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및 학습 상담Re : 학습결손이 있는 중1

상담 글에서 어머님의 깊은 고민이 느껴져서 마음이 아팠습니다. 아마도 어머님의 고민은 대한민국의 많은 부모님의 고민일 것입니다. 의지가 없는 아이들…. 요즘 많은 청소년이 보여주는 모습이예요. 그래서 부모님들도, 선생님들도 사교육 현장에서도 아이들과의 관계를 많이 힘들어해요. 왜냐하면 어른 세대가 청소년 시기였을 때와 비교해보면 잘 이해가 되지 않는 아이들의 모습이기 때문이지요. 아이들의 이런 모습이 부모님들 탓은 아니기에 내 가정의 일만으로 생각하셔서 많이 힘들어하시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위로를 먼저 드리고 싶습니다.

 

저는 오랫동안 아이들과 수업을 하고 있어요. 그러다 보니 10년 전의 중1과 지금의 중1은 어떤 면에서 많이 다르다는 것을 피부로 느낍니다. 중1뿐 아니라 모든 나이의 아이들이 많이 달라졌습니다. 유아시기부터 저학년까지의 아이들은 말은 참 잘하는데 학습 능력은 낮아졌다는 것입니다. 저학년 이후의 아이들은 문제를 풀면서

개념이 나와 있는 페이지를 절대 스스로 넘겨보지 않는다는 것이죠. 중학교 아이들의 삶에서는 가장 중요한 것이 마치 게임인 듯 지내기도 합니다. 모든 아이가 반드시 그렇다기보다는 저와 수업한 아이들만 봐도 확률적으로 많아졌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그렇기에 요즘 중학생 아이들과 수업하는 모습을 잠깐 말씀드릴게요. 제가 운영하는 공부방이 공부 잘하는 아이들이 오기보다는 다른 학원에 갔다가 힘들어하는 아이들이 많이 오거든요. 그러다보니 모범적이거나 성적이 우수한 아이는 거의 없어요. 어머님이 아이를 이해 못 하겠다 쓰신 ‘앞에 내용을 찾아보고 하면 풀 수 있는데 안 한다.’ 는 생각은 어른의 입장이라는 생각이예요. 요즘의 아이들은 이조차도 차분히 설명해주고 연습을 해야 가능한 일이거든요.

 

그리고 아이가 소인수분해를 못 풀었다고 하는데 이건 연산의 문제보다는 개념 이해의 문제일 가능성이 더 커요. 수학도 국어 같아서 개념을 읽을 수는 있지만 이해가 되지 않아서 힘들어하는 아이들도 많거든요. 개념이 이해되지 않았으니 연산을 할 줄 알아도 답이 맞지 않게 되는 것이죠. 그러면 연산에 문제가 있는 것 같은 착각을 하게 되요.

 

요즘 아이들이 정말 많이 부족한 부분은 사고력이에요. 그래서 “생각하면 답 나오는데 왜 생각을 안 해!”라는 말도 아이들은 버거워해요. 교과서는 점점 더 친절해지는데 아이들은 점점 더 힘들어지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그래서 제가 권해드리는 방법은 하루에 개념 하나씩 외우거나 이해하는 것입니다. 제 공부방 아이들은 개념을 베껴 쓰는 노트를 모두 가지고 있어요. 그래서 이해가 안 되는 개념을 노트에 적으면서 찬찬히 다시 살펴보는 거지요. 수학은 문제를 많이 푼다고 도움이 되는 과목은 아니라서 개념 익히는 데 공을 많이 들여야 해요. 그러다보니 개념 하나를 외우고 나면 엄청나게 칭찬해줍니다. 영어 단어도 처음에는 하루에 3개에서 조금씩 늘려가면서 아이에게 성취감을 주세요. 문법을 아무리 외워도 문장 해석이 되지 않으면 문법은 소화를 못 하거든요. 아이들은 재미가 있거나, 성취감이 있어야 공부를 해요. 예전과 달라서 요즘의 중1은 덩치만 커졌지 아직 초등생의 정서를 가지고 있어서 상과 벌이 정확한 게 좋답니다.

 

이렇게 개념을 차근차근 쌓아나가고 교과서의 기본문제만 풀어도 학교 진도에는 큰 영향이 없을 거예요. 아이 학교의 수행평가 수준을 잘 모르지만 요즘 몹시 어려운 수행평가는 내주지 않는 학교가 많이 늘어서 수행평가 역시 별 무리가 없이 잘 볼 수 있어요.

 

무엇보다 아이의 정서관리를 먼저 해주셔야겠어요. 그후 공부방 선생님과 따로 상담을 하는 것을 권해드리고 싶어요. 수학은 개념 외우고 기본문제 푸는 정도, 영어는 단어 외우는 정도가 지금 상태로는 적당해 보입니다. 조급해하지 말고 아이에게 부정적 감정이 쌓이지 않도록 무리가 되는 학습이 되지 않도록 조절하면서 천천히 학습에 대한 감정과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방향으로 접근하셨음 해요. 공부방에서 배우고 있는 도형을 어려워하는 것도 초등에서 나오는 도형의 넓이와 부피, 입체도형 부분을 제대로 이해하고 가지 못했을 수도 있으니, 그 부분에 대해서도 공부방 선생님과 상담하셨음 해요.

 

지금부터 천천히 공부해서 겨울방학 때까지 1학년 과정을 익히면서 중2때는 조금 더 수월하게 따라갈 수 있을거예요. 중3의 수학은 중2 과정의 난이도보다 아주조금 더 쉬워서 중2과정을 복습할 수 있는 시간이 생기기도 해요.

 

그런데 제가 상담 글에서 마음이 쓰이는 부분은 ‘학교에 가기 싫어한다.’라는 부분이에요. 내성적이지만 친구가 많은데 학교에 가기 싫어한다니 더욱 맘이 쓰였어요. 친구가 많은 아이는 성적과 상관없이 학교가 즐거운 곳이더라고요. 그런데도 학교가 가기 싫다는 건 아이만의 고민이 있지 않나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이들 공부를 시키려다 보니 아이들 정서 관리도 함께해야 해서 부모님들과의 상담도 자주 하는 편이라 비슷한 사례가 있어서 말씀드리고 싶어요. 아버님은 군인이시고, 어머님도 같은 군인이셨는데 아이들 육아로 휴직을 한 상태였어요. 두 분 다 엘리트셨기 때문에 아이에게 거는 기대가 컸었어요. 큰아이가 굉장히 똑똑한데 책과 공룡에 편집증이 있고 무척 예민한 아이였어요. 군인이셨던 아버님은 자신의 기준에 맞지 않는 아이가 용납되지 않아서 훈육을 심하게 하시는 상태였다는 사실을 상담하면서 처음 알게 되었어요. 아이들을 위해서 이혼이라는 단어를 생각해야 할 만큼 절박하셨더라고요. 그때 제가 권해드린 게 부부 상담이었어요. 그런데 아버님이 부부 상담을 거부하셨고, 어머님 혼자서라도 부부 상담을 받겠다고 굉장히 먼 거리에서 서울까지 가셔서 상담을 받았고, 너무나 큰 도움이 되셨다고 몇 번을 이야기하셨어요. 너무 궁금해서 상담내용 중에 어떤 부분이 제일 도움이 되었냐고 하니까 ‘남편을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이해하는 방법을 배워서 왔다. 열심히 노력하니 남편을 보는 시각이 달라졌다. 내 시각이 바뀌니 내 행동이 달라지고, 세상이 바뀌더라. 내가 남편을 이해하니 아이들에게, 집안에 평화가 찾아왔다. 남편도 노력하고 있다. 아이에게 좋은 아빠가 되겠다고 했다.’라고 말씀하시더군요.

 

이 경험담을 어머님에게 반드시 부부상담하여야 한다는 뜻으로 말씀드린 것은 아니예요. 다만, 아이를 위해서는 아버님과의 관계를 돈독히 해서 아이가 느낄 불안을 없애는 게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공격적인 행동을 한다는 건 불안감을 느낀다는 또 다른 표현의 방법이거든요. 불안감이 사라지면 아이와 아이 자신에 대해서 차분히 이야기해보시길 권해드려요. 공부하고 싶은지, 하고 싶다면, 혹은 하기 싫다면 이유는 무엇인지? 무엇을 할 때 제일 행복한지? 어떤 어른이 되고 싶은지? 등의 주제로 대화를 나눠보세요. 대화가 길게 이어지지 않을 확률이 높지만 그렇더라도 아이들은 모두 좋은 관심으로 받아들입니다.

 

대화 후에는 아이가 좋아하는 음식이나, 물건이나, 작은 선물 등 아이만을 위한 소박한 이벤트도 아이의 자존감을 높이는 데 효과가 있답니다. 그리고 대화의 마무리는 “엄마는 항상 네 편이다.”라는 믿음을 주시는 게 중요해요. 큰 믿음을 받고 자란 아이는 흔들릴 수는 있지만 이탈하지는 않더라고요. 어느 부모님에게나 드리는 말씀이지만 부모 노릇이 정말 쉽지 않아요. 하지만 희망적인 건 부모의 작은 관심과 노력만으로도 아이는 달라질 수 있다는 거예요.

 

가족 구성원의 뾰족함을 아주 조금씩 조금씩 무뎌지게 만드는 시간이 쌓이면 둥그런 모양이 됩니다. 완벽한 원모양의 가족 모습은 처음부터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해요. 가족 구성원 수만큼의 세상이 존재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 속에서 공통점을 만들고, 찾으며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 이상적인 가족의 모습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머님은 이미 그 발걸음을 시작하셨어요. 그래서 칭찬과 용기와 힘을 보내드리고 싶습니다. 앞으로도 아이와 생활하시다가 궁금한 점이 생기면 언제든 글 남겨주세요. 오늘 하루가 어머님과 가족 모두에게 행복한 날이 되기를 바랄게요.


 

★ 상담넷 이용 만족도 조사

다시한번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온라인 상담소를 이용해주심에 감사합니다.

아이 하나를 키우기 위해서는 마을 하나가 필요하다고 하지요. 아이를 키운다는 것은 하나의 큰 우주를 만나는 것이라 생각됩니다. 함께 고민과 걱정을 나누고 서로를 격려하고 위로하며 울타리가 되어 주는 것이 필요한 시대입니다.

더 성장하고 성숙한 상담넷이 되기 위해 조언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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