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및 학습 상담Re: 아이 영어학습이 고민입니다. ㅠㅠ

Q. "학원 없이 살기" 책을 읽고 혹시나 상담도 가능한지 전화 문의 드렸더니 이곳을 알려주셔서 들어왔습니다. 주위에 저보다 더 키워본 언니나, 같은 또래를 키우는 엄마들에게도 고민 상담했지만, 제 주관이 뚜렷하지 않은 건지, 모두의 말들이 다 맞는데 제가 산으로 갈거 같아서 전문적인 상담을 받아 보는게 좋을거 같아서 상담 의뢰합니다.

 

초5학년 남자아이입니다. 수학은 좋아하고, 아직 까지는 어려움 없이 잘하고 있습니다.

초3학년부터 영어, 논술, 수학을 다니고 있습니다. 그런데, 초5학년 올라오면서 국어, 영어가 제일 싫어하는 과목이라고 합니다. 제 기준으로 볼때 저희 아이는 외우는걸 싫어하고, 어떻게 외우는지를 처음에 몰라서 제가 시범을 몇 번 보여주니 단10분만에도 단어를 외웠습니다. 그러니 외울줄 모르는거 같지 않은데, 외우는걸 엄청 귀찮고 싫어하더라구요. 올 5월에 영어학원을 2년 넘게 다녔는데 외우는것도 제대로 못하는거 같아서 학원을 바꿔줄 생각으로 그만두고 레벨테스트 갔는데, 기존 수학,논술 학원시간 때문에 수업 들을수 있는 시간이 없어서 아이도 영어 학원 쉬고 싶다해서 2달 정도 쉬다

집근처 초,중,고,대를 외국학교를 다닌 공부방으로 여름특강을 갔는데 그 선생님이 초5학년인데, 파닉스가 완벽히 완성이 안되었다고 말씀하시더라구요. 그래서 충격을 먹고, 어떻게 해야할지, 많이 고민입니다.

저희 아이는 "학원없이살기" 책자 사례중 '입이 무거운 아이' 거든요. 말하기 싫어하고, 소극적이고, 영어 발음이 완벽하지 않으니 더 적극적이도 못하고, 여름 특강을 해주셨던 선생님은 아이가 말하기에 자신감도 없고, 단어를 많이 알지도 않고, 동생보다 핑퐁이 되지 않으니 차라리 중등 생각해서 내신 위주의 학원으로 발음을 잡아주는 곳으로 학원을 알아 보라 하는데,

고등 키우는 제 친구는 중계동 은행사거리 대형으로 중등까지 봐주는 학원으로 레벨 보고 어떻게든 넣으라고, 빡세게 외우기 시키고, 못외우면 외울때까지 해서 집에 못가는 곳을 추천하는데 저는 지금도 좋아하지 않는 영어를 그런곳에 보냈다가 영어를 더 싫어하게 될까봐 고민이에요. 파닉스가 완성되지 않았다하니 파닉스를 다시 해야할지.

 

순수하게 제 생각은 지금 5학년 교과를 cd로 매일 듣고, 따라 읽고, 해석하고, 모르는 단어를 외우고, 리틀팍스 재미있어하는걸 노출시켜줄까하는데,

 

저는 1.2.3안 중 골라야 하나 고민이구요.

1. 파닉스 2. 대형영어학원 3. 집에서 초5학년까지는 순수 제 생각한데로 할지

저희 아이 제가 어떤 도움을 주면 좋을까요? 


A.  모든 학습은 정서가 가장 중요해요.

 초등 5학년 남학생의 영어 공부 때문에 걱정이시군요. [학원없이살기] 책도 보셨다고 하고, 지금까지 어머님께서 주관을 가지고 잘 해오셨네요. 아마도 초등고학년이라 ‘중고등학교 진학해서 못따라가면 어쩌지?’, ‘내 선택이 틀린 거면 어떡하지?’, ‘지금 어느 정도는 해야 나중에 후회하지 않을텐데?’ 등 여러 고민이 생기실거예요. 주변 선배 엄마들 이야기를 무시할 수도 없지요.

 

해결해야 할 문제를 만날 때 정리가 잘 안되고 어렵다면 중요하게 가져가야 할 생각의 기준별로 나눠보면 선택과 결정에 도움이 돼요. 제가 학교밖에서 아이들을 개인적으로 독서, 영어, 수학을 가르쳤던 경험을 바탕으로 나눠서 말씀드릴게요.

 

첫째, 우리 아이의 성향부터 알아야 해요.

‘입이 무거운 아이’이고 외우는 걸 귀찮고 싫어하는 아이라고 하셨는데, 보통의 남학생은 여학생보다 입이 무거워요. 오죽하면 아이의 학교생활을 옆집 엄마에게 듣는다는 분들이 있으세요. 또 아이의 성향에 따라 학습태도도 달라지는데, 완벽주의성향의 아이인 경우에 스스로 자신의 읽기나 발음이 만족스럽다고 느끼지 않으면 소리 내지 않기도 해요. 그래서 읽기나 발음이 능숙할 때까지 안전한, 혹은 편안한 학습환경에서 공부하는 것이 맞을 수 있어요.

 

또 수학은 어려워하지 않고 오히려 국어, 영어를 싫어한다고 하는데, 국어나 영어처럼 지문을 끝까지 읽고 이해해 거기서 정답을 찾아내는 것이 수학을 직관성이 뛰어나 쉽게 풀이하는 아이라면 암기가 무엇보다 지루하고 답답해 더 많이 부담되고, 어려울 수 있어요.

 

하지만 모든 학습의 시작은 기본적인 암기로, 누적이 되어야 해요. 대표적으로 영어단어죠. 아무리 독해와 문법을 잘해도 어휘를 모르면 어려워요. 이것은 하루아침에 되는 것도 아니고요. 그래서 단순하게 무조건 암기하는 방식이 아니라 게임이나 재미와 성취를 느끼는 방식의 암기를 하는 것이 맞을 거예요. 크로스워드 같은 단어 맞추기 같은 건데, 마침 이용하고 있는 리틀팍스에도 있네요.

 

둘째, 영어 공부의 목적과 목표가 무엇인지 생각해보시면 좋겠어요.

갑자기 무슨 목적과 목표냐고 하겠지만 이것이 없으면 앞으로 계속 흔들리실 거예요. 이제 초등 5학년인데 중학교, 고등학교까지 6년은 계속해야 하니, 정말 영어 공부는 왜 해야 하는지 어디까지 해야 하는지 아이와 함께 이야기해보는 계기를 마련해보세요. 어머님이 당위성으로 무조건 해야한다고 하는 것보다 아이 스스로 생각해 보도록 하면 좋아요. “너는 영어 공부는 왜 해야 한다고 생각해?” “영어 공부를 안 하면 어떻게 될까?” 대답을 통해 아이의 생각을 들어볼 수 있을 거예요. “AI가 번역 다 해주고 통역도 해줄텐데 영어공부 뭐하러 해요?” 이렇게 반문할 수도 있어요. 맞는 말이거든요. 하지만 내가 영어를 알고 다른 기술의 도움을 받는 것과 영어에 대해 모르면 맞는지 틀리는지 검증할 방법도 없는 거죠. 요즘 아이들은 논리적인 이해가 되지 않으면 받아들이려고 하지 않아요.

 

너무 먼 이야기라고 생각되시면 당장 초등학교 영어공부는 초등필수 800단어만 익히고, 재미있게 듣기와 읽기를 하는 것을 목표로 하면 되지 않을까요? 초등영문법으로 시중에 나와 있는 교재로 일주일에 1 unit 정도 하면 충분해요. 읽기도 true stroies 시리즈 1개 글을 읽고 그걸 녹음해서 스스로 듣다 보면 읽기 실력도 늘 거예요. true stroies는 실제로 있었던 일들이라 아이들이 재미있어해요. 그리고 영어 노트에 그대로 옮겨적고 직독직해로 영어의 순서 그대로 “나는 간다 학교에” 해석하도록 하세요. 문장이 길어져도 마찬가지에요. 이렇게 하면 나중에 영작에도 도움이 돼요.

 

셋째, 내 아이에게 맞는 영어 공부 방법을 찾아보세요.

어머님이 고민하시는 3가지 경우인 파닉스, 대형 영어학원, 집에서 (지금 5학년 교과를 cd로 매일 듣고, 따라 읽고, 해석하고, 모르는 단어를 외우고, 리틀팍스 재미있어하는 걸 노출) 하는 것 중에서 고른다면 우리 아이에게 맞는 건 무엇일까요?

대형 영어학원의 빡세게 외우기는 어머님 말씀처럼 영어를 더 싫어하게 될 것 같아요. 초등고학년인데, 파닉스도 안되어 있다는 공부방 선생님의 말씀에 충격 받으셨겠지만 파닉스는 듣기와 읽기를 반복하면 자연스럽게 터득할 수 있는 것이라 오히려 파닉스 법칙을 일일이 학습으로 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그리고 집에서 하는 경우에는 누구 주도인지가 중요해요. 만약 어머님 주도로 가면 아이와의 관계가 어려울수도 있어요. 어머님이 했는지 안 했는지 계속 체크하게 되고 안 했으면 혼을 내거나 다그치게 될 수 있기에 학습 방법을 찾을 때도 아이와 함께 하셔야 해요.

“이런저런 방법이 있는데 너는 어떤 게 좋겠어? 교재도 이게 좋다는 데 너는 어때? 하다가 잘 안되면 언제든 말해. 엄마가 도와줄게. 엄마가 뭘 도와줄까?” 와 같이 아이의 의견도 듣고, 어머님 의견도 나누며 차츰 학습 주도권을 부모에서 아이에게로 조금씩 넘겨주어 아이가 자기주도학습을 연습해 볼 기회로 활용하세요. 처음에는 계획대로 안될 수 있는데, 잔소리보다는 응원과 격려를 많이 해주시면 좋겠어요.


마지막으로 모든 학습은 정서가 중요해요.

어머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더 싫어지면‘ 오히려 안 하느니만 못해요. 왜냐하면 인간의 뇌는 부정적인 감정이 생기면 거부하거든요. 부정적인 감정을 없애는 데는 부정적인 감정이 생기는 시간의 몇 배가 필요해요. 공부는 재미있거나 해볼만하다고 느껴야 관심가지고 꾸준히 할 수 있어요. 어떻게 공부가 즐겁고 재미있냐고 하시겠지만, 공부의 재미를 알아버린 아이는 공부를 하지 말라고 해도 해요. 그러니 아이에게 공부에 대해 긍정적 감정을 가질 수 있도록 해주셔야 해요.

 

중학교, 고등학교까지 장거리 마라톤이에요. 큰 틀에서 중심을 잘 잡고 세세한 방법은 그때마다 수정하면 충분해요. 방법도 아이가 크면 스스로 찾을 수도 있고, 주변 친구들에게 정보를 얻기도 하고, 공부 욕심이 생기면 스스로 다양한 방법을 요청하기도 해요.


이제 아침저녁으로 더위가 조금 꺽인듯 해요. 자녀와 야외 놀이도 하고 도서관, 박물관, 미술관 관람도 하며 다양한 경험을 즐겨보시기 좋은 계절이 시작되네요. [세상 모든 것이 공부다]라는 책 제목처럼 교과서만이 공부가 아니니, 가을 즐거운 나들이 계획을 세워보시면 어떨까 싶어요.

언제든 궁금한 것이 있으면 상담넷을 찾아주세요. 그리고 노워리 상담넷의 ’자주 묻는 고민‘ 코너에 비슷한 고민이 있으니 참고해보세요.

 

▶ 초4 여학생 영어 공부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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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한번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온라인 상담소를 이용해주심에 감사합니다.

아이 하나를 키우기 위해서는 마을 하나가 필요하다고 하지요. 아이를 키운다는 것은 하나의 큰 우주를 만나는 것이라 생각됩니다. 함께 고민과 걱정을 나누고 서로를 격려하고 위로하며 울타리가 되어 주는 것이 필요한 시대입니다.

 

더 성장하고 성숙한 상담넷이 되기 위해 조언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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