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및 학습 상담Re: 중1딸 학습결손 진로고민

Q : 올해 중1 여아를 둔 엄마입니다.  

아이가 학습결손이 있는거 같아요. 초등4학년 부터 단원평가를 보고나서 담임선생님께서 수학 신경써야한다는 연락이 왔어요. 초3부터 전과목 공부방, 영어학원 다니고있고 중1부터 수학.영어를 다녀요. 국어도 보내고싶으나  동생도 있는터라 벌써부터 교육비 부담이 커서 우울합니다. 요즘 아이들 학원 안가고 숙제없으면 핸드폰만해요. 아이학교는 2학기때부터 시험이 있고 공사하느라 매일 시끄럽고 운동장은 공사땜에 주차장이 되어 최악입니다.

 

다행인건 아이는 성격이 밝고 긍정적인편이라 학교 즐겁게 다니고있어요. 동아리 활동, 특별활동 쫓아다녀요. 이제껏 학교,학원 재미있고 가기싫다는 말은 한적이 없어요. 친구도 알아서 잘 사귀고 사교성있어요.  저와의 관계도 공부에 대해 잔소리 안하면 좋은편이에요. 길에서 만나면 아이가 안겨오고 집에서도 안아주거나 사랑스럽게 구는 편이지요. 동생이 있어서 그런지 또래보다 어리고 밝은 느낌이고 첫째라 고집이 있고 둔합니다.

 

고민은 공부와 진로에요.

아이를 가르쳐본 지인의 의견으로는 아이가 책상에 오래 앉아있고 열심히 하는듯 보이는데 성적이 아쉬운 이유가 눈에 보인다고 해요. 본인만 모르고,  알려줘도 몰라요.

 

아이는 기초를 습득하고 규칙을 지키고 배운대로 문제를 풀어야하는데 .. 자기만의 방식으로 합니다. 그래서 교과목의 성적이 노력에 비해 안나와요. 미술을 좋아하고 잘하는 편이고 본인도 그쪽으로 전공하고 싶어하는데, 저희는 예체능은 반대에요. 섣불리 해보라고 하기에는 비용이 감당 안되고 불확실한 길이라 하다가 포기하는 경우를 많이 봐서요. 창의성을 요구하는 활동은 정말 잘합니다. 그 반대는 뭐가 문제인지 모르는거 같아요.

 

이대로 계속 학원보내고 해도 아이는 성적이 잘해야 반에서 중간일듯해요. 욕심은 있는데 의지가 약한편이라 성적 안나오면 좌절하기에  열심히 하더라도 공부를 썩 잘할거같지는 않아요. 아이도 공부로는 잘한 경험 보다는 속상한 경험이 많으니까 미술이나 웹툰 미용..등등 다른 적성을 찾아보려고 이것저것 경험해보고 싶어해요. 미술은 안힘든줄 알더라구요. 힐링인줄 알아요.

 

책도 안읽고 유튜브 쇼츠로 세상을 배우고 문해력과 어휘도부족하고 무식한 소리 하면 막 화가 치밀어요. 좀 생각하고 말하라는둥 자극 받으라고 자존심상하는 말도 해요. 그러면 기죽은표정 하더라구요. 미안하게... 그래도 모르는 단어를 당당하게 물어봐요. 저런걸 모르나 싶으것도 많아요.^^;;

 

고등학교를 실업계 보낼까 싶어 알아보니까 **여상은 우리아이가 못버틸거같고 다른 실업계는 결국 공부가 하향평준화가 되는거 같고 결국 인문계를 보내야되겠다고 생각해요. 대학을 취업 잘되는 과를 보내야하나 싶어요.

엄마가 정보력이 좋아야 아이를 이끌어주는데 저는 맞벌이라 아이 학원만 보내고 걱정만 하고있네요.

 

착한 아이인데도 공부못해서 불행해질까봐 가끔 잠이 안오게 걱정이되요. 제가 더 신경써서 공부 잘하게 이끌어줘야 될꺼 같고, 초1때부터 교과목 신경썼어야되는데 초 3때까지 놀리다 늦게 학원보내서 그 공백이 계속 안메워지는거 같아요.  아이도 열심히 하는데 안타깝고  다 내잘못 같네요. 잘 키워주고 싶은데  앞으로 어떻게 잘 키울지 방향을 모르겠어요.


A : 답변 기다리고 계셨을텐데, 문의글 잘 읽었습니다.

특히 마지막 문단에  “착한 아이인데도 공부 못해서 불행해질까봐 가끔 잠이 안 오게 걱정이 되요. 아이도 열심히 하는데 안타깝고”라는 어머님의 말씀에 저 또한 걱정과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어요.

 

어머니께서 가장 바라고 있는 것은 무엇일까요? 아마도 아이가 행복하게 사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어머님은 아이가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안정적인 직장에서 일정한 수입으로 살아가야 하고, 그러려면 지금 이 시점에서 확실한 것은 학교성적을 잘 받는 것이 가장 최선의 방법이라고 생각하고 계신 것 같습니다. 그러나 행복을 결정하는 85%는 인간관계에서 오고 15%가 성취에서 온다고 해요. 요즘 세상에 절대적이고 안정적인 직장이 있을까요? 어쩌면 어렵다는 것을 어머님도 아시니 더 걱정되고 불안하시겠지요.

 

아이가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은 어느 부모나 다 같을 것입니다.

어머님의 불안을 몇 가지 정리해 보겠습니다.

 

첫째, 아이의 태도나 재능에 대해 신뢰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초3부터 공부방, 영어·수학학원을 다녔는데도 성적이 오르지 않는 것을 보고 공부 쪽으로 재능이 없다고 판단하신 것 같아요. 초등 1학년 때부터 교과목 공부를 시키지 않았다고 초등 학습결손이 생기고, 이 공백이 계속 메워지지 않는 경우는 거의 없어요. 학습 결손을 느낀다면 아마 현재 시점에서 오히려 학원 수업만 수동적으로 따라가고 있는데서 오는 문제가 아닐까 합니다.

 

학원에서는 대부분 “기초를 습득하고 규칙을 지키고 배운 대로 문제를 풀어야하는데"라고 가르칩니다. 그것도 필요하지만 “자기만의 방식으로” 생각하는 것도 필요 합니다.

“기초를 습득하고 규칙을 지키고 배운 대로 문제를 푼다”는 것만 강조하면 오히려 학습결손을 메우기 힘듭니다. (만약 학습결손이 있다면 말이죠.) 여기에 선행학습까지 더해지면 아이들은 혼란에 빠집니다. 시간은 걸리지만 “자기만의 방식으로” 문제를 풀면 자기가 무엇을 아는지 또는 모르는지를 알기 때문에 학습결손이 생길 수 없습니다. 자기가 무엇을 아는지 또는 모르는지를 안다는 것을 교육심리학에서는 ‘메타인지’라고 합니다. 중학생인 지금, 반복적인 문제풀이 연습보다 초등때 놓쳤던 기본개념을 충분히 다지면서 문제를 어떻게 이해하고 응용해야 하는지 시간을 가지며 자기만의 방식으로 공부를 이리저리 해보는 것이 메타인지를 기르는 지름길입니다.

 

둘째, 어머니는 스스로를 신뢰하지 못함으로 인한 불안이 있는 것 같습니다.

엄마의 정보력 부족, 학원만 보내고 다르게 챙겨주지 못하는 부분에 대한 걱정…

엄마가 부족해서 더 좋은 환경에서 뒷바라지 해주지 못하는 것에 대한 죄책감을 가지고 있는 듯합니다. 그러나 한편으로 생각해보면 어머니는 맞벌이 하시면서 아이에게 할 수 있는 만큼의 지원을 해주셨습니다. 초등 저학년부터 공부학원도 보내셨고, 직장일로 바쁜중에도 담임선생님과 상담도 하고 아이의 문해력도 걱정할 만큼 최선을 다하셨습니다.

 

또 외부적 요인에 대한 불안도 있는 것 같습니다.

“아이학교는 2학기 때부터 시험이 있고 공사하느라 매일 시끄럽고 운동장은 공사 땜에 주차장이 되었고 최악입니다” 라며 학교상황이 좋지 않아 아이가 공부할 여건이 안 된다고 걱정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어머니의 불편하고 불안한 마음에 외부적인 요인까지 더해져 걱정을 더 키운 것 같습니다.

 

불안의 원인을 살펴보았으니 불안의 덜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말씀드릴게요.

 

가장 먼저는 아이가 행복한 것이 무엇일까 고민해 보는 시간을 가지면 좋겠습니다. 어머니가 바라는 것이 아이의 행복이니 아이가 가장 행복한 것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해주면 엄마도 행복할 것입니다. 무엇보다 아이 미래의 행복을 위해 지금의 행복을 미루지 말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아이는 충분히 잘해내고 있습니다. 아이의 단점이라고 생각한 것도 뒤집어 보면 오히려 장점이 되는 것도 있습니다. 미술은 안 힘든 줄 안다는 것은 그만큼 미술을 즐겁게 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힐링인줄 알아요.” 미술을 하면서 힐링되는 경험을 했다는 뜻이기도 하지요. 모르는 것을 묻는 당당함이 모르는 걸 숨기는 것보다는 훨씬 좋은 태도로 보입니다. 꼭 미술만 고집하는 것이 아니라 그 쪽 분야의 다양한 진로를 찾아본 것도 참 적극적인 자세라 좋아 보입니다.

 

그 외에도 아이의 장점에 대해 언급하신 부분은 요즘 아이들이 참 갖기 힘든 귀한 태도이자 성격입니다. 친구들과 두루 사귀고 성격도 싹싹하며 하고 싶은 것이 있어서 동아리 활동도 적극적으로 참여할뿐 아니라 학원과 학교를 즐겁게 다니고 있으니까요. 행복한 아이들이 적은 시대에 아이는 지금 충분히 행복해 보입니다. 지금 아이의 그 행복을 미래에 대한 불안으로 대체하지 말았으면 합니다.

 

둘째 진짜 정보를 구별할 수 있는 좋은 공동체를 만나길 권해드립니다.

어머니의 글을 읽어보니 주변에서 불안을 부추기는 말들을 많이 듣는 것 같습니다. “엄마의 정보력이 좋아야한다” 또는 “불확실한 길이라 하다가 포기하는 경우를 많이 봐서” 와 같은 표현이 있습니다. 어머니가 진로의 정보를 어디서 얻으시는지 궁금합니다. 아마도 맞벌이라 주변의 학부모들을 만날 기회가 없어 불안하기도 하고 언뜻 들리는 말을 듣다보니 더 불안한 마음이 커진 듯합니다.

 

누구나 가보지 않은 길은 불안합니다. 조금이라도 확실한 길로 가보고 싶을 것입니다. 그 길에서 진정성 있는 공동체를 만나는 것은 큰 힘이 됩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의 문을 두드려 주신 것도 아마 비교와 질투가 아닌 진정성 있는 답변을 원해서라고 생각합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에는 지역등대 모임이라는 건강한 학부모 모임이 있습니다.

전국 30여 지역에서 직접 만나 모임에 참여할 수도 있고, 온라인으로도 참여가 가능합니다.

지역모임 담당자를 통해 문의하시면 연결해 드립니다.(※지역모임 문의 02-797-4044 / 내선408 )

 

셋째 아이의 진로와 관련하여 말씀드립니다.

 아이가 미술에 관심 있고 창의력을 요구하는 활동을 잘 하고 소질도 있는데 예체능 쪽으로 진로가 불확실하기도 하고 경제적인 능력도 안 되어서 보내고 싶지 않다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우선 아이의 선택을 존중해주시길 권유드립니다. 어머님의 쓰신 글로 봐서는 아이의 진로를 아이의 의사보다 어머니께서 결정내린 듯이 보입니다. 이렇게 될 경우 실패에 직면하게 되었을 때 아이가 엄마를 원망하기 쉽습니다. 무엇보다 아이의 인생이고 아이가 책임지고 살아 내야할 아이의 삶입니다. 스스로 선택한 길이어야 행복할 수 있어요. 경제적인 여건이 어려울 경우 아이에게 집 형편을 솔직하게 이야기하고 방법을 강구하시면 좋겠습니다.

 

제가 아는 선생님의 아이는 발레가 너무 하고 싶어 부모님께 대학등록금 대줄 돈으로 예고를 보내달라고 했답니다. 자취하면서 부모님과 떨어져서 예고를 다녔는데 결국은 형편이 안 되어 포기하고 다시 공부해 대학을 갔습니다. 지금은 디자인과를 졸업해서 직장에 잘 다니고 있습니다. 그 아이의 삶이 실패일까요? 저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자신이 선택했던 경험, 그리고 그 결과에 책임지는 과정, 포기하는 과정을 통해 아이가 삶에 대해 더 많이 배웠으리라 생각합니다.

 

대학 진학이라는 한 번의 선택으로 인생이 결정된다는 생각을 버리면 어머니의 불안이 조금 줄어들 것입니다. 선택에 대한 결과가 예상과 달리 실패하더라도 그 과정 속에서  성장이 일어나거든요.

물론 자신이 좋아하고 잘하면서 돈이 되고 세상에  필요한 것(이것을 이키가이 벤다이어그램이라고 합니다)이면 더할 나위없을 것입니다.그러기 위한 시작은 좋아하는 것에서부터입니다. 그래야 꾸준히 지속할 수 있고 어려움이 생겨도 다시 도전할 수 있어요. 취업을 위한 선택이든, 예체능쪽이든 아이의 선택을 믿어주세요.

 

진로 선택을 위해 <진로는 나답게> (이운우 지음, 공간나다움) 책을 권해드립니다. 진로 선택에 좋은 지침서가 되리라고 확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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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한번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온라인 상담소를 이용해주심에 감사합니다.

아이 하나를 키우기 위해서는 마을 하나가 필요하다고 하지요. 아이를 키운다는 것은 하나의 큰 우주를 만나는 것이라 생각됩니다. 함께 고민과 걱정을 나누고 서로를 격려하고 위로하며 울타리가 되어 주는 것이 필요한 시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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