하면 지금의 아이들과 1학기 과정으로 인연이 끝난다.
이 수업은 여러 가지 의미로 나에게 오래도록 남을 수업이 될 것 같다.
■ 글. 노워리상담넷 상담위원 지미영
아이가 중고등학교를 들어갈 즈음에는 학원이라는 테두리에서 조금 자유스러웠으면 하는 생각에서 아이가 초등학교 4학년이 되기 전부터 교육시민 활동을 시작해서 지금까지 연을 이어오고 있다. 10살 아이가 23살이 되는 동안 아이를 단단히 키울 수 있었던 힘은 <사교육걱정없는세상>에서의 다양한 경험이지 않을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