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및 심리 상담Re: 아이가 담배를ㅜㅜ

Q. 고등학교 아들 중2 아들 둘을 둔 엄마입니다

며칠 전에 고2 큰아들이 “엄마 할말이 있어요~” 라며 말을 해야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했다며 어렵게 말을 꺼내는데 동생이 담배를 피는 것 같다고 부모님 모임 갔다늦게 오신날 아파트 소화전에서 담배를 발견해서 추궁했더니 친구꺼라고 자기는 호기심에 딱 한번 핀게 다라고 했다네요 근데 큰아들 말은 처음은 아닌듯 하다고 하는데 다시는 안한다는 다짐을 받고 얘기를 끝냈다며 그래도 넘 걱정되서 엄마께 말한다고 부모님께 비밀로 해주겠다고 동생과 약속했지만 걱정되는 맘이 너무 커서 말했다네요.

일단 모른척 해달라고하는데ㅜㅜ

엄청나게 부유한가정은 아니지만 부족함없이 키우고 늘 아이들의 의견을 존중하며 나름 열심히 키운다고 노력했는데 아빠도 담배를 피우지 않고 가족내 특별한 불화도 없고 형도 한번도 어긋난 행동을 하는 아이도 아닌데...

뭐가 잘못 된걸까요? 중학생이되면서 부쩍 친구들과의 만남도 잦고 외모에 조금씩 신경도 쓰길래 그냥 귀엽다 생각했는데 주말마다 나가서 친구들이랑 놀다오고 하길래 그냥 친구들 좋아할 나이다 싶어서 늦은 귀가만 아니면 특별히 나무라지 않았는데 넘 풀어준건 아닌가 후회도 되고 너무 놀라서 잠도 안오고 눈물과 한숨만 나오네요 ㅜㅜ 어찌해야할지 작은아들에게 아는체 해야하는거겠지요?

그냥 이대로 넘어가게 되면 나중에 걷잡을수없이 일이 커질까봐 두럽기도하고 어떻게 말을 꺼내야 맞는건지 아빠에게는 비밀로 해주는게 맞는건지 어찌해야 할지 종잡을수가 없네요. 어떤식으로 말을 꺼내고 어떻게 얘기를 풀어가야 할지 막막합니다.



A.  문의주신 글 잘 읽었습니다.

 

중학생 자녀의 흡연 문제로 어머니께서 많이 놀라고 당황하신 듯 합니다. 막막하고 두려운 마음이 느껴졌습니다. 특히나 고등학생 큰 아들이 큰 문제없이 잘 자라왔고, 가정환경도 안정적인 가운데서 자녀들을 양육해 오셨기에 놀라움과 당황함이 더 컸으리라 생각됩니다. 어머니의 노력이나 사랑이 부족해서 이런 일이 생긴 것이 아닙니다. 이 일이 아이가 가지고 있는 어려움과 문제점을 파악하는 기회라고 생각하시고 접근하면 좋겠습니다.

 

먼저 중학생 시기 아이들의 특징을 이해해 주세요.

중학생 시기는 아직 충동조절과 언어를 담당하는 뇌의 전두엽이 완전히 발달하지 않아 충동조절이나 위험에 대한 평가가 완전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중학생들이 욕을 많이 쓰는 이유가 자기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언어를 찾지 못해서라고 합니다. 속에서 올라오는 충동은 있는데 그것을 해소할 수 있는 출구가 없는 것이지요.

 

신체적, 정서적, 인지적으로 많은 부분에서 아직 완성되지 않은 단계에서 변화하고 성장하고 있는 과정에 있는 시기입니다. 호기심이 더 많은 시기이면서 또래의 영향을 많이 받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아들이 외모에 신경을 쓰고 친구와의 만남이 잦다면 정상적인 성장 발달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중학생 시기의 이런 발달 특성에 가장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것이 담배입니다. 법적으로 청소년에게 담배를 팔지 못하도록 되어 있지만 청소년이 담배를 핀다고 해서 청소년에게 가하는 법적 제제는 없습니다. 또한 손쉽게 구할 수 있는 도구이면서 호기심과 또래에게 과시용으로도 사용되기도 합니다.

 

현재 청소년건강행태조사에 의하면 2023년 남학생 청소년의 흡연율은 5.6% 입니다. 지역에 따라 다르겠지만 학교에서 흡연예방 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남중 보건선생님의 말씀에 의하면 대부분의 남학생들이 담배를 접했을 거라고 이야기 합니다. 체감상으로는 그보다 훨씬 많다는 뜻입니다. 학교에서도 담배를 피는 것에 대한 예방활동과 규칙이 있지만 학생 인권문제도 있고 해서 엄하게 단속하지는 못하는 상황입니다.

 

자녀와의 대화를 통해 흡연 동기를 파악해주세요

흡연동기는 여러가지가 있을 수 있지만 연구결과에 따르면 또래 집단이 가장 큰 동기로 알려져 있습니다. 자녀의 또래 관계에 대해 대화를 해보시고 어떤 친구들과 소통하고 시간을 보내는지 파악해 보시면 좋겠습니다. 또래 관계에서 힘의 위치에 따라 흡연을 강요받았을 수도 있고, 때로 힘의 과시를 위해 또래에게 압력을 가하는 위치에 있을 수도 있습니다. 혹시 괴롭힘을 당하는 것은 아닌지도 잘 살펴보면 좋겠습니다.

 

두번째로 자녀의 생활전반적인 면에서의 건강습관을 체크해 주세요. 신체활동, 수면, 영양에 특히 신경을 써서 파악해 주시기 바랍니다. 건강한 습관은 자존감을 높이고 스트레스에 대응할 수 있는 면역력을 높여 줍니다. 또래 압력이나 담배의 유혹을 이기지 못했다면 생활습관에서 취약해져 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세번째는 스트레스입니다. 학업과 또래 관계 등 중학생 시기에 받는 스트레스는 어른이 짐작하는 그 이상이라고 합니다. 아직 자신의 감정과 마음을 잘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스트레스를 푸는 방법을 알지 못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아이와 차분히 대화하며 부모님이 많은 관심과 애정으로 지켜보고 있음을 알려주세요.

 

 현재의 흡연 상황도 자세히 파악해주세요

 형과 비밀로 하기로 했다 하니 형과의 대화를 통해 파악을 해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아무래도 형이 부모님보다는 마음을 터놓기 좋은 관계니까요. 흡연을 언제부터 시작했는지, 흡연 동기는 무엇인지, 어디서 담배를 구할 수 있었는지, 하루에 어느정도의 흡연을 하는지 등을 구체적으로 파악하면 좋습니다.

 

요즘은 전자담배와 액상담배를 사용하는 추세가 높습니다. 액상담배의 경우 그 모양새가 일반 음료수나 과자상자 같이 생긴 경우도 많아 학생들이 속기 쉽습니다. 여러가지 액상담배에 들어가는 물질을 섞어서 제조를 하기도 합니다. 흡연상황에 대한 정확한 정보에 의한 대처방법이 필요합니다.

 

담배의 니코틴은 뇌에서 쾌감을 유발하는 도파민을 방출시킵니다. 이로 인해 중독에 이를 수 있습니다. 청소년기의 뇌는 보상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므로 니코틴이 주는 즉각적인 쾌감은 흡연을 유발하는 강력한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도움 받을 수 있는 기관이 많습니다.

 스스로 금연이 어려운 상황이라면 매년 학교에서도 금연사업을 운영하고 있고 지역별로 금연을 도와주는 지원단체가 있으니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학교를 통해서 도움을 받는 방법도 있습니다. 학교 보건선생님과 위센터 상담선생님의 도움을 요청할 수 있습니다.

 

금연길라잡이 홈페이지(https://www.nosmokeguide.go.kr) 에서 금연상담을 온라인과 유선으로 받고 있습니다. 국가에서 지정한 보건소와 대학병원급의 병원에서도 금연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자녀와 대화할 때 아버지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또래 남자아이의 경우 어머니보다 아버지의 영향이 클 수 있습니다. 아버지가 알게 될까 두렵다고 하셨는데 아버지 역시 그 시기를 지나왔을 것이고, 아버지의 권위로 이야기 할 때 아들의 입장에서 조금 더 무게감 있게 들릴 수 있습니다.

 

담배피는 행동을 숨기고 싶었다면 그건 용납될 수 없는 행동임을 자녀도 알고 있을 것입니다. 청소년기에 흡연을 금하고 있는 만큼 흡연의 유해성을 차분히 설명해주시고, 흡연이 청소년시기에 자율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것이 아님을 강조해주었으면 좋겠습니다. 하지만 정보를 제공할 때는 비난이나 두려움을 조성하기보다는, 왜 금연이 자녀의 미래에 중요한지에 대해 함께 고민하는 시간을 가지기 바랍니다.

 

무엇보다 자녀를 믿고 관심과 사랑을 가지고 지켜봐 주신다면 제자리로 돌아올 것입니다. 흡연 행동은 다른 약물이나 비행으로도 이어질 수 있으니 알게 되었을 때 적절한 대화를 통해 개입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자녀와의 대화는 단순히 흡연을 멈추게 하는 것이 아니라, 자녀가 스스로 건강한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격려하고 지원하는 과정입니다. 부모님의 이해와 지지가 자녀가 담배를 끊고 건강한 생활을 유지하는 데 큰 힘이 될 것입니다

 

 ※ 재미있게 볼 수 있는 흡연예방 어린이 영화 <멋짐에 불을 붙여봐>

https://youtu.be/l8BVMsl3z_I?si=YzfHm8gM1sqvAENl

 

초등학생들과 보건선생님이 함께 만든 어린이 영화입니다. 어린이 창작영화제에서 상을 많이 받은 상품입니다. 액상형, 전자 담배에 대한 이해에 도움이 되실 것입니다.

 

 

★ 상담넷 이용 만족도 조사

다시한번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온라인 상담소를 이용해주심에 감사합니다.

아이 하나를 키우기 위해서는 마을 하나가 필요하다고 하지요. 아이를 키운다는 것은 하나의 큰 우주를 만나는 것이라 생각됩니다. 함께 고민과 걱정을 나누고 서로를 격려하고 위로하며 울타리가 되어 주는 것이 필요한 시대입니다.

 

더 성장하고 성숙한 상담넷이 되기 위해 조언 부탁드립니다.

https://forms.gle/pN8Ng7MFR4cE383y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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