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및 심리 상담Re: 제 아이의 속마음을 듣고 덜컥했습니다.

Q. 제 아들은 중2입니다.

 게임좋아하고 놀기좋아하는 지극히 평범한 아이, 가족캠핑도 아직 잘 따라가고 가서 몸으로 하는 일도 잘 하구요. 여동생한테 츤데레같은 오빠이고, 아직 엄마인 저와 스킨쉽도 곧잘합니다.

 

상담받고싶은 내용은 아이의 심리상태에 대해서에요.

중1부터 지금까지 학교의 벌점은 제한선 이상으로 받고있습니다. 주된 내용은 지각, 핸드폰 미제출, 친구와 과한장난 등등이에요. 차주에는 제가 학교에서 열리는 학생생활위원회에 나가야하는 상황입니다.

학교선생님께서는 벌점받은 아이들도 부류가있는데 그래도 폭력등의 주변사람과의 트러블이나 관계에서 오는것은 아니고 아이가 장난과 엉뚱한 호기심 등으로 일어나는 일이라 심각하게(?) 생각할것까지는 아니지만, 선생님과 어른들이 이야기하는 가이드가 잘 안먹히는 느낌이라고 하네요. 문제가 생겨서 이야기해보면 본인이 잘못한것도 스스로 인정하고 숨기려고 하지도 않고 솔직하게 이야기도한다고 합니다.

교실에서는 아이들한테는 인기가 많다고 하네요. 조용한 친구들한테도 가끔씩 가서 이야기도 해주고, 웃기는 행동들도 하면서 친구들 재밌게도 해주고, 선생님 심부름이나 도움 필요한 것도 적극적으로 도와주기도 하구요.

 

그런데 수업시간 성의없이 수업을 듣고있지요. 본인이 필요하다 생각하는 과목 이외는요. 수차례 모든과목이 중요하고, 시험을 떠나서 앞에서 말씀하시는 선생님에 대한 예의라는 부분도 설명하지만 성실하지않은것 같아요. 공부도 본인이 하고 싶으면 시험기간에 잠깐 공부해서 성적을 내기도 하는데, 하고싶지 않으면 아예 공부도 안하고 시험도 엉망입니다.

엊그저께는 학교점심시간에 제출하지 않은 핸드폰으로 친구와 배달의 민족으로 짜장면을 시켜먹다가 걸렸다네요. 왜 그랬냐고 하니 급식이 맛이 없어서 시켜먹었다고 합니다. 본인이 핸드폰 제출규정을 어긴건 맞지만 외부음식을 먹는게 왜 잘못인지 모르겠다는 아이......벌점이 많이 쌓이면 고등진학도 어려울수 있다고 했더니, 그렇다고 고등진학에 문제 안생기는거 알고있다고....그리고 문제생기는 전까지는 괜찮다고 말하네요.

 

한참을 둘이서 대화하다가....나중에서야 울먹이면서 아무한테도 이야기 하고싶지 않은 말이라며 꺼내는 이야기.

사람들이 엄마조차도 자기를 이상하게 생각할까봐 말하고 싶지않았다는 이야기라며...

자기는 규정과 규칙을 어기면서 느끼는 스릴...이게 너무 좋다고 하네요. 잘못된걸 알고있기는 하지만 자꾸 그렇게 하고싶어진다고요. 그래서 지금까지 벌점을 받고 다시는 하지 않겠다는 이야기는 말만 그렇게한거지...자기는 앞으로도 계속 그렇게 행동하게 될꺼라고 합니다.

 

충동성향이 높아보여서 ADHD검사를 해보고 필요하면 약물치료가 필요할지, 핸드폰,게임 조절센터를 가봐야할지

아니면 심리상담을 받으면서 아이 심리를 다시 만져줘야할지, 두개를 다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게 맞는걸까요?

 

그리고 그간 아이교육을 잘못시킨건지

뭔가 제 아이가 사이코적인 성향을 가진걸까? 겁도나고 걱정되고 어디다 이야기도 못하겠고..

무얼해야할지 막막합니다. 도움요청드려봅니다.


A. 안녕하세요. 답변 많이 기다리셨지요?

우선 아이가 울먹이며 털어놓은 속마음을 듣고 당혹감과 막막함에 혼란스럽고 덜컥 걱정이 많이 되실 듯 합니다. 그렇지만 글에 적어주신 것을 보면 아이는 인기가 많을만큼 친구들과도 잘지내고, 가족캠핑 따라가서 몸으로 하는 일도 잘 하고 동생에게도 잘하는 평범한 아이임을 알 수 있습니다. 공부면에서도 자신이 의미있다고 생각하는 과목에 집중하는 것 같고, 선생님 심부름이나 도움이 필요할 때 적극적으로 도와주는 아이입니다. 자신이 속마음까지 털어놓는 걸 보면 부모님과의 관계도 좋아 보입니다.

 

적어주신 내용으로 본 아이의 모습을 다시한번 들여다보셨음 합니다. 앞선 걱정과 이러저러한 생각들이 더 크게 부풀려 바라보게 만들고, 고통스럽게 한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아마도 학교로부터 학생생활위원회에 나가야하는 상황을 전달받고, 아이와 이야기하던 중 아이가 털어놓은 속마음 특히나 앞으로도 계속 그렇게 행동하겠다는 말에 더욱 놀라셨을 것 같아요.

아이가 솔직한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털어놓은 것을 보면 아이는 자신이 이해가 되면 행동을 수정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지금은 자신이 규칙과 규정을 위반하는 것이 더 스릴 있고, 왜 핸드폰으로 짜장면을 시켜 먹는 것이 잘못된 행동인지 이해되지 않기 때문에 그런 행동을 한다고 했으니까요.

 

규정과 규칙을 위반해서 스릴를 느끼는 것은 그런 규정과 규칙 안에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입니다. 자신이 그 규정과 규칙을 벗어난다면 더 이상 그런 규칙을 지킬 필요가 없고, 스릴도 사라지겠지요. 아이와 규칙과 규정에 대해 이야기 하실 때 꼭 짚어주어야 할 부분은 규칙은 단순히 벌점을 면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뿐 아니라 타인의 권리를 존중하고 지키기 위한 울타리임을 알려주면 좋겠습니다.

 

또한 규칙을 어기면서 느끼는 스릴은 자신을 표현하고 싶어하는 욕구일 수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자신이 특별하다는 느낌을 받고 싶어하는 것이지요. 아이는 자신이 잘못하고 있다는 것은 알고 있기 때문에 고민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고등학교 진학에 대해 자신 있어 보이는 것은 자신이 넘어야 할 선과 넘지 말아야 할 선을 알고 있는 것 같기에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는 행동은 하지 않으리라 생각됩니다. 사실 스릴을 느끼는 거 자체는 잘못된 것은 아니지요. 다만, 함께 지켜야 할 규칙을 어기면서 스릴을 느낀다는 부분이 염려가 되는 것인데, 어쩌면 아이에게 뭔가 해소하지 못한 스트레스가 있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어머님 말씀처럼 상담을 통해 아이 내면과 욕구를 살펴보며 자신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적절한 방법으로 스릴을 느낄 수 있는 방법을 찾고 그것을 받아들이는 연습을 통해 배울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섣부르게 아이의 행동에 대한 판단을 미리 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아이를 키우다보면 특히 사춘기를 겪는 아들은 딸과는 다른 부분이 있어 여성인 어머니 입장에서 이해가 어려운 부분들이 있습니다. 그래서 아들의 심리를 이해하기 위해 책 한권을 추천 드리면 <소년의 심리학>입니다.

 

“사춘기 남자아이들은 하루에 5~7회 혈류와 두뇌를 따라 테스토스테론(위험감수와 관련된 호르몬)의 양이 급격히 증가한다. ... (중략) 위험을 감수하게 하고 공격성을 높이는 이 호르몬은 목적의식과 품성을 발달시키는 방향으로 이끌지는 않는다. 단지 위험을 감수하는 것을 좋아하고 끊임없이 길을 탐색하는 남자아이를 창조할 뿐이다. 따라서 가정과 사회는 남자아이들이 적절하게 호르몬을 표출하도록 방향과 목표를 제시해야한다”

 

책을 참조해보시면 사춘기 남자 아이의 심리를 파악하는데, 도움이 되실거예요. 그리고 사춘기 중2 남학생의 경우 어머님도 말씀하셨듯 ‘지각, 핸드폰 미제출, 친구와 과한 장난 등’으로 인해 학교에서 혼나거나 반성문 쓰거나 상담하는 아이들이 많습니다. 선생님 말을 안 듣는 이유도 "규정과 규칙을 어기면서 느끼는 스릴을 넘어서 학교 선생님을 이겨먹고 싶은 충동까지 있다보니 어떤경우 다른 아이를 다치게 하거나, 자신이 다치거나 해 문제가 되기도 합니다. 그러니 아이가 학교 규칙을 어기는 것을 너무 크게 (치료해야할 질병처럼) 받아들일 필요는 없고 아이의 상황을 이해하는 기회로 받아들이면 좋겠습니다.

 

따라서 아이가 속마음을 털어놓을 정도로 부모님을 믿고 있으니, 아이 자신의 내면에 쌓인게 있어서 스릴을 찾는거라면 발산할 수 있는 취미를 갖게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입니다. 벌점 때문에 걱정되시겠지만 아이가 고등학교 진학에 문제가 생기기 전까지라고 했으니 아이를 믿고 본인의 벌점을 본인이 관리하게 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생각됩니다. 이렇게 아이와 의논해 아이 자신 뿐 아니라 타인의 권리와 존중을 위해 꼭 지켰음하는 규칙을 같이 정해 실행해본 다음 어려움이 있을 때 학교 선생님과 더 깊은 이야기를 나눠보시는 것도 좋습니다. 그리고나서 외부 상담기관을 통해 도움을 받는 것으로 하면 좋겠습니다.

 

※ 참조 책

[소년의 심리학] -마이클 거리언-

 

 

★ 상담넷 이용 만족도 조사

다시한번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온라인 상담소를 이용해주심에 감사합니다.

아이 하나를 키우기 위해서는 마을 하나가 필요하다고 하지요. 아이를 키운다는 것은 하나의 큰 우주를 만나는 것이라 생각됩니다. 함께 고민과 걱정을 나누고 서로를 격려하고 위로하며 울타리가 되어 주는 것이 필요한 시대입니다.

더 성장하고 성숙한 상담넷이 되기 위해 조언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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