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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선 11호] 방학 동안 아이에게 어디까지 맡겨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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맡겨보아야 아이가 배웁니다
부모가 정해주는 일에서, 아이가 직접 선택하는 일로 조금씩 넓혀갑니다.
아이는 책임보다 먼저 자율에 대한 경험이 필요합니다.
방학이 되면 부모의 고민도 함께 시작됩니다.
늦잠(또는 늦은 취침), 밀리는 숙제, 휴대폰 사용, 집안일, 학원 시간.
부모는 하루에도 여러 번 말하게 됩니다.
"약속했잖아."
"왜 또 안 했어?"
하지만 아이는 처음부터 책임감이 있어서 약속을 지키는 것이 아닙니다.
작은 선택을 해보고, 그 선택의 결과를 경험하면서 조금씩 책임을 배우게 됩니다.
그래서 부모의 역할은 모든 일을 대신 관리하는 사람이 아니라, 아이가 스스로 해볼 수 있는 범위를 믿고 조금씩 넓혀주는 것입니다.
이번 방학에는 어떤 일을 아이에게 믿고 맡겨볼지 생각해 보면 어떨까요.
장윤경 / 스미다
장애통합 어린이집에서 학부모님들과 독서모임을 진행하다 보면, 장애 자녀를 둔 부모님들의 참여가 쉽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한 학부모님께서는 "내 아이 이야기를 꺼내기가 어렵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 말을 들으며 남다른 육아 경험을 다른 사람들과 나누는 일이 얼마나 큰 용기를 필요로 하는지 다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특히 방학은 장애 자녀를 둔 가정에 더욱 힘든 시간입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장애 자녀를 둔 부모님께도 함께 권하고 싶은 책을 소개합니다.
이 책은 자폐스펙트럼 아이 예준이와 부모가 함께 걸어온 시간을 담은 기록입니다. 뚜렷한 이정표가 없는 길을 걸으며 아이의 가능성을 믿고 한 걸음씩 나아가는 부모의 모습을 진솔하게 들려줍니다.
저는 이 이야기가 특별한 성공담으로만 남지 않았으면 합니다. 아이마다 각자의 속도가 있고, 부모 역시 그 곁에서 자신만의 길을 만들어가기 때문입니다. 결국 아이가 자신의 삶을 스스로 살아가는 힘은 부모가 대신 책임져 주는 데서가 아니라, 믿고 기다리는 경험 속에서 자라난다는 것을 생각하게 한 책이었습니다.
아동센터에서 아이들이 스스로 선택해 참여하는 프로그램일수록 더욱 적극적이고 책임감 있게 참여하는 모습을 자주 보게 됩니다. 그렇기에 프로그램을 기획할 때에도 아이들의 다양한 욕구를 반영하고,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폭을 넓혀주는 일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이유로 저는 이 책의 제목보다 '책임과 자율이 함께 자라는 아이로 키우는 법'이라는 부제가 먼저 눈에 들어왔습니다. 이 책은 자녀를 양육하며 겪는 갈등의 원인과 대처 방법을 설명하고 있으며, 소개되는 사례들도 가정에서 흔히 마주하는 상황들이라 더욱 공감하며 읽을 수 있습니다.
'왜 아이와 대화가 잘 이루어지지 않을까?', '아이가 스스로 자신의 일을 해나갔으면 좋겠다.' 하는 부모님께 도움이 될 책이라 생각합니다.
책을 읽으며 가장 마음에 와닿았던 문장을 소개합니다.
"아이의 자율성 욕구가 충분히 채워지면 아이가 부모에게 협력하거나 부모의 공감을 받아들이는 능력도 더 좋아진다."
아이는 자신이 할 일을 스스로 정하고 해보는 과정에서, 선택에는 결과가 따른다는 것을 조금씩 배웁니다.
우리 아이가 이번 방학에 스스로 결정하고 책임져 볼 수 있는 일은 무엇인가요?
부모인 나는 아이를 위해 대신 해주던 일 가운데 조금 내려놓을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요?
방학은 두 가지 의미가 있습니다. 학기 중의 빡빡한 일상에서 벗어난 쉼과 회복의 시간이고, 다음 학기나 미래를 준비하는 성장의 시간입니다. 자기 생활의 주도권을 가지고 다양한 방식으로 시도해 볼 수 있는 연습의 장이 될 수 있습니다.
아이에게 자율성을 키워줄 때 가정의 생활패턴이나 아이의 연령, 부모의 가치관이 달라서 세부적인 규칙은 제각각일 수 있지만, 큰 기준은 명확합니다. 안전과 건강, 공동체나 타인에 대한 배려와 존중의 영역에서는 좀 더 엄격하게 규칙을 세워야 합니다. 아이가 그 결과를 책임질 수 없는 사항을 아이에게 선택하게 해서도 안 됩니다. 수면시간이나 건강과 안전 관련 사항은 부모가 규칙을 정하고 타협할 사항이 되지 않습니다. 물론 아이가 성장함에 따라 수정과 변경은 필요합니다.
그 외 서로가 조율할 수 있는 영역은 대화를 통해 가이드라인과 조건을 합의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공부 시간대나 학원 시간, 게임 시간, 용돈 같은 경우입니다. 놀이나 취미, 옷 입는 스타일 같은 것은 아이의 선택을 전적으로 존중하고 부모가 굳이 개입하지 않아도 되는 영역입니다.
이렇게 기본 규칙과 협상 가능한 규칙을 분리하고 난 후, 아이가 직접 생활 계획이나 하고 싶은 것에 대해 약속을 정하게 합니다. 처음부터 거창한 계획이나 약속을 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작지만 확실하게 지킬 수 있는 것부터 시작하는 게 좋습니다. 이렇게 자신이 선택하고 결정한 것은 그 결과도 본인이 감당할 수 있게 해야 합니다. 아이는 그 경험을 토대로 더 책임감 있게 행동할 수 있게 될 겁니다.
자율성과 책임감은 동전의 양면과 같습니다. 스스로 선택하고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이 주어지지 않는다면 책임감은 싹틀 수 없습니다. 이렇게 생긴 책임감은 자율성을 지켜주는 경계가 되어 자율성이 자기 본위의 이기심이나 방종으로 변질되지 않게 해줍니다. 또한 책임감을 잘 발휘하게 될수록 아이에게 주어지는 자율의 범위도 더 확대될 것입니다.
책선은 읽는 데서 끝나지 않고, 부모들의 이야기가 이어지는 자리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비슷한 고민을 가진 부모들이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온라인 대화모임입니다. 자세한 소식은 곧 전해드리겠습니다.
"이번 방학에 네가 스스로 정해서 해보고 싶은 일은 무엇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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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키우는 부모의 선택이 교육을 바꿉니다.
책선은 그 선택의 기준을 함께 만들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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