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셋을 키우시면 교육에 대한 걱정이 세배이상이라 짐작해봅니다.
아이들이 매일 학습하는 것을 어긴 적이 없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알기에 어머님이나 아이들 모두 그동안 잘해 오셨고, 참 많이 애쓰셨다는 말씀을 전합니다.
문의글과 함께 따로 주신 내용을 보니 아이들 공부 방법은 초등 때까지는 대체로 학습지를 위주로 공부하였고, 올해부터 인강으로 바꾸셨네요. 오랜기간 학습지를 이용한 이유가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초등 3학년 셋째는 학습지로 공부를 하고 있다고 하니, 아이 교과서부터 확인해 볼까요?
수학을 예로 들면, 학습지를 꾸준히 하다보면 학습지 진도가 어느 순간 현재의 진도를 앞서 나가게 되어 지금 아이가 학교에서 배우고 있는 진도와 다를 수 있어요. 대부분의 부모님들은 학습지가 앞서 배우게 되는 선행을 하고 있기 때문에 지금 학교에서 배우는 진도는 당연히 알 것이라고 짐작합니다. 그러나 아이들은 미리 배운 것들은 잊어버리게 되는 것이 자연스럽고 당연합니다. 그렇기에 현재 학교에서 배울 때는 다시 익혀야하는 경우가 많아요. 초등 저학년 때는 이 차이가 적지만, 초등 고학년으로 갈수록 개념을 찬찬히 내것으로 만들어 익히는 시간이 필요한데, 반복적 단순 문제 푸는 요령만 익히는 경우가 있어, 반드시 현재 배우고 있는 것에 대한 개념을 이해하고 있는지 확인해 보셨음 해요.
교과서를 펼치고 이번 주에 학교에서 배운 내용을 부모님께 설명하는 선생님 놀이를 해보세요. 문제를 내고 문제를 풀라는 것이 아니라, 교과서를 읽고 질문을 하시는 것으로 이해해주세요.
초3 1학기 1단원의 ‘덧셈과 뺄셈’은 2학년때 배운 세자리수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 해요.
예를 들어, 100은 어떤 수일까? ➀ 99보다 ( ) 큰 수 ➁ 90보다는 ( )큰 수 ➂10씩 ( )묶음 ➃ 50 이 ( )번인 수 ➄ 1 이 ( )개인 수 등을 대답할 수 있으면 아이가 세 자리 수 개념을 잘 알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300은 ➀100 이 (3)개/ ➁100 이 (2)개에 10 이 (10)개/ ➂100 이 (2)개에 10 이 (9)개이며, 10 이 (10)개라고 말할 수 있으면 됩니다. 교과서에 있지요.
이런 개념들이 세 자리 수의 덧셈과 뺄셈에서 받아 올림과 받아 내림을 할 때 중요해요.
연산 속도보다 더 중요하답니다.
6학년 둘째에게는 작년에 배운 약수와 배수, 최대공약수와 최소공배수의 의미를 물어 보세요. 혹시 잘 모른다면 여름 방학동안 5학년 수학 교과서나 문제집을 통해 보충하면 됩니다.
그동안 꾸준히 학습지를 풀어오던 아이였으니 빠뜨린 개념만 익히면 될 거예요.
선행학습이 부모님들의 기대만큼 아이들에게 배움으로 저장되지 않아서 안타까울 때를 자주 봅니다. 선행을 하느라 현재 배우고 있는 것을 놓치고 있는 것이지요.
반면에 인강은 학교 진도에 맞춰서 공부할 수 있는 장점이 있어요. 그래서 요즘 코로나 이후로 인강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등교 중지 기간 같은 학교 수업을 보충해야 하는 경우에도 도움이 될 거라고 기대합니다.
그러나 아이의 입장에서 인강은 집중하기 쉽지 않습니다. 온라인 개학기간 아이를 떠올려보시면, 학교 수업을 6,7교시 오로지 컴퓨터 앞에 앉아서 듣고, 또 다시 복습을 하기 위해서 (인강)컴퓨터를 켜고 하루에 2~3시간씩, 듣는 노동을 7~8시간을 하는 것이니까요.
등교 개학 때도 마찬가지겠지요. 웬만한 의지를 다지지 않고서는 아무리 훌륭한 선생님의 훌륭한 강의에도 집중하기 어렵습니다. 그런데도 그동안 꾸준히 들으려고 애써온 우리 아이들을 먼저 충분히 격려해주고 그 힘겨움을 인정해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00아~ 그동안 꾸준히 하려 애써준 네가 엄마는 대견하다.”라고 말해 주세요.
매일 성실하게 학습을 했는데도 성적이 낮다면 아래 두 가지 이유를 생각해 봐야 합니다.
첫째, 개념을 정확히 알고 응용할 수 있는 수준까지 도달했는가.
둘째, 매일 학습지는 풀었지만 공부의 양은 적정했는가.
학교에서 또는 인강으로 강의를 듣습니다. 그런데 듣는 것만으로는 공부가 안됩니다. 강의식 학원 수업도 마찬가지에요. “들으면 다 알 것 같다”고 말하지요. 선생님들이 알기 쉽게 쏙쏙 잘 가르쳐 주시니까요. 오늘 배운 것을 기억으로 보관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입니다. 어쩌면 여기서부터가 진짜 공부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학습은 ‘학’+‘습’이 함께 가야 하죠. 배우고 익히는 과정! 배우기만하고 익히는 과정이 없으면 공부는 반만 하는 것이라 생각하시면 됩니다.
개념을 정확히 배웠다면 주기적으로 반복을 해서 장기 기억으로 남겨야 해요. 그리고 응용할 수 있는 수준까지 여러 문제를 경험해야 해요. 거기에다 시험 대비를 위해서는 정해진 시간안에 문제를 풀어내는 연습이 필요하기도 하고, 자주 틀리는 문제에 대한 이유도 알아야 실수를 줄일 수 있습니다. 왜 자주 틀리는가에 대한 것을 파악하려면 오답의 문제들이 무엇이고, 어떤 실수를 하는지 아는게 필요해요. 문제를 대충 읽었는지, 계산 과정에서 틀린 것인지, 문제 이해가 안되었는지, 시험지에는 잘 계산했으나 답을 옮기는 과정에서 덜렁댄 것인지 등등
그런데 아이들이 오답을 꼼꼼히 하는 게 쉽지가 않아요. 대부분 답지를 보면서 “아는데 아깝게 틀렸다”, 또는 ‘아 ~ 실수했다’ 며 넘어가지요, 자신이 틀린 이유를 스스로 오래 고민하지 않아요. 자신이 무엇을 알고 무엇을 모르는지를 알아야 다음 수준의 응용문제를 익힐 수 있어요.
이제 첫째 아이의 마음부터 볼까요? 아이들은 부모의 의중을 항상 신경 씁니다.
문을 쾅 닫고 자기 방으로 들어가는 사춘기 아이도 ‘문소리가 너무 크네, 내가 너무 힘을 줬나!’라고 생각하며 부모의 반응을 살펴요. 드럼을 배우면 스스로 공부해야한다는 말을 들은 아이의 마음은 어떨까요?
지금도 공부가 뜻대로 되지 않는데, 성적에 대한 책임을 온전히 져야하니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온전히 선택하기 어렵겠지요. 엄마가 하라고 하는 대로 선택하는 것이 마음 편할 수도 있겠지요. 그 책임은 아이가 지는 게 아니라 엄마의 몫이라는 생각이 드니까요. 어머님 마음은 어떠세요? 아이가 어떤 선택을 했으면 하고 바라시나요? 그 어떤 선택을 했으면 하고 바라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인간은 자신이 선택했을 때 자기주도성과 자기효능감을 느낍니다.
자신이 선택했을 때 더 열심히 하고, 실패하더라도 한번 해 봤다는 만족감도 가질 수 있는 겁니다. 우선 어머니 마음을 정리해보시고, 아이와 다시 이야기해 보세요. 어머님이 그래도 아이의 선택이니 드럼을 배웠으면 좋겠다 싶으면, 영어, 수학 한두 과목 정도만 어머님과 계획을 세워 공부하고, 성적에 대한 부담은 내려놓는 게 어떨까요?
모든 과목을 잘 해야 한다는 부담을 내려놓을 필요가 있어요. 모든 아이들이 다 공부를 잘 할 수는 없는 겁니다. 우리 교육제도는 모두에게 바다에서 헤엄을 쳐서 건너편 섬에 빨리 도착하는 선착순으로 보상을 하는 경쟁을 시키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거북이인 아이에게는 유리하지만 토끼인 아이에게는 불리한 경쟁입니다.
사회를 당장 바꾸진 못하니 현재의 자리에서는 잘하진 못해도 그래도 무언가를 하고 싶어 도전하고픈 것을 아이에게 가르칠 필요는 있어요. 그것이 아이에게 다음의 여지를 줍니다. 저희 아이의 경우에는 중2 때 시작한 한국사 공부가 자기주도학습의 시작이 된 경험이 있습니다.
둘째 아이는 지금 하는 인강이 수월하다고 하니 계속하면서, 지나간 수학의 개념들 중에 구멍이 있는지 어머님이 확인하시면서 가면 될 것 같습니다. 영어는 밀크*에는 미국교과서 읽는 도서관 코너가 있네요. 활용해 보면 좋겠다 싶어요.
그리고 우리말 글 책을 많이 읽으면 좋겠습니다. 요즘 책을 읽고 맥락을 이해하는 문해력에 대한 관심이 높은데요. 이것은 문제집을 많이 푼다고 해서 길러지는 것이 아니예요. 책을 다양하게 읽는 것으로도 충분합니다. 공공 도서관을 이용해 책을 읽는 기회를 가지면 좋겠어요. 그림책도 좋고, 학습만화도 좋고요. 줄글 책이면 더 좋지요.
글에 적어주신대로 부모니까 공부를 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게 맞습니다.
그러나 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 어떤 로드맵을 제시하는 것과는 좀 달라요.
대단한 공부 방법을 부모가 제시하는 것보다는 아이의 잘해보려 하는 마음을 알아봐주는 게 아이를 돕는 방법일 수 있어요. 그동안 잘 하지는 못해도 그래도 참고, 엄마를 따라 뒤따라와 준 아이가 참 기특합니다. 문의글에서 아이들의 엄마에 대한 믿음이 느껴지네요.
길게 쓴 내용을 정리하며, 마무리 할까 합니다.
첫째 아이에게 드럼과 학업 모두 꼭 어떤 성과를 내야한다는 부담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기를 당부 드려요. 앞으로 학습을 어떻게 할지는 아이의 선택을 존중하며 같이 의논하셨으면 좋겠어요. 자신이 선택한 길이어야 자기효능감, 자기주도력을 배울 수 있어요.
둘째 아이는 아이의 지금 선택은 믿어 주시돼 학습 공백이 생기는지 가끔 봐주시고, 앞으로의 학습 방법도 아이가 선택할 수 있는 자율성을 열어주셨으면 해요. 혹시 중학교 첫 시험에 당황할 수 있으니, 문제집을 선택해 복습용으로 활용하도록 챙겨주시면 좋겠습니다.
셋째는 학습지 보다는 책, 영어 동화 노출을 많이 시켜주는 것이 장기적으로 도움이 되리라 생각해요.
아이 교육문제로 걱정이 많으시겠지만 그동안 잘 해온 아이들과 어머님이 일상에서의 서로에 대한 소중함으로 서로 격려하고 지지하는 시간을 갖는다면 좋겠다 싶습니다.
언제든 궁금한 사항이 있으면 연락 주세요^^
★ 상담넷 이용 만족도 조사
다시한번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온라인 상담소를 이용해주심에 감사합니다.
아이 하나를 키우기 위해서는 마을 하나가 필요하다고 하지요. 아이를 키운다는 것은 하나의 큰 우주를 만나는 것이라 생각됩니다. 함께 고민과 걱정을 나누고 서로를 격려하고 위로하며 울타리가 되어 주는 것이 필요한 시대입니다.
더 성장하고 성숙한 상담넷이 되기 위해 조언 부탁드립니다.
https://forms.gle/pN8Ng7MFR4cE383y5
아이 셋을 키우시면 교육에 대한 걱정이 세배이상이라 짐작해봅니다.
아이들이 매일 학습하는 것을 어긴 적이 없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알기에 어머님이나 아이들 모두 그동안 잘해 오셨고, 참 많이 애쓰셨다는 말씀을 전합니다.
문의글과 함께 따로 주신 내용을 보니 아이들 공부 방법은 초등 때까지는 대체로 학습지를 위주로 공부하였고, 올해부터 인강으로 바꾸셨네요. 오랜기간 학습지를 이용한 이유가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초등 3학년 셋째는 학습지로 공부를 하고 있다고 하니, 아이 교과서부터 확인해 볼까요?
수학을 예로 들면, 학습지를 꾸준히 하다보면 학습지 진도가 어느 순간 현재의 진도를 앞서 나가게 되어 지금 아이가 학교에서 배우고 있는 진도와 다를 수 있어요. 대부분의 부모님들은 학습지가 앞서 배우게 되는 선행을 하고 있기 때문에 지금 학교에서 배우는 진도는 당연히 알 것이라고 짐작합니다. 그러나 아이들은 미리 배운 것들은 잊어버리게 되는 것이 자연스럽고 당연합니다. 그렇기에 현재 학교에서 배울 때는 다시 익혀야하는 경우가 많아요. 초등 저학년 때는 이 차이가 적지만, 초등 고학년으로 갈수록 개념을 찬찬히 내것으로 만들어 익히는 시간이 필요한데, 반복적 단순 문제 푸는 요령만 익히는 경우가 있어, 반드시 현재 배우고 있는 것에 대한 개념을 이해하고 있는지 확인해 보셨음 해요.
교과서를 펼치고 이번 주에 학교에서 배운 내용을 부모님께 설명하는 선생님 놀이를 해보세요. 문제를 내고 문제를 풀라는 것이 아니라, 교과서를 읽고 질문을 하시는 것으로 이해해주세요.
초3 1학기 1단원의 ‘덧셈과 뺄셈’은 2학년때 배운 세자리수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 해요.
예를 들어, 100은 어떤 수일까? ➀ 99보다 ( ) 큰 수 ➁ 90보다는 ( )큰 수 ➂10씩 ( )묶음 ➃ 50 이 ( )번인 수 ➄ 1 이 ( )개인 수 등을 대답할 수 있으면 아이가 세 자리 수 개념을 잘 알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300은 ➀100 이 (3)개/ ➁100 이 (2)개에 10 이 (10)개/ ➂100 이 (2)개에 10 이 (9)개이며, 10 이 (10)개라고 말할 수 있으면 됩니다. 교과서에 있지요.
이런 개념들이 세 자리 수의 덧셈과 뺄셈에서 받아 올림과 받아 내림을 할 때 중요해요.
연산 속도보다 더 중요하답니다.
6학년 둘째에게는 작년에 배운 약수와 배수, 최대공약수와 최소공배수의 의미를 물어 보세요. 혹시 잘 모른다면 여름 방학동안 5학년 수학 교과서나 문제집을 통해 보충하면 됩니다.
그동안 꾸준히 학습지를 풀어오던 아이였으니 빠뜨린 개념만 익히면 될 거예요.
선행학습이 부모님들의 기대만큼 아이들에게 배움으로 저장되지 않아서 안타까울 때를 자주 봅니다. 선행을 하느라 현재 배우고 있는 것을 놓치고 있는 것이지요.
반면에 인강은 학교 진도에 맞춰서 공부할 수 있는 장점이 있어요. 그래서 요즘 코로나 이후로 인강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등교 중지 기간 같은 학교 수업을 보충해야 하는 경우에도 도움이 될 거라고 기대합니다.
그러나 아이의 입장에서 인강은 집중하기 쉽지 않습니다. 온라인 개학기간 아이를 떠올려보시면, 학교 수업을 6,7교시 오로지 컴퓨터 앞에 앉아서 듣고, 또 다시 복습을 하기 위해서 (인강)컴퓨터를 켜고 하루에 2~3시간씩, 듣는 노동을 7~8시간을 하는 것이니까요.
등교 개학 때도 마찬가지겠지요. 웬만한 의지를 다지지 않고서는 아무리 훌륭한 선생님의 훌륭한 강의에도 집중하기 어렵습니다. 그런데도 그동안 꾸준히 들으려고 애써온 우리 아이들을 먼저 충분히 격려해주고 그 힘겨움을 인정해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00아~ 그동안 꾸준히 하려 애써준 네가 엄마는 대견하다.”라고 말해 주세요.
매일 성실하게 학습을 했는데도 성적이 낮다면 아래 두 가지 이유를 생각해 봐야 합니다.
첫째, 개념을 정확히 알고 응용할 수 있는 수준까지 도달했는가.
둘째, 매일 학습지는 풀었지만 공부의 양은 적정했는가.
학교에서 또는 인강으로 강의를 듣습니다. 그런데 듣는 것만으로는 공부가 안됩니다. 강의식 학원 수업도 마찬가지에요. “들으면 다 알 것 같다”고 말하지요. 선생님들이 알기 쉽게 쏙쏙 잘 가르쳐 주시니까요. 오늘 배운 것을 기억으로 보관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입니다. 어쩌면 여기서부터가 진짜 공부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학습은 ‘학’+‘습’이 함께 가야 하죠. 배우고 익히는 과정! 배우기만하고 익히는 과정이 없으면 공부는 반만 하는 것이라 생각하시면 됩니다.
개념을 정확히 배웠다면 주기적으로 반복을 해서 장기 기억으로 남겨야 해요. 그리고 응용할 수 있는 수준까지 여러 문제를 경험해야 해요. 거기에다 시험 대비를 위해서는 정해진 시간안에 문제를 풀어내는 연습이 필요하기도 하고, 자주 틀리는 문제에 대한 이유도 알아야 실수를 줄일 수 있습니다. 왜 자주 틀리는가에 대한 것을 파악하려면 오답의 문제들이 무엇이고, 어떤 실수를 하는지 아는게 필요해요. 문제를 대충 읽었는지, 계산 과정에서 틀린 것인지, 문제 이해가 안되었는지, 시험지에는 잘 계산했으나 답을 옮기는 과정에서 덜렁댄 것인지 등등
그런데 아이들이 오답을 꼼꼼히 하는 게 쉽지가 않아요. 대부분 답지를 보면서 “아는데 아깝게 틀렸다”, 또는 ‘아 ~ 실수했다’ 며 넘어가지요, 자신이 틀린 이유를 스스로 오래 고민하지 않아요. 자신이 무엇을 알고 무엇을 모르는지를 알아야 다음 수준의 응용문제를 익힐 수 있어요.
이제 첫째 아이의 마음부터 볼까요? 아이들은 부모의 의중을 항상 신경 씁니다.
문을 쾅 닫고 자기 방으로 들어가는 사춘기 아이도 ‘문소리가 너무 크네, 내가 너무 힘을 줬나!’라고 생각하며 부모의 반응을 살펴요. 드럼을 배우면 스스로 공부해야한다는 말을 들은 아이의 마음은 어떨까요?
지금도 공부가 뜻대로 되지 않는데, 성적에 대한 책임을 온전히 져야하니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온전히 선택하기 어렵겠지요. 엄마가 하라고 하는 대로 선택하는 것이 마음 편할 수도 있겠지요. 그 책임은 아이가 지는 게 아니라 엄마의 몫이라는 생각이 드니까요. 어머님 마음은 어떠세요? 아이가 어떤 선택을 했으면 하고 바라시나요? 그 어떤 선택을 했으면 하고 바라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인간은 자신이 선택했을 때 자기주도성과 자기효능감을 느낍니다.
자신이 선택했을 때 더 열심히 하고, 실패하더라도 한번 해 봤다는 만족감도 가질 수 있는 겁니다. 우선 어머니 마음을 정리해보시고, 아이와 다시 이야기해 보세요. 어머님이 그래도 아이의 선택이니 드럼을 배웠으면 좋겠다 싶으면, 영어, 수학 한두 과목 정도만 어머님과 계획을 세워 공부하고, 성적에 대한 부담은 내려놓는 게 어떨까요?
모든 과목을 잘 해야 한다는 부담을 내려놓을 필요가 있어요. 모든 아이들이 다 공부를 잘 할 수는 없는 겁니다. 우리 교육제도는 모두에게 바다에서 헤엄을 쳐서 건너편 섬에 빨리 도착하는 선착순으로 보상을 하는 경쟁을 시키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거북이인 아이에게는 유리하지만 토끼인 아이에게는 불리한 경쟁입니다.
사회를 당장 바꾸진 못하니 현재의 자리에서는 잘하진 못해도 그래도 무언가를 하고 싶어 도전하고픈 것을 아이에게 가르칠 필요는 있어요. 그것이 아이에게 다음의 여지를 줍니다. 저희 아이의 경우에는 중2 때 시작한 한국사 공부가 자기주도학습의 시작이 된 경험이 있습니다.
둘째 아이는 지금 하는 인강이 수월하다고 하니 계속하면서, 지나간 수학의 개념들 중에 구멍이 있는지 어머님이 확인하시면서 가면 될 것 같습니다. 영어는 밀크*에는 미국교과서 읽는 도서관 코너가 있네요. 활용해 보면 좋겠다 싶어요.
그리고 우리말 글 책을 많이 읽으면 좋겠습니다. 요즘 책을 읽고 맥락을 이해하는 문해력에 대한 관심이 높은데요. 이것은 문제집을 많이 푼다고 해서 길러지는 것이 아니예요. 책을 다양하게 읽는 것으로도 충분합니다. 공공 도서관을 이용해 책을 읽는 기회를 가지면 좋겠어요. 그림책도 좋고, 학습만화도 좋고요. 줄글 책이면 더 좋지요.
글에 적어주신대로 부모니까 공부를 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게 맞습니다.
그러나 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 어떤 로드맵을 제시하는 것과는 좀 달라요.
대단한 공부 방법을 부모가 제시하는 것보다는 아이의 잘해보려 하는 마음을 알아봐주는 게 아이를 돕는 방법일 수 있어요. 그동안 잘 하지는 못해도 그래도 참고, 엄마를 따라 뒤따라와 준 아이가 참 기특합니다. 문의글에서 아이들의 엄마에 대한 믿음이 느껴지네요.
길게 쓴 내용을 정리하며, 마무리 할까 합니다.
첫째 아이에게 드럼과 학업 모두 꼭 어떤 성과를 내야한다는 부담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기를 당부 드려요. 앞으로 학습을 어떻게 할지는 아이의 선택을 존중하며 같이 의논하셨으면 좋겠어요. 자신이 선택한 길이어야 자기효능감, 자기주도력을 배울 수 있어요.
둘째 아이는 아이의 지금 선택은 믿어 주시돼 학습 공백이 생기는지 가끔 봐주시고, 앞으로의 학습 방법도 아이가 선택할 수 있는 자율성을 열어주셨으면 해요. 혹시 중학교 첫 시험에 당황할 수 있으니, 문제집을 선택해 복습용으로 활용하도록 챙겨주시면 좋겠습니다.
셋째는 학습지 보다는 책, 영어 동화 노출을 많이 시켜주는 것이 장기적으로 도움이 되리라 생각해요.
아이 교육문제로 걱정이 많으시겠지만 그동안 잘 해온 아이들과 어머님이 일상에서의 서로에 대한 소중함으로 서로 격려하고 지지하는 시간을 갖는다면 좋겠다 싶습니다.
언제든 궁금한 사항이 있으면 연락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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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하나를 키우기 위해서는 마을 하나가 필요하다고 하지요. 아이를 키운다는 것은 하나의 큰 우주를 만나는 것이라 생각됩니다. 함께 고민과 걱정을 나누고 서로를 격려하고 위로하며 울타리가 되어 주는 것이 필요한 시대입니다.
더 성장하고 성숙한 상담넷이 되기 위해 조언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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